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유학 떠나기 전에 돌아봐야 할 것들
특별한 것은 없다. 특별하다고 믿으면 그게 특별해지는 거라고 했던가. 그렇다. 비밀 비법은 없다. 비전은 단지 당신 자신이며, 당신의 마음에 있을 뿐이니까
-프린세스 라 브라바 중-
개인마다 유학을 선택한 계기가 모두 다를 것이다. 더 나은 스펙을 위해 떠나기를 결심했을 수도 있고, 새로운 나라에 대한 로망 하나로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도 있다. 유학을 고민하게 된 나의 계기는 복합적이지만 유학을 실행으로 옮기게 된 것은 어느 날 읽게 된 책 '프린세스 라 브라바' 덕분이다. 미국에서 또 세계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책에 나온 사람들을 동경하게 되었고, 또 그들의 삶을 동경하게 되었다. 우연히 읽게 된 책 한 권으로 어떻게 보면 도박 아닌 도박을 감행한 것이다. 유학 길에 오른 지 이 년이 조금 넘은 현재 이 선택이 옳은 선택인지 잘못된 선택인지 말할 수 없지만, 계획대로 되는 것 하나 없는 해외 생활을 하다 보면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와 미련이 생기곤 한다. 유학 계획을 담임 선생님께 말씀드렸을 때 내신 1.2가 아깝다면서 다시 생각해보라고 말씀하신 선생님의 말이 귀에 맴돈다. 이런 후회와 미련이 생기게 되면 유학 생활이 행복하지만은 않고, 한국이 더더 그리워지기도 한다. 여러 이유들로 내 주변에서도 유학생활을 끝내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간 사람들이 꽤 많다. 이 길의 목적지가 어딘지는 모르겠으나 현재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미래 또한 만족스럽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즐겁고 또 만족스러운 날들을 보내야 하는데 유학 생활이 녹록하지만은 않다. 물론 도전에 실패할 수도 있고 다시 돌아갈 수도 있지만, 그러기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유학을 고민하고 있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유학을 결정하시기 전에 충분한 고민과 생각을 해보셨으면 좋겠다.
오늘은 유학을 결정하기 전에 생각해봤으면 하는 것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1. 경제적 여건
유학을 오기 전에 유학을 하면서 필요한 금액을 계산해서 계획을 짰지만, 생각보다 추가로 드는 금액이 많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인 것 같다. 경제적 여건이라는 것이 큰돈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너무 타이트한 금전적 계획을 짜면 유학생활이 조금은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호주 같은 경우는 법적으로 주 20시간 아르바이트를 허용하기 때문에 생활비는 부족할 경우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마련하는 것은 가능하면서도 매우 힘든 일이다. 정말 타이트한 예산으로 유학길에 올랐을 때 아프거나 사고가 나면 공부도 생활도 힘들어질 수 있다. 자신의 예산을 확인하고 그 예산에 맞는 나라와 도시를 선택해서 유학 계획을 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 같은 경우에는 미국과 호주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여 법적으로 일할 수 없는 미국보다는 아르바이트가 가능한 호주를 선택했다.
2. 유학생활을 통해 얻고 싶은 뚜렷한 목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이것이다. '뚜렷한 목표' 유학을 선택하는 것은 쉬웠다. 하지만 왜 유학을 선택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생각과 고민이 부족했다. 이미 시작된 유학 생활.. 열심히 나아가야 하는데 '나는 왜 호주 유학을 선택했나', '내가 이 유학을 마칠 때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기회비용을 생각해봤을 때 유학은 합리적인 선택이었나' 등등 유학을 결정하기 전 충분히 고민하고 생각해봤을 내용들을 나는 이제야 고민하고 있다. 이 호주 유학에서 정말 얻고 싶은 것이 있다면 선택과 집중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누구나 길을 잃고 헤매지만 나는 너무 큰돈을 주고 효율적이지 못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만약 뚜렷한 목표는 유학 생활 도중에 힘든 일을 겪거나 험난한 길에 들어섰을 때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뚜렷한 목표가 없는 나나 몇몇 주변 사람들 같은 경우는 감당 안 될 것 같은 일이 생기면 뒤로 돌아갈 고민을 한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유학을 선택하는 이유와 목표를 깊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인생에 꼭 목표가 필요한 건 아니지만 유학생활로 얻고 싶은 목표가 없다면 유학 길에 오를 의미가 있을까.
