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아이의 두 돌을 맞이했다. 아이는 24개월, 엄마로서의 내 나이도 24개월. 아이처럼 벌거벗은 채 빈 손으로 엄마의 삶을 시작한 나는 이제야 조금씩 뛰기도 하고, 엄마로서의 자아 정체감이 생겨나고 있다.
나는 세상 속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다. 세상은 계속 쉴 새 없이 나에게 외쳐댄다. 그리고 세상 속에서, 세상의 가치관을 최고로 여기며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 또한 나에게 말한다. 이것이 최고라고. 그러나 모두가 떠난 밤, 그 자리에서 조용한 음성이 들려온다.
'오직 나만이 길이다.'
세상의 커다란 목소리와 달리 그 목소리는 너무나 잔잔하고 조용하지만 그 어느 목소리보다도 단단하고 위엄이 있다. 무릎 꿇은 밤. 그 음성에 귀 기울이며, 하루 동안 여전히 흔들렸던 모습을 쏟아낸다.
'아멘, 주님만이 저의 길임을 고백합니다.'
지난 2년을 돌아보며, 하나님께 가장 감사한 일은 육아의 최우선 순위를 신앙으로 두었다는 것이다. 아이를 위해 매일 기도했던 것. 아이에게 하나님을 알려주고, 하나님 백성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었던 것. 밤마다 육아로 고단했던 하루 속에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셨던 은혜를 감사 일기로 복기했던 일. 그 모든 것들이 나의 2년을 하나님께서 함께 하는 삶으로 채워주었다.
나는 물질을 많이 소유하지 않았지만, 하나님을 소유한 엄마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내가 사는 이 시골이 세상의 눈으로 볼 때는 아이에게 최고의 교육 장소가 아닐지라도 함께 하나님의 자녀로 키울 수 있는 신앙의 공동체가 있기에 나에게는 최고의 교육 장소이다. 그 모든 장난감보다 내가 가장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성경 그림책이고, 내 최고의 육아 스트레스 해소법은 기도이다. 오직 하나님만이 내 육아의 최고 자랑거리이며, 내 육아의 유일한 길이다.
'내가 없어도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 수 있는 아이'
그런 아이를 키우는 것이 내 육아의 목표이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로 나는 늘 내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생각을 해왔다. 늙어 죽는 축복을 원하지만, 그게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언제든 내가 없을 수 있기에 아이가 어리다 해서 내게 시간이 많다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어릴수록 지금 보고 배우는 많은 것들이 아이의 심령 깊이 들어갈 것이라 생각한다. 조그만 손가락으로 성경 그림책을 넘기고, 오물오물 기도하며, 신나게 뛰며 찬양하는 그 속에서 아이의 신앙은 자란다. 그리고 점점 깊이 뿌리내려 아이의 마음에 나무가 자라날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혼탁하고 위험한 세상이지만, 피할 수 없다. 믿지 않는 부모라 해도 이 위험한 세상 속에서 아이가 건강한 가치관을 단단하게 지키며 살 수 있을지가 최대의 고민이 아닐까. 믿는 부모인 나의 고민은 더 깊다. 세상적으로 건강한 가치관을 뛰어넘어 하나님이 만족하실 수 있는 가치관을 가진 아이를 키워내야 할 텐데,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내 자신을 돌아보면 절대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낙담한다. 하지만 내게는 두드리면 모든 문을 열어주시는 사랑의 아바 아버지가 계시다. 아이를 위해서 매일 무릎 꿇는 나의 기도를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들어주실 것이라 믿는다. 부족한 부모이지만 기도하며 주님께서 주시는 매일의 지혜에 의지하며 아이를 키울 뿐이다. 기도는 그리스도인 부모의 가장 큰 무기이다.
앞으로의 내 육아 계획은 '오직 기도'이다. 아이에 대한 화려한 미래를 꿈꾸기보다 주님께서 하루하루 보여주시는 걸음만 가고 싶다.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나의 육아를 이끌어주실 주님을 신뢰한다. 하나님은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하라고 하셨다. 나는 그저 오늘의 육아 고민만을 하나님께 의뢰할 뿐이다. 내일의 고민은 또 내일 하나님과 함께 풀어 나가려 한다. 그렇게 하루가 쌓이고, 한 달, 일 년, 20년이 쌓이다 보면, 아이가 성년이 된 날, 하루도 빠짐없이 은혜를 베풀어 주셨던 하나님을 고백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아이의 두 돌. 나는 에벤에셀의 하나님이 바로 내 하나님임을 고백하고 싶다. 이제까지 인도해주셨고, 앞으로도 나의 길을 인도해주실 사랑하는 나의 아바 아버지가 내 아버지임이 감사하다. 주님은 나의 가장 친한 육아 친구, 멘토임을 고백한다. 그리고 그런 가장 친한 친구가 있기에 나의 앞으로의 육아 또한 외롭지 않고,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믿는다. 하나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