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지에 따라 달라지는 글쓰기 그림일기 #25

#아파트장터 #관점 #글쓰기 #장사 #걱정

by 가쇼

동네 부녀자 친구가 주말에 열리는 아파트 장터에 관해 쓴 글을 보고 사람의 처지에 따라 얼마나 다른 모양으로 그려지는지 새삼 확인했다. 내가 느끼는 아파트 장터는 걱정부터 앞선다.

오늘안에 저 물건들이 다 못 팔리면 어쩌나, 재고가 돼 신선도가 떨어지면 어쩌나. 비가 와서 손님이 안오면 어쩌나. 맑아서 다들 놀러가 손님이 안오면 어쩌나. 산더미처럼 만들어 놓은 음식 안팔리면 어쩌나. 카드 손님이 많아서 물건 사올 현금이 부족하면 어쩌나. 화장실을 가고 싶아도 손님을 놓칠까 참으면 어쩌나. 하루종일 밖에 서서 어쩌나. 추울때, 더울때 어쩌나. 어느집은 잘 팔리는데 어느집은 안팔려서 어쩌나. 장사하는 경험에서 오는 오만가지 걱정이 보이는 어쩌나 글쓰기가 된다. 풍요로운 햇살이 정기적으로 입금되는 삶에서 나오는 명랑한 글과 다르게 일조량 부족한 통장 잔고를 확인해 가며 사는 내 연민을 그들에게 전가시킨다. 그들 걱정을 왜 내가 결정하고 있을까. 오늘도 손님 없는 김밥집 앞을 불편하게 지나간다.

동네 부녀자 오도 브런치에서 연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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