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국적 초등여자 농구선수 그림일기#22

#전국남녀종별농구선수권대회 #초등여자농구 #다문화 #케냐

by 가쇼

전국남녀농구대회 모니터링을 하러 철원으로 갔다. 초등학교 여자 농구 경기를 생전 처음 본건데 생각보다 실력이 뛰어나 놀랬다. 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여학생들은 운동을 좋아하지 않으면 억지로 시킬 수 없다고 했다. 온양에서 올라온 팀의 3학년 여학생이 자기보다 머리 두개 높이 차이가 나는 6학년 언니들을 상대로 수비하고 공격하며 밀리지 않고 야무졌다. 그들중 가나 초코렛 같은 피부에 키가 유독 커서 눈에 띤 선수가 있었다. 담당 교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며 한국말을 잘 하냐고 했더니 겉모습만 외국인이고 다 한국인이예요 하신다.


여학생은 부모님 일 때문에 케냐에서 왔다고 했다. 한국 이름도 있어요 하며 같은 팀 선수들이 지켜보고 있다가 한마디 거들었다. 선생님 권유로 농구를 시작한지 2개월 됐는데 재미있다고 했다. 콤파스로 둥글게 그은 것처럼 튀어나온 이마와 옅은 밤색 눈동자는 서툰 한국말을 하며 긴장하고 있었다. 어떤게 힘드냐고 했더니 운동을 안하다가 해서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했다. 슛을 쏘는게 재미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국에 살면서 사람들이 쳐다보는게 불편한데 케냐에 한국 사람이 오면 마찬가지일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작은 소리로 신중하게 고른 단어 하나 하나를 엮어서 말하는데 다른 아이들처럼 농구를 잘하고 싶은 초등학생이었다. 그녀의 생각을 들으며 굶주리고 헐벗은 아이들 보여주고 후원하라는 광고속 아프리카는 사라졌다. 햇볕과 그늘을 오가며 사는 사람들의 커피 한잔에 케냐 농부 하나님이 있을 것이고 사랑을 속삭이는 초콜릿의 원료를 만드는 검은 땀이 있을 것이다. 인터뷰 끝내고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는 높고 낮은 학생들의 웃음 소리가 흐린 하늘을 개이게 할 것 같았다.

전국남녀종별농구대회 초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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