오늘도 당근

by 김몰라

의심이 많은 나는 중고 거래를 하지 않았었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돈을 먼저 송금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나의 개인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엄마가 되면서

금방 자라는 아이의 옷과 신발, 책, 장난감이

내 집안을 채우면서 그냥 버리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음을 조금 열고 나눔과 중고 거래를 시작했다.


아, 쉽지 않다.

그냥 찔러보는 사람, 갑자기 대화를 중단하는 사람,

가격을 말도 안 되게 낮추는 사람, 본인이 있는 곳으로 와달라는 사람 등등.


물건 하나 팔기까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했다.


내가 사고자 하는 물건 또한 그랬다.

책에 밑줄이 조금 있다 했는데 빨간펜 선생님이 방문한 듯했고

최상의 상태 기준이 나와는 다른 경우도 있었다.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근데 아쉽다. 최소한의 양심이 빠진 것 같아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또 사진을 올려본다.

더 이상 필요 없는 물건을 깔끔하게 할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으니까.

그리고 좋은 사람들이 더 많기는 하니까.


'윈윈'거래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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