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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wa Jun 01. 2024

나에게

<오늘 하루 어땠나요>



태풍이 온다고 한다. 시간이 참 빠르기도 하다. 태풍이 지나가면 아마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겠지? 오늘 아침에 동네 오전일을 나갔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이곳에서의 시간이 어느새 일년하고도 두달이 지났다.


다른 곳 보다 이곳의 시간은 너무도 평화롭게 흘러간다. 일하는 시간이 2시간이라서 짧아서 크게 부담이 없어서 그런가? 이 정도는 아침 운동하는 수준이라서 사실을 매일해도 괜찮을 정도이다. 만약 아이가 더 크고 내 손을 안타는 때가 오면 정말로 매일하고 싶다.  어차피 아침에 일을 안나가는 시간은 이부자리에서 게으름 피우거나 몽롱한 정신으로 빈둥거리며 아침시간을 보내기 십상이다.


아침에 나가서 가볍게 몸을 움직이고, 동료들과 가볍게 대화를 나누고, 매일 오는 손님에게 밥을 내어주고..  용돈벌이도 되니.. 이정도라면 60살이 되어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너무 앞서갔나?. 근데 현실적일 수도 있다.


지금 일본 맥도날드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대폭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할아버지들이 테이블을 닦고 있어서 헉 했는데 이제는 할머니들이 청소는 물론 카운터에서 주문을 받고, 음식을 테이블까지 가져다 주고, 빈쟁반을 받아서 치워주는 것에 익숙해 졌다.


나이가 많아도 건강하니까 뭔가 일을 하나 익혀두면 회사가 망할때까지는 계속 할 수 있는 것이다. 세븐일레븐 같은 편의점도 마찬가지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계산대에서 일을 하고 있다. 써비스직에서 건강한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곳은 앞으로 더욱 많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또 나의 노후를 생각하게 되는구나...

출산이 늦은 관계로 아이가 성인이 되면 난 60이 넘는데, 그때의 나의 모습은 어떠할까. 무슨 일을 하며 무슨일을 즐기며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갈까.


오늘 갑자기 드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내 밖에 있는 것을 추구하느라 쫒아댕기기 바쁘면 아마 평생가도 그 바쁨이 멈추지 않을 것이고 내 만족이 채워지지 않을 것이다. 이건 성장을 위한 노력과는 다른 것이다. 마치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변변찮은 듯 소홀히 생각하는 느낌이다.


너 자신으로 돌아와. 네가 가진 것을 봐. 너만이 가진그것이 바로 너이고 그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존엄한것인지 너는 알아야 해.

내가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난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되도 않는 부족함을 채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지...  밖에 있을 것들로 만들 수 없는 , 이미 만들어져 있는 내가 있는데 왜 그것에 눈길도 주지도 않고 애틋한 눈으로 바라봐주지도 않는지..


아마 내가 그렇게 자랐기 때문이 아닐까.

더 잘해야지. 지금으로 부족해. 못하면 혼나...하면서 나를 부정했을 것이다.

나를 부정했구나. 나를 포용하고 수용하지 않았구나. 잘함과 잘못함의 잣대로 나 자신을 닦달했구나..


이제는 이런 나에 대한 스스로의 깨달음에 고마움을 느낀다.

내가 인생을 더욱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있는 키워드를 또 하나 찾은 것 같기 때문이다.


나로 돌아와.

나로 돌아와.


마음이 어지러울때, 머리가 복잡할때 나는 항상 이말을 주문처럼 외울 것이다. 아니, 매일 매일 되뇌일 것이다. 내가 나로 살아가는 게 행복하고 충만하기를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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