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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움 Feb 28. 2022

소유가 나를 말해주지 않는다

 내가 가진 것이 나는 아니다     


종종 이런 사람들을 본다. 자신의 이야기는 별로 없고 노상 주변인들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는 사람들 말이다. 자식, 부모 형제, 사촌, 친구들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고, 직책이 뭐라는 둥 하며 자랑한다. 현재의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 이들은 마치 주변인들이 이룬 업적이 내 것 인양 자랑을 한다. 그러나 실상 알고 보면 자신은 내 놓을 것이 없으므로 주변인을 자신의 대변인으로 삼는다. 그런 사람들과 알고 지내고 그들의 친척이며 친구라는 것에 대한 자랑은 자신도 그런 이들과 같은 레벨임을 은연 중 드러내고자 함이다. 스스로 이룬 것이 없고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늘 남을 예를 들어 말하고 남에 대한 자랑일색이다. 한두 번의 자랑은 들어줄 수도 있지만 매번 듣는 일은 곤욕이 된다. 


물건에 대한 자랑도 역시나 자신을 드러내는 보여주기 식 도구가 되기도 한다. 비싼 옷, 메이커 가방과 신발, 고급외제 승용차, 크고 넓은 아파트 등은 내세울만한 자랑거리다. 보여줌으로 사람들의 경외심과 부러움을 불러일으키고자 한다. 마치 자신이 가진 물건은 곧 자신을 대변하는 것 인양 속으로 우쭐대는 것이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서로를 비교하고 시기하거나 부러워하면서 세상을 산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이 생겨나는 것이고 남보다 나아지려고 부단히 애쓰는 것일 수도 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고 늘 쫓기듯이 살아간다. 남이 뭘 가졌고 이루었든 신경을 안 쓰고 살 수는 없는 것일까?     


전에는 나도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되리라.’고 늘 스스로를 다그치며 끊임없이 뭔가를 했다. 배우고 시도하고 지식과 능력을 갖추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그 결과로 원하는 만큼 대단한 사람이 되지는 못했지만, 하고 싶었던 일들은 대부분 해봤고 일부 이루기도 했다. 정상에 서거나 이름이 널리 알려진 것은 아니었을지라도, 되고자 했던 사람이 되어 그 자리에 섰을 때 느낀 것은 ‘별 거 아니다!’라는 마음이었다. 그 자리에서 더 나아가고 더 많은 업적을 이룬다 해도 크게 감동되거나 고무될 일은 없을 것 같았다. 미술이나 시, 정리수납업계 등의 분야에서 나보다 훨씬 앞서있고 이름난 이들을 많이 본다. 그러나 그 과정이 어떠하고 현재 그들의 모습이 어떤지를 이미 보고 알고 있기에, 크게 나를 다그치며 더 높은 성공을 이루어야겠다는 조급한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이름을 조금 더 알리고 존경과 추앙을 받는 일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발버둥 치며 나를 닦달할까?’ 생각하니 허망하기 그지없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진리인양 그토록 얽매여 살 일이 무엇인가? 어차피 내가 세상에 없으면 이름을 남겼든 아니든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인데….     

그렇다고 의욕도 없이 대충 살라는 말은 절대 아니니 오해하지 말기를 바란다. 자신이 하는 일을 즐기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라.’고 말해 주고 싶어서다. 높은 성취와 경쟁에 휩쓸려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살다가는 정말로 자신이 휘두르는 채찍에 쓰러질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남이 가진 것과 이룬 것을 바라보며 물리적인 것만이 성공의 척도라고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보이지 않는 내면의 건실함과 건강, 자존감, 행복은 남과 비교할 필요가 없는 아름다운 성공이다. 성공한 사람들 중에 이러한 내면의 허약함으로 생을 포기하거나 가정이 파탄 나거나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겁게 사는 사람일 것이다. 남이 어떻게 보든 상관할 필요가 없다. 사회의 주류는 남 하는 대로 하고 남들처럼 경쟁하고, 남이 가진 것을 가져야 한다고 은연중 압력을 가한다. 그러나 나는 엄연히 나로 존재하며 남과는 다른 인간이다. ‘남처럼 살라고 하는 것은 내가 아닌 남이 되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남과 다른 삶을 살면 타인의 눈에는 다르게 보이고 이상하게 생각되어 질 수도 있다. 남들은 ‘잘못됐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내 삶의 방식은 ‘그들과 다를 뿐’이지 결코 잘못된 삶이라 말할 수 없다.      


