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일기] 스마트폰 안에는 하나님이 없다

by 빗소리

언젠가 문유석 판사의 '쾌락 독서'를 읽는 중에 무릎을 친 적이 있다. 자투리 시간이 생길 때 사람들이 쉽게 하는 일에 대한 글이었다. 보통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하고, 그다음에 텔레비전 시청, 그다음에 뭐 이런 식이었는데, 독서는 생각보다 순위가 뒷자리였던 것 같다. 문유석 판사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람들이 예열 시간이 필요 없는 것을 먼저 하게 된다고 했다. 그 말에 공감이 갔다.


요즘따라 고민하고 있는 일들이 여럿 있어 우울감이 느껴지는 순간이 많은데, 나 또한 그럴 때마다 자투리 시간이 생기면 스마트폰을 잡게 된다. 그렇다고 유의미한 정보를 습득하거나 글이나 댓글을 쓰는 것도 아니고, 그냥 무의미한 클릭을 반복한다. 그러다 보면 내가 대체 왜 이런 걸 읽고 있지 싶은 정말 무의미한 것들을 읽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때의 내 마음은 마치 몸에 무척 안 좋은 음식을 먹은 찝찝한 마음 같다. 어렵게 찾아온 자투리 시간을 허투루 보냈다는 마음이 영 좋지 않다.


오늘도 무심코 스마트폰을 의미 없이 클릭하다가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폰 안에는 하나님이 없다."


믿는 사람이 문제 상황에서 유일하게 취할 수 있는 선택은 기도뿐이다. 나의 상황을 가지고 있는 그대로 하나님께 말씀드리고, 침묵 속에서 주의 뜻을 구하고, 그 뜻을 알 수 있을 때까지 계속 하나님과 대화를 해야 하는 것이다. 나도 머리로는 아는데, 왠지 힘들고 어렵게 느껴져서 자꾸만 쉽고 편안한 일을 먼저 찾게 된다.


이런 글을 쓰면서도 참 부끄럽다. 나는 지금 더 많이 기도하고, 더 절실히 하나님을 찾아야 하는 상황인데도, 생각보다 그게 잘 실천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속상하고 아쉽다. 스마트폰 하는 시간만 아껴도 기도 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늘어날 텐데.




하나님, 오늘도 말씀해주세요

단 한마디뿐이어도 좋습니다

내 마음은 작아서

많이 주셔도 넘쳐버려 아까우니까요

- 전신마비 장애를 가진 일본의 기독교 시인, 미즈노 겐조



오늘 책 쇼핑을 하다가 기도에 대한 책을 발견하게 되어 전자책으로 일부분을 읽었다. 오늘 읽었던 부분 중 이 시가 마음에 남았다. 하나님의 한 마디를 기다리는 마음. 그 마음이 기도의 기본적인 마음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하루 동안 얼마나 하나님의 한 마디를 궁금해하며 살았는가. 하나님의 한 마디를 듣기는 들었는가. 다수의 웅성웅성 소리만 듣다가 하루가 끝난 것은 아닌지. 마음에 찬 바람이 불 때면 스마트폰이 아닌 반대편 손을 맞잡길 소망한다. 스마트폰 안의 누군가가 혹은 새로운 소식이 나를 불러주길 바라지 말고, 하나님께서 나를 불러주시길 바라고 싶다.


이 글 또한 변죽만 울리고 실천도 못하는 무의미한 고민이 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런 고민이라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적어도 내가 주 안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니까.


스마트폰 안에는 하나님이 없다.

하나님의 한 마디를 기다리는 하루를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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