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내가 가장 두려워 해야 하는 마음은
모든 일에 무심해지고 딱딱해지는 마음이지 않을까.
해봐서 아는 데 별 거 없더라.
그런 마음들이 자주 내 마음에 짙게 깔리곤 한다.
무얼하든 심드렁해질 때가 늘어간다.
희망이 없는 마음,
결국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마음.
마음의 유연함을 잃는다는 건
슬픈 일이다.
예전엔
자주 뜨겁고 흔들리는 내가 두려웠다.
지금은
그래도 그때의 나는 열정이라도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유연함을 찾기 위해
사색을 하고,
책을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오늘밤 만큼은
그 어떤 노력 없이
이 희망 없음의 바다에서 유영하고 싶다.
그 어떤 힘도 들이고 싶지 않을만큼
지치는 순간도 있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