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너머의 꿈을 바라보다
빗소리 책방에 놀러오세요!
빗소리 작가의 마음을 두드린 책이 서평과 함께 전시되어 있답니다.
서평과 함께 잠시 책장을 넘기며, 마음의 산책을 떠나보면 어떨런지요?
따뜻한 차와 잔잔한 음악, 책과 함께 당신의 마음에 평안이 가득하길 바래요.
2045. 04. 21. 책방 주인 빗소리 드림
지금으로부터 26년 뒤에 누군가에게 띄울 초대장. 한 때 내 꿈은 작가였다. 꿈을 위해 가난하게 살지도 모를 딸이 염려되었던 부모님에 의해 고3 문학 소녀는 꿈을 꺾었고,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내 안에서 팔딱팔딱 뛰던 글쓰기에 대한 강한 열망은 결국 그 길을 포기하지 않고 자꾸만 문을 두드리게 했다. 브런치 작가로서의 활동은 내 꿈을 더이상 꿈으로만 남겨놓지 않겠다는 내 첫 번째 의지이기도 하다.
직장 생활을 하며, 자연스레 점점 꿈이 잊혀졌었다. 하루만큼의 일을 끝내려면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뛰어다녀야 했다. 바쁨은 중요하지 않은 것을 잊게 하지만, 중요한 것조차 잊게 한다.
아기를 낳은 뒤 나는 비로소 멈춤이란 것을 경험했다. 12년이란 시간 동안 쉴 새 없이 달리기만 했던 내 삶에 쉼표로 등장해준 나의 아기가 고마웠다. 아기로 인해 바쁘면서도 머리는 늘 한가한 세월을 보냈다. 참 아이러니했다. 내 몸은 늘 바쁜데, 정신은 끊임 없이 사색을 했다. 아이는 그런 존재였다. 함께 있으면 한 없이 평안해지고, 한 없이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존재. 생각이 많아지다보니 글로 쏟아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아기가 잠든 어느 밤 내 글쓰기는 시작되었다. 날짜를 찾아보았다. 2018년 4월 20일.
막연했던 것들이 쓸수록 분명해졌고, 쓸수록 글에 대한 부담감이 줄었다. 그때 당시는 내 글을 읽어주는 분들이 몇 명 없었는데, 1년이 지난 지금은 때론 천 명이 넘는 분들이 읽어주는 감사한 일도 생겼다. 점점 책을 출판하고 싶다는 소망이 커졌다.
작가로서 인기를 신경 쓰지 않는 일은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정말 쓰고 싶은 책은 많은 대중을 모으고, 환호를 받는 책이 아니다. 소수여도 상관 없으니 그 소수의 마음에 다가가 그 마음을 공감해주고, 위로해주고, 다시금 내일을 위해 털고 일어나도록 해주는 책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상처 입은 치유자라는 말이 있다. 살면서 불가피하게 받았던 수많은 상처들이 상처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위로를 줄 좋은 자산이라는 것을 믿는다. 그리고 그 자산을 글로 표현함으로써 독자의 마음을 한 없이 어루만져주고 싶다. 나도 똑같이 힘들었다고, 그 아픔을 잘 견뎌내고 있는 당신이 장하다고.
그렇게 한 권, 두 권 작가로서의 삶을 공고히 다져나가다가 책방을 내고 싶다. 내 마음을 두드려주고, 다독다독 토닥여 주었던 고마운 책들을 서평과 함께 전시하는 책방. 서점이 쉬이 폐업하는 시대이지만, 디지털 시대가 채워줄 수 없는 아날로그 감성을 가득히 가진 책방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쉼이 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스마트폰이 대신 할 수 없는 종이책의 유일무이한 매력을 사람들에게 전하며, 꾸준한 독서가 얼마나 한 사람을 위대하게 변화시켜나가는지를 끊임없이 외치며 그렇게 책방을 운영해나가고 싶다. 사실 책방 운영을 위해서라도 책을 써야 할지도 모르겠다.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사업 아이템은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25년 뒤의 나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어떤 모습의 작가가 되었고, 어떤 책방을 꾸리게 될까. 지금보다 지혜롭고, 사려 깊은 작가, 책방 주인이 되기 위해 매일 조금씩 노력해나가야겠다 생각해본다. 열심히 읽고, 부단히 쓰며. 꿈이 있기에 오늘의 내가 초라하지 않다. 어쩌면 꿈을 이룬 나보다 지금 꿈을 꾸는 내가 더 좋다. 정해진 건 없다. 어쩌면 책을 내지 못할지도 모르고, 책방을 열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꿈의 가능성을 따지지 않고, 성큼 성큼 걸어가는 내가 좋다. 세월이 많이 흘렀고, 주름살이 생겼지만, 여전히 내 앞의 백지 같은 인생 앞에 고3 문학 소녀의 모습으로 서성이는 내 삶을 진심으로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