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의 습관 살펴보기
물건을 사들이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필요하니까, 그냥 갖고 싶어서, 지나가다 혹해서, 필요를 느끼지 못했는데 물건을 보니 갑자기 필요가 생겨서, 세일 기간을 놓치면 후회할까 봐, 이보다 더 싼 가격은 없다 싶어서, 메이커 제품이니까, 유명 연예인이 사용하는 것이라서….
이렇게 하나 둘 구입한 물건이 어느새 온 집안을 가득 메우고 있다. 심지어는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으로 질러놓은 물건들이 박스 채 개봉도 안 되어 베란다나 방구석에 첩첩이 쌓여 있는 경우도 있다. 날마다 택배 기사들이 들락거리고 여기저기 쇼핑 포장지가 굴러다닌다. 지금은 손만 까딱여도 쇼핑을 손쉽게 할 수 있어서 사람들은 깊이 생각할 여유도 없이 ‘필요하다.’ 싶으면 바로 클릭을 한다. 편하고 좋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그만큼 사람들은 절제하지 못하고 충동적인 행동들을 많이 한다.
쇼핑에 있어서 이러한 습관은 잠시 새로운 물건으로 즐거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인생에 많은 낭비가 되기에 문제가 된다. 돈을 벌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고 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쇼핑으로 인한 물건들은 집안을 잠식하고 결국 물건으로 인해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한다. 그러느라 대출을 받고 대출금을 갚느라 평생 뼈 빠지게 일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쇼핑하는 시간의 낭비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물건을 비교하고 고르다 보면 한두 시간 훌쩍 간다. 매장에서도 그렇고 인터넷 쇼핑도 마찬가지다. 홈쇼핑을 시청하느라 낭비하는 시간은 또 얼마인가? 그러다 보면 육체적으로 피곤하고 정신적으로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쇼핑을 한다.” 고 하는 이들도 있다. 또한 강박적으로 소비를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들은 정신적으로 공허하거나 삶이 만족이 안 되면 물건을 사들인다. 물건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존재감을 확인한다. 좋은 물건이 있으면 형편이 안 돼도 극구 구입해야 직성이 풀이는 이들도 있다. 다른 사람들이 사니까 이에 편승해 사재기를 하는 이들도 있는데, 일명 밴드왜건(band wagon) 효과에 한몫하는 사람들이다.
쇼핑을 하게 되는 습관과 태도는 어떠한가? 살 것도 없으면서 아이쇼핑을 즐기지 않는가? 오며 가며 진열된 상품들을 모두 스캔하지는 않나? 하나를 사려고 들렀다가 한가득 사들고 오지는 않는가? 할부 구입을 습관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나? 메이커라면 사족을 못 쓰는가? 특별한 물건에 애착이 있어서 수십 개 사들이지는 않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쇼핑을 하지는 않는가? 남이 좋다고 하면 혹해서 구입하지는 않는가? 남이 있는 물건이 없으면 가난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는가?
예전의 나는 쇼핑에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좋지 않은 습관이 있었다. 특별히 좋아하는 분야의 물건은 한 번 쇼핑할 때 대량으로 구입하는 버릇이었다. 옷이나 책을 살 때 발동이 걸리는데, 한두 개만 사야지 하고 들렀다가 왕창 구입해 버리곤 한다. 평소에는 쇼핑에 시큰둥하다가도 애착 있는 물건 앞에서는 여지없이 지름신이 강림한다. 물론 좋아하는 물건들이기에 산 이후 후회하는 일은 별로 없지만 - 후회하지 않기 위해 합리화한 것일 수도 있다. - 한 달 단위로 생활을 해 나가야 하는 평범한 주부로서는 타격이 컸다. 이런 습관을 알기에 옷을 사러 가거나 책을 사야 할 때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왜 절제가 안 되는 것일까?
이 습관이 고쳐진 것은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면서부터였다. 물건을 대하는 자세가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사고의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다.
