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일기] 내 기도는 한 톨도 땅에 떨어지지 않았다

by 빗소리

마음이 힘들 때 기도하고 나면 하나님께서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하신다. 뒤를 돌아볼 때 나는 내가 걸어온, 내 가족과 주변의 사람이 걸어온 발자취를 보게 되고, 그 속에서 역사하신 하나님을 보게 된다. 오늘 기도에 관한 책을 읽고, 기도를 하며,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는데, 정말 그동안 살면서 해왔던 내 기도는 모두 한 톨도 땅에 떨어지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던 엄마는 신앙을 저버리셨다. 나에게 신앙을 주셨던 분이 신앙을 저버리셨고, 나는 마치 영적인 고아처럼 나를 위해 기도해주는 사람을 잃었다. 동생 또한 어릴 때의 신앙을 잃고 이리 저리 세상 속에서 방황하며 세상 속에 파묻혀 살아갔다. 믿음의 가족을 모두 잃고서 나는 참 외롭게 신앙 생활을 했다. 가족을 위해 오래도록 기도했다.


아이 키우느라 요새 엄마와 통화하면서도 그런가 보다 하며 정신 없이 듣고 넘겼는데, 생각해보니 요즘 엄마와 남동생이 새벽 기도에 나간다고 한다. 엄마는 이제 신혼인 남동생 부부 신앙 첫 단추를 위해 간헐적으로 다니던 교회 생활을 접고, 한 교회에 정착하기 시작하셨고, 남동생 부부 또한 엄마의 권유로 그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그 교회에 잘 이끌어주시는 믿음의 동역자를 만나 점점 교회 생활을 열심히 하시게 되었고, 특별 새벽기도회 기간 동안 새벽기도회를 나가게 된 것이다.


아들 부부의 신앙을 위해 자신의 신앙을 다시 재정비하는 엄마와 믿지 않는 올케, 곧 새로 태어날 2세를 위해 남편과 아빠로서 자신의 신앙을 재정비하는 동생. 하나님은 엄마와 동생에게 다시금 신앙의 끈을 바로 맬 계기를 주셨고,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게 하셨다. 내 기도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루어지고 있던 것이다.


모태신앙이지만, 늘 불안불안해보였던 남편의 신앙 또한 점점 세워져감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남편이 유용히 쓰지 못하던 여가 시간을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하며 유용히 쓰고, 귀찮아 하던 성경 읽기에도 점점 순종하는 모습을 보며 남편을 통한 하나님의 뜻이 느껴졌다.


20년 전, 10년 전, 5년 전..... 오랫동안 기도해왔던 주변 지인들의 전도도 꽤 많이 이루어졌다. 과연 저 사람이 교회를 나갈까 싶었던 사람들이 교회에 나가게 되는 모습을 여러 번 보게 되면서 내가 그들을 위해 했던 기도가 정말 다 이루어지는구나 새삼 신기했다.


무엇보다 7년의 난임을 겪으며, 모든 소망을 다 잃던 시절. 정말 내 삶에 아이가 있을까 싶었던 그 순간 아이가 생겼다. 내가 기도했던 것보다 훨씬 더 훌륭하고 예쁜 아이가 태어났다. 엄마, 아빠보다 예쁘고, 엄마, 아빠보다 인성이 훌륭한 아이이다. 엄마, 아빠의 좋은 면을 섞어 가지고 태어난 호두. 하나님은 내가 기도한 아이보다 훨씬 더 멋진 아이를 선물해주셨다. 7년의 기다림이 하나도 아깝지 않을만큼.



하나님은 우리가 구한 것이 합당하면 그대로 주시고, 잘못 구하면 더 좋은 것으로 주시고, 혹시 구하지 않아도 주시는 좋은 아버지이십니다.


-유기성, 한 시간 기도 중에서



나는 요즘 심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힘든 문제에 파묻혀 다른 것들이 잘 보이지 않았는데, 문제야 어떻든 내가 지금 기도하고 있고, 하나님과 더 깊이 교제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 귀하게 느껴졌다. 과정이 비록 힘들지라도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자녀에게 좋은 것을 주신다. 그걸 알면서도 인간이기에, 앞이 보이지 않기에 나는 답답하고 막막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여전히 믿음 없고, 의심 많은 스스로를 타박하며.


힘들 때마다 땅에 떨어지지 않았던 나의 기도들을 돌아본다. 무엇보다 나의 가장 큰 기도 제목이었던 호두를 바라본다. 나의 가장 큰 기도 제목이자 하나님의 놀라운 기도의 결과인 나의 호두. 살아 숨쉬며 걸어다니는 그 기도의 결실을 바라보며, 나는 다시금 생각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결국 하나님께서 가장 좋은 결말을 주실 거야.


친구가 나에게 말했다. '하나님의 뜻은 우리의 최선보다 더 낫다'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잘 몰라서 낮도 밤 같은 하루 하루지만, 나는 하나님의 뜻이 분명 최고의 뜻일 거라는 사실만을 의지하고 나아가고 싶다.


나의 기도는 하나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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