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iwa Jul 03. 2024

7월의 시 - 이해인

<시처럼 음악처럼>


<7월의시 - 이해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랗게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것 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햐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이 되십시오



작가의 이전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