3. 시간관리
성공적인, 아니 적어도 실패하지 않는 유학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영어 실력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관리라고 생각한다. 시간관리를 잘한다는 의미는 성실하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조금 부족한 언어 실력은 성실함 또는 효율적인 시간관리로 커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내가 호주 친구들보다 좋은 성적을 받기도 하고 교수님에게 인상적인 에세이라는 메일을 받기도 했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친구들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쏟아부어 공부도 과제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관리는 필수 요소이다. 또 독하게 공부할 필요는 있겠지만 효율적으로 시간관리를 한다면 취미 생활을 즐길 시간도 충분히 확보될 것이다. 유학 생활을 하면서 효율적인 시간관리를 할 자신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답해 보길 추천한다.
4. 취미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는가)
가족들과 살았고,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던 한국 생활과 비교하면 타지 생활은 혼자 있는 시간이 대체적으로 길다. 같은 시기에 유학을 시작했다가 일 년이 안돼서 돌아간 친구는 다른 것들은 문제가 없었는데 혼자 있는 시간을 버티지 못해서 한국으로 돌아갔다. 혼자 있는 시간을 지루하게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초반 유학생활은 힘든 하루하루가 될 수도 있다. 나는 이 혼자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했고, 취미를 찾기 위해 이것저것 해보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친구들이랑 노는 시간이 많아 개인적인 취미가 없었는데, 오히려 요즘 취미가 생겼다. 배우고 싶은 것들이 하나둘 늘어가고 있다. 이래서 사람들이 배움은 때가 있고, 스스로 무언가를 배우고 싶을 때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나 보다. 능동적으로 즐기는 취미가 내 유학생활을 조금은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가족들이 없는 집에 들어가고 오래된 친구들이 없는 것이 괴롭고 힘들긴 하지만 혼자 있으며 사색에 잠기고 스스로를 알아가는 것을 조금은 즐기게 된 이후로 초반만큼 유학생활이 외롭지는 않다. 유학을 떠나기 전, 정말 좋아하는 취미가 있다면 힘들고 외로운 유학생활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5. 도전 정신..? 적응력..?
도전 정신이 알맞은 단어인지 모르겠다. 타지 생활을 하다 보면 매일 새로운 것들을 마주하고 낯선 사람과 낯선 환경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 도전정신이 없다면 이 낯선 환경에서 한 걸음 또 한 발짝 나아가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유학 온 나라에서 취업도 해야 하고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이 도전 정신없이는 조금은 힘든 일이라고 나는 느낀다. 솔직히 나는 아직도 호주 사람들을 만나면 쫀다.. 하지만 도전 정신으로 말도 먼저 걸어보고 질문도 하고 대화를 이어나가려는 노력을 한다. 아직 도전정신 부족으로 호주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진 못했지만 앞으로 하나하나 도전해 나갈 내 미래를 꿈꾼다. 봉사도 여행도 호주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도전하고 경험할 것이다. 새로운 문화,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언어, 새로운 환경.. 이 모든 것을 한순간에 받아들이고 적응할 수는 없겠지만,, 하루하루를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적응해 나아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자신이 없다면 아무리 비상한 머리를 가지고 있더라도 타지에서 날개를 펴기 힘들 수도 있다.
성인이 되어 시작한 유학 생활은 모든 게 도전이다. 낯선 언어도 생활도 나의 한계를 시험한다. 절대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벽을 마주치기도 한다. 하지만 한계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이겨 낸다면 그 힘든 과정들은 모두 나의 빛나는 장점이 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유학 생활 끝에 무언가를 얻을지 확답할 수 없다. 하지만 나의 한계를 깨고 나온다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기 믿음이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