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일기] 출발선이 다른 아이

by 빗소리

나는 SNS를 하지 않는다. 싸이월드에서 페이스북까지 이어지는 SNS의 계보를 꽤 충실히 따라왔지만, 대세가 인스타그램으로 바뀌면서 SNS를 그만두게 되었다. 나는 글쓰기를 좋아하는데, 내 글을 친구들과 나누기 위해 SNS를 해왔다. 인스타그램은 글보다는 사진을 기반으로 하는 SNS라 난감했다.


처음에는 나도 사진을 찍어 올리며 대세에 참여해보려 했다. 그러나 편집된 나의 일상이 가식 같이 느껴져서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마음이 들었고, 부러운 남들의 일상을 보면 내 삶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더 이상의 감정 소비가 싫어서 결국 SNS를 그만두게 되었다.


한 달 전에는 카페 앱을 삭제했다. 몇 년 전부터 가입해서 육아 정보를 얻는 맘 카페가 있는데, 그곳에 올라오는 글이 불편하게 느껴지게 되는 일이 많았다. 심심하면 무심코 맘 카페를 보곤 했고, 그러다 마음에 번민이 일어날 때가 종종 있었다. 삶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담겨 있는 글을 읽을 때마다 내가 왜 내 귀한 시간을 이 글을 읽는데 쏟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무심코. 이게 참 무서운 말이다. 무심코 그런 행동을 하고 싶지 않았다. 과감히 카페 앱을 삭제했다.


좋게 말하면 선택적 인터넷 사용. 나쁘게 말하면 인터넷 속 고립. 나는 왜 이런 길을 선택했을까. 곰곰이 그 뿌리를 타고 내려가다 보면 더 이상 비교로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특히 나같이 쉽게 비교에 흔들리는 사람은 더욱 인터넷 생활이 힘겹다. 무엇보다 비교를 통해 내 아이와의 소중한 생활이 침해받는 걸 견디기 어렵다.


나는 세상이 좋다는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다. 내게 가장 좋은 방식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식이다. 그 길은 좁은 길이고, 좁은 길은 걸어가기가 어렵다. 그래서 더욱 주변의 넓은 길에 많이 흔들리는 것 같다. 성경에는 내 마음을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이 있는데, 생명의 근원이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이라 한다. 세상의 방식에 대한 유혹을 떨치기 위해서는 내 마음을 지키는 게 참 중요하단 생각이 든다.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전집 추천을 받았지만, 내가 아이를 위해 가장 먼저 샀던 전집은 성경 그림책이었다. 쉽게 말하면 유아용 성경인 것이다. 20권의 전집에는 아이가 이해하기 쉬운 성경 속 에피소드가 그림으로 알기 쉽게 그려져 있다. 어렸을 때부터 가까이에 두고 수시로 읽어주었는데, 지금은 아이가 몇 권씩 들고 읽어 달라며 가져온다. 20개월밖에 안된 아기가 얼마나 이해할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가 어릴 때부터 성경과 좀 더 친해졌으면 하는 마음에 읽어주곤 한다.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신 이야기와 노아의 방주 이야기다. 이유는 하나다. 동물이 많이 나와서.


아이를 위해 매일 기도하지만, 내 기도가 참 한정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좋아하는 권사님께 자녀 기도문 책을 선물 받았다. 그 권사님께서는 아이들이 이미 대학생인데, 지금도 그 기도문으로 매일 기도하고 계신다 했다. 선물 받은 이후로 매일 아기가 보는 앞에서 기도문 책을 읽어주는데, 아이가 끝 무렵 아멘하고 따라 하곤 한다. 아이가 지금은 무슨 의미인지 잘 몰라도 매일 자신을 위해 기도해주던 엄마의 모습을 꼭 머리와 마음에 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기질 자체가 좀 잘 우울해지는 기질을 타고나서 마음 다잡기가 남들보다 몇 배로 어렵다. 집에 아이와 머물러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우울해질까 봐 찬양 방송을 자주 틀어놓는데, 신생아 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듣다 보니 아이도 익숙해졌다. 우울할 때는 찬양이 특효약인데, 아이가 지금 듣는 찬양을 통해 밝고 기쁜 마음으로 잘 자라났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첫 아이라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하는 것은 말씀, 기도, 찬양을 자꾸만 반복하며 들려주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 외의 훈육과 때에 맞는 교육은 하나님께서 그때그때 나에게 지혜를 주시길 간구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는 좋은 모델이 있다. 바로 남편과 주변의 믿음의 친구들이다. 모태 신앙인 그들을 보면 엄마의 신앙 교육은 참 중요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도 모태 신앙이긴 하지만, 엄마께서 중간중간 방황을 많이 하셨기에 어릴 때부터 신앙 교육을 철저히 받은 친구들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내가 애써야만 겨우 해낼 수 있는 생각을 남편과 친구들이 별로 애쓰지도 않고 생각해내는 현명함을 볼 때마다, 노력해야 먹어지는 너그러움을 자연스럽게 발휘할 때마다 부러운 마음이 든다. 역시 신앙생활의 짬밥이라는 게 이렇게 무서운 거구나 싶다. 엄마의 신앙은 어떻게든 아이에게 녹아든다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내 아이의 출발선을 잘 만들어주고 싶다. 인터넷을 보며 마구 흔들리는 엄마가 아니라 기도로 인해 단단한 믿음을 가진 엄마로서 말이다. 그 출발선은 세상이 인정하는 성공 위가 아닌 하나님의 반석 위에 그어져야 할 것이다. 한 없이 부족한 엄마이지만, 아이를 위해 꿈꾸며 기도한다. 내 아이는 나보다 훨씬 더 유리한 출발선 위에 서 있을 수 있길. 믿음을 지켜내기 어려운 험악한 세상 속에서 부디 믿음의 경주를 끝까지 잘 완주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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