사고의 패러다임을 바꾸라
위에서 열거한 것처럼 쇼핑에 있어서 우리는 대부분 이러한 습관들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잘 절제하는 사람도 특별히 약한 부분이 있어서 평정심을 잃는 때가 있는데, 그러한 습관은 웬만해서는 고쳐지지 않는다. 여러 가지 방법들을 생각해보고 노력을 해 보기도 한다. 그러나 매번 물건 앞에서 패배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비참해질 것이다. 어쩌면 ‘필요하니까 샀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합리화할 수도 있다.
이러한 습관을 고치고 현명하게 소비를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미니멀리즘의 사고방식’이다.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며 실천하다 보면 물건에 대한 생각이 바뀐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그리 많은 물건이 필요치 않다. 불필요한 물건은 모두 비운다. 물건은 현재 사용하는 것만 남긴다. 가지고 있는 물건을 소중하게 사용한다. 남은 물건 중에 너무 낡거나 쓸모가 없어지면 비로소 새로운 것을 구입한다. 하나를 들이면 하나를 버린다. 여러 개의 싸구려 물건보다 하나의 제대로 된 물건을 구입한다. 미니멀리스트는 이러한 사고가 형성되므로 쇼핑 유혹에서 많은 부분 자유로워질 수 있다. 또한 물건을 들이는 데 있어서 신중해진다. 쇼핑으로 물건이 늘어나는 것을 싫어할 뿐 아니라 사은품을 좋아하지 않으며, 소모할 수 있는 것들 외엔 누군가로부터 선물을 받는 것도 즐거워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미니멀리스트에게 선물을 하려면 먹는 것이든지 닳아 없어질 수 있는 물건으로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미니멀리즘의 사고방식’인 것이다.
물건이 줄면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점점 자세히 보인다. 물건이 많이 줄어든 이후에도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해 두고 있는 경우가 있다. 잘 쓰지 않는 것은 정리돼 있는데 정작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아무 데나 나뒹구는 일이 있다. 이런 실상을 알아채면 안 쓰는 물건을 빼어내고 현재 사용하는 물건과 자리를 교체한다. 그러면 자리를 잃은 물건들은 비울 수 있게 된다.
미니멈 화 되어가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물건이 줄면 ‘이만하면 됐어!’ 하고 멈추어 버리는 때가 있다. 그러면 다시 물건을 사고 생각 없이 쇼핑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어정쩡하게 미니멀한 상태는 이도 저도 아니다. 하려면 확실하게 하고 아니면 마는 것이 낫다. 중간에 멈추어 버리면 미니멀리스트로서의 진정한 자유와 만족을 맛보기가 어렵다. ‘줄일 때까지 줄이고 갈 때까지 가 본다.’는 마음으로 시도하라. 그러면 그 많던 물욕들이 사라지고 쇼핑에 대한 욕구가 비워진다. 또한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고 좋아하는 물건들을 발견하게 된다. ‘애정이 깃든 최소의 물건으로 단순하게 산다.’는 일이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지는 경험으로만 알 수 있다. 자질구레한 수많은 물건 더미 속에서 누리는 행복과는 비교할 수 없다.
쇼핑을 줄이기 위해 수많은 방법을 시도하는 것보다 사고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 쇼핑으로 인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쇼핑이 주는 만족과 기쁨은 잠시다. 물건은 금세 낡아지고 빛을 잃으며 흥미를 계속 자극해주지 못한다. 물건으로 인해 끊임없는 만족을 얻으려면 쇼핑의 무한 반복을 해야 한다. 그러한 삶은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앗아간다. 얼마간 쓰고 버려질 물건들을 사기 위해 쉬지도 못하고 일만 하는 삶이 피곤하지 않은가? 평생을 그렇게 살터인가?
물건보다 가치 있는 일에 투자할 시간과 젊음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쇼핑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쇼핑은 근본적으로 나를 채워주지 못한다. 소유가 많고 좋은 것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자신이 그럴듯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적은 소유로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고 생활을 풍요롭게 가꾸어 가는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라. 소비의 노예로 살지 말고 소비를 제어하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라. 미니멀리스트의 사고방식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라. 그러면 쇼핑 고민에서 탈출할 것이다.
인생을 여유롭고 쉽게, 효율적으로 살게 하는 미니멀 라이프!
<나는 비우며 살기로 했다> Part 2. 주변을 정리하면 인생도 정리된다 중 8번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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