나를 돌보고 이기적이 되자     


‘이기적이다.’라는 말속에는 어쩌면 ‘나를 많이 사랑한다.’는 속뜻이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을 사랑하기에 타인보다는 스스로를 더 배려하고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한다.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은 아름답지만 타인만 배려하여 자신을 괴롭게 한다면 순서가 뒤바뀐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타인을 배려함보다 나를 배려함이 먼저여야 할 것이다. 타인을 배려하다 상처받고 괴로우면 오히려 타인을 향한 가시를 내 놓게 되어 역효과가 일어나기도 한다. 자신의 마음을 먼저 돌아보고 헤아리며 다독여주면 타인에 대한 인정과 배려는 자연스럽게 스미어 나온다. 스스로를 돌보고 수용할 줄 알아야 남도 온전히 관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조금은 이기적이 되어 자신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을 돌보자. 타인의 눈에 잘 보이고 타인의 기분과 비위를 맞추려 지나치게 애쓰지 마라. 그런 행동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하는지 모른다. 말하고 싶지 않으면 하지 말고 억지로 분위기를 띄우려 노력하지도 말일이다. 남이 요청한다고 무리를 해서 ‘예스’로 답하지 말고, 부담이 되면 ‘노우’라고 말하자. 거절이 어려우면 핑계를 만들어 거절하자. 남에게 끌려 다니는 삶은 결국 내가 없는 삶이 된다.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지 왜 타인의 인생에 들러리고 살려고 하는가?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다. 타인과의 시간, 타인을 돕는 일, 타인의 대소사에 불려 다니는 일을 매번 보람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이런 일에 쉽게 피곤해지고 짜증이 난다. 타인에 의해 움직이는 시간들은 시끄럽고 혼잡하다. 자신만을 위한 시간이 없이 타인에 관계된 시간만을 쫓아 사는 것은 계속 에너지를 빼앗기는 일이다.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혼자 즐기는 시간이 사람에게는 필요하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하루에 한두 시간만이라도 핸드폰을 끄고 인터넷과 SNS 등 세상과의 접속을 끊어 조용히 보내는 시간을 갖는다. 세상이 이토록 고요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새로운 발견처럼 느끼게 될 것이다. 세상과 잠시 접속을 끊는다고 세상에서 단절되거나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평온함과 위로, 따스한 마음이 속에서부터 솟아난다. 


우리는 몸과 마음이 따로 놀 때가 많다. 몸은 길을 걷는데 마음은 집안일을 생각하고, 설거지를 하면서도 내일 일을 걱정하기도 하고, 교회나 성당에서 설교를 들으면서도 마음은 멀리 가 있기도 하다. 그만큼 우리가 순간에 집중을 못하고 살고 있는 것이다. 늘 몸 따로 마음 따로 노는 형국이다. 

몸과 마음이 분리되어 있어서 그런다 하더라도 가끔씩은 순간순간을 의식하며 살아보자. 하늘을 바라보고 보는 것에 집중하여 높고 깊은 푸름을 온전히 느껴본다. 길을 걸을 때는 그 거리와 자연과 걷고 있는 자신을 느껴본다. 단순노동이라도 오로지 그 일에만 생각을 모아 집중해 본다. 그 순간을 느끼고 즐기다보면 삶이 행복해진다. 살아있음이 느껴진다. 바쁘고 정신없는 삶에서 여유를 찾게 된다.      


《홀가분하게 산다》의 오키 사치코는 실수를 했다거나 남이 자랑을 한다거나 마음에 매이는 일이 있을 때마다 “그게 뭐라고!”를 단호하게 외친다.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를 크게 외치고 나면 심란했던 마음이 가벼워지고 가라앉는다고 한다. 

스스로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에 대해 자랑하고 싶거나 으스대고 싶으면 “그게 뭐라고!”를 외쳐보자. 잔뜩 어깨에 힘이 들어갔던 것들이 부드럽게 내려간다.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자신에게는 대단할지 몰라도 ‘남에게는 별거 아닌 일’에 우리는 집착을 하고 자신의 성공을 되뇐다. 남은 자기 일에만 관심이 있지 타인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에 대한 자랑, 자식과 친척, 친구, 소유에 대한 자랑을 떠벌리지 말자. 그게 뭐라고 그리 자랑을 하는가? 그런 자랑으로 타인이 나를 대단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해 주는 일이 뭐 그리 중요하다고! 


물리적인 것이든 아니든 소유가 많으면 매이는 것이 많다. 마음이 무겁고 늘 할 일이 많다. 이룬 것들과 하고 있는 일들, 고급 승용차와 갖가지 비싼 소유물을 바라보고 “그게 뭐라고!”를 외쳐보자. 정말 별거 아닌 것들이다. 별거 아닌 것들에 매여 자유를 억압받고 정신을 혼미하게 하지 말자. 

소유가 나를 대변하지 않는다현재의 이 모습 이대로가 가장 나답고 아름답다. 지금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며, 쉬고 싶을 때 쉬고 멈추고 싶을 때 멈추자.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지금 하도록 하는 즐거움을 자신에게 선사하자. 나에게는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     




인생을 여유롭고 쉽게, 효율적으로 살게 하는 미니멀 라이프! 

<나는 비우며 살기로 했다> Part 5. 소유가 나를 말해주지 않는다 중 8번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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