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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애 Nov 20. 2024

민원지옥 SOS:진상 학부모와의 전쟁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학부모로서

“진상 학부모”라는 말은 이제 학교 현장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겪는 심각한 문제를 대표하는 단어가 되었다. 교사가 아무리 객관적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냉정하게 해결하려 해도, 이런 학부모들은 교사의 말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거나, 오히려 교사의 불안감을 거리낌 없이 드러낸다. 때로는 교사에게 요구하는 것이 상식을 넘어서기 때문에, 교사들은 정신적으로 점차 고립되며, 결국 교육 현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게 된다.


어젯밤, 남편이 분노하며 내게 보여준 PD수첩의 영상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영상에서는 한 초등학생 학부모가 소풍을 갔던 아이에게 전화를 받고, “우리 아이가 약을 복용하고 있어 목이 마르다”는 이유로 교감선생님에게 물을 사달라고 요청하고, 그 후 반복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대화 내용은 더욱 믿기지 않았다. “진짜 이런 학부모가 존재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선생님들, 정말 이 일 못 해 먹겠다”라는 깊은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pd 수첩 '아무도 그 학부모를 막을 수 없다' 편


1년 전 여름,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발생한 고인의 가슴 아픈 사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1학년 담임교사였던 고인은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은 사건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며,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다. 고인의 사망 후 경찰은 "학부모의 괴롭힘, 폭언, 폭행, 협박 등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수사를 종결했지만, 그 사건은 여전히 교사들의 마음속에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동료 교사들은 “우리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마치 나의 이야기 같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 사건 이후, 교사들은 집회를 열고 교권 회복을 위한 대책을 요구했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도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그때 나는 세 아이의 학부모로서, 선생님들을 지지하는 마음으로 미리 결석 서류를 제출하고 등교하지 않게 했다. 선생님들이 겪는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기를 바랐다.

시간이 흐르고, 정부와 국회는 교사의 권리 보호를 위한 법안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교육 현장은 변하지 않았다. 진상 학부모의 지속적인 교권 침해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교사와 학부모 간의 불균형적인 관계이다. 교사는 교육적 전문가로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올바른 교육을 제공할 책임이 있지만, 진상 학부모들은 종종 교사의 교육 방침에 과도하게 간섭하거나, 자신의 요구가 합당하지 않다는 점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채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한다. 교사들은 학부모의 요구를 처리하면서 점차 자존감이 떨어지고, 자신의 교육 방식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한다. 결국 교사는 심리적 소진, 교사 번아웃에 시달리며, 교육에 대한 열정을 잃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겪게 된다. 과보호를 받는 자녀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박탈당하며, 정서적 발달이나 사회적 기술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 게다가, 교사는 점점 더 진상 학부모의 자녀의 눈치를 보게 되면서, 교사의 감정적 고통과 교육적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반복되는 악성 민원 속에서 교사는 점차 교육의 본질을 잃어가고, 자신감을 잃게 된다. PD수첩에 나온 한 선생님은 아무도 맡지 않으려고 한 진상 학부모의 반을 “아이를 사랑으로 대하면 될 것이다”는 믿음으로 담임을 맡았지만, 그 믿음은 결국 교사의 정신적 고립을 초래했다. 지속적인 민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점점 자아를 잃어갔고, 결국 우울증에 시달리게 되었다. 그 후, 그 반의 담임은 1년 동안 여섯 번이나 바뀌었고, 이제는 그 반의 담임을 맡을 교사를 찾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교사들은 교육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하는 현실에서 점점 자존감을 잃어갔다. 이로 인해 학교의 신뢰와 학생들의 학습 환경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진상 학부모의 요구를 처리하면서 교사들은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고, 그 결과는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출처 womansense

교권 보호 5법이 개정되었지만, 현실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교육 현장에서 교사와 학생을 보호할 법적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으며, 진상 학부모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는 여전히 부족하다.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학부모에 대한 법적 대응이 미비한 상황에서 교사들은 다시 한번 스스로의 사명감과 신념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행정적, 법적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다면, 교사들의 정서적 소진과 교육의 질 저하는 계속될 것이다. 교사와 학생을 위한 심리적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고, 동시에 학교 내 갈등 해결을 위한 중재 시스템도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 없이는 교권 보호는 허울 좋은 법안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진상 학부모의 과도한 요구에 대한 제재와 함께 교사의 권리 보호가 우선되어야 한다. 교사가 자신의 교육적 자율성을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학부모와 학교가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 그 시작은 교권 보호와 학생의 교육 환경을 위한 제도적, 법적 대응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고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더 이상 선량한 교사들이 정신적으로 고통받고, 학생들이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진상 학부모로부터 교육 현장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법적 조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진상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학교든 직장이든, 자영업을 하는 곳이든, 어디에서든 진상은 항상 존재한다. 나 역시 간호사로 일할 때, 지금 자영업을 할 때도, 또는 다른 직장에서 일할 때도 진상인 사람들을 만나곤 했다. 결국 사람을 대하는 일은 어디서나 쉽지 않다.

그렇다면, 진상을 부리는 사람들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적 조치가 마련되면 어떨까? 나쁜 행동에 대해 실질적인 제재를 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생기면, 사회가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싶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더 나은 곳이 되도록, 그런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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