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개인적으로 기도해야 할 기도 제목이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기도하게 된다. 나는 기도에 미숙한 사람이라 내가 아무리 용을 써도 기도의 양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예전보다 더 기도하게 된 것은 사실이다.
기도하면서 원래 기도하던 본 제목보다 새로운 제목이 점점 생겨났다. 그건 바로 내가 바라고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더라도 절대 지금의 기도 끈을 놓치지 않게 해 달라는 것이다. 나의 간절함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지기 시작할 때가 오는 것이 두려워졌다. 다시금 적게 기도하며 태평히 살아가는 나로 돌아가는 게 무서워졌다.
나는 하루도 기도 없이,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 사실을 그저 몰랐을 뿐, 알게 된 지금은 이 사실에 다시금 둔감해질까 무척 두렵다.
기도하지 않는다고 내게 나쁜 일이 닥쳐오고, 나를 벌주신다는 의미는 아니다. 나쁜 일이든 좋은 일이든 누구에게나 삶의 모든 일은 파도처럼 오고 간다. 다만 기도가 있다면, 내가 미리 기도로 마음을 준비하고 있다면, 기쁜 일이 올 때는 그 속에 담긴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체험할 수 있고, 슬픈 일이 올 때는 쉬이 그 일로 인해 무너지지 않는 강함을 다질 수 있다. 그걸 이제는 알기에 내 기도의 응답 여부보다 기도의 이어짐이 더 간절하다.
오늘 호두가 크게 다칠 뻔했다. 내가 잠시 기저귀를 버리러 간 사이에 아이가 무거운 전신 거울을 마구 쳤고, 그 전신 거울이 그대로 아이를 덮쳤다. 큰 소리와 아이의 자지러지는 울음을 보며 정신 나간 사람처럼 달려가 아이를 안았다. 정말 뼈가 으스러진 건 아닌가 바들바들 떨렸다. 아이는 괜찮았고, 그저 놀라기만 했다는 사실을 발견한 뒤에도 심장이 쿵쾅댔다. 내가 이 아이를 잃을 뻔했던 것 아닌지.... 내 목숨처럼 소중한 이 아이가 크게 다쳐서 잘못될 뻔했던 건 아닌지....
무거운 전신 거울 밑에서 호두가 어떻게 다치지 않았는지는 여전히 이유를 모르겠다. 다만 내가 확실히 알게 된 건 나는 정말 하루도 기도 없이는 살 수 없겠구나였다. 오늘 일이 무서워서 앞으로의 육아가 무서워졌다. 대체 그 모든 상황과 변수 속에서 힘없는 나는 아이를 어떻게 지켜낼 수 있을까. 아이가 잘못되면 나는 남은 삶을 제대로 살 수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정말 가슴이 옥죄어서 살 수가 없다. 그 마음을 그대로 가지고 기도한다. 내일을 살 용기와 지혜를 달라고. 이 작은 생명을 부디 지켜달라고.
요즘 난 많이 불안하고 힘들다. 나를 힘들게 하는 문제가 또다시 고개를 들어 나를 점점 압박하면 모든 것이 우울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럴 때 기도하다 보면 다시금 하루를 살 희망을 얻는다. 그리고 또 하루가 지나면 나약한 내가 덩그러니 남아있다.
마치 시시포스처럼. 한 없이 돌을 산으로 올리고, 떨어진 돌을 내일 또다시 올리는 시시포스처럼. 나는 그렇게 자꾸만 내 마음을 기도로 희망의 산에 올린다. 내일이면 떨어질 마음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내가 힘들어했던 모든 것이 가장 나에게 이롭고 나다운 방식으로 해결될 것임을 안다. 하나님은 나의 삶을 늘 그렇게 만들어 오셨다. 그러나 나약한 나는 그걸 알면서도 하루라도 빨리 마음이 편안해지길, 하루라도 빨리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길 바란다.
그러나 나는 안다. 이 모든 기도를 떠나 가장 중요한 기도는 나의 기도가 계속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문제의 해결보다 문제 너머에 있는 하나님과 평생 동행하는 삶이 내 기도의 가장 첫 번째 제목이 되어야 함을.
오늘도 발견한 나의 찌질함과 못남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삶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그분과 동행하는 삶. 이 삶은 그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