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비전 경영

130% 운이 있어야 한다?

사업 성공의 비밀

by 김용진

I. 사업은 130%의 운이 필요하다


사업가들 사이에서 이 말은 대체로 웃으며 나온다.

강연이 끝난 뒤다.
술자리일 때도 있다.

누군가 이렇게 말한다.

“결국 사업은 운이지. 그것도 130%.”


말하는 사람도 웃는다.
듣는 사람도 웃는다.

이 표현은 진지한 경영 이론이라기보다
체념이 섞인 농담처럼 들린다.


그런데도 이 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웃자고 한 말인데, 현실을 지나치게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130%의 운이라는 표현은
노력이나 전략을 부정하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사업이라는 영역이
얼마나 ‘불확실성과 외부 변수에 취약한 구조’인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비유이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질문이 하나 생긴다.

‘왜 100%가 아니라 130%인가?’


II. 100%의 운과, 실패를 견디는 30%의 운이다


130%의 운은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사업이 성공하려면
최소한 100%의 운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 100%가 오기 전까지 또는 그 이후 또 다른 도전의 기간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그 시행착오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여분의 운 30%’가 추가로 필요하다.


이 말을 조금 더 직설적으로 바꾸면 이렇다.

‘성공할 운뿐 아니라, 실패해도 무너지지 않을 운이 필요하다.’


사업 현장에서 자주 들리는 말들이 있다.

“아이디어는 맞았는데, 타이밍이 안 맞았어요.”

“방향은 틀리지 않았는데, 너무 빨랐어요.”

“시장 반응이 오기 전에 자금이 먼저 말랐어요.”


이 문장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능력의 문제라기 보다는, 환경과 시점의 문제’라는 점이다.


그래서 130%의 운이라는 말은
사업을 가볍게 보는 사람이 아니라
‘여러 번의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의 입에서 나온다.


III. 안 된다고 해서, 틀렸다고 결론 내릴 필요는 없다


사업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사람들은 습관처럼 자신을 탓한다.


“내가 부족해서 그렇다.”

“역시 나는 사업 체질이 아니다.”

“처음부터 무리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 판단은 너무 빠르다.


실제 사업 실패의 상당 부분은

개인의 역량보다
‘시장 타이밍과 외부 환경 변수’에 의해 결정된다.


매일경제는 스타트업 실패 요인을 분석한 기사에서
‘자금 고갈’과 ‘시장 타이밍 실패’를
가장 핵심적인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는 사업의 성패가
개인의 의지나 노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매일경제, 「스타트업 10곳 중 7곳, 자금·타이밍 문제로 문 닫아」, 2023.07.10).


130%의 운이라는 말이 전하는 첫 번째 메시지는 분명하다.


‘지금 안 된다고 해서,
네 판단과 네 능력이 틀렸다고 단정하지 말라’는 것이다.


아직 100%의 운이 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왔지만 너무 짧아서 지나쳤을 수도 있다.
혹은, 왔는데 버틸 체력이 없었을 수도 있다.


이 차이를 구분하지 않으면
실패는 곧바로 자기 부정으로 이어진다.


IV. 30%의 운은 사실 ‘준비된 완충 장치’이다


130% 중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사실 100이 아니라 ‘30’이다.


이 30%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두 번의 잘못된 의사결정을
감당할 수 있는 재무적 여력이다.


수익이 나지 않는 시간을
견딜 수 있는 시간적 여유이다.


실패 후에도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심리적 체력이다.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저 사람은 운이 좋아서 다시 일어났어.”

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 운은 대부분
‘사전에 만들어 둔 안전판’에서 나온다.


즉, 30%의 운은
우연이 아니다.


‘준비가 운처럼 작동한 결과’이다.

그래서 이 말은 농담처럼 들리지만
내용만 놓고 보면
매우 실무적인 조언이다.


V. 트렌드는 운이 흐르는 방향을 알려준다


운은 완전히 무작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정한 방향성을 가진다.

그 방향을 우리는 트렌드라고 부른다.


기술은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가?
소비자의 기준은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산업의 중심은 어떤 속도로 이동하는가?


트렌드를 읽는다는 것은
운을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다.


‘운이 지나갈 가능성이 높은 지점에 서는 일’이다.


같은 아이디어라도
어느 시점에,
어떤 맥락에서 등장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그래서 사업가들은
운 이야기를 하면서도
늘 트렌드 이야기를 함께 꺼낸다.


VI. 결국 중요한 것은 ‘운의 정의’이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질문이 있다.


‘우리는 과연 운을 무엇이라고 정의하고 있는가?’


우연한 기회인가?
좋은 사람을 만나는 일인가?
시장이 열리는 타이밍인가?


이 정의가 불분명하면
운은 기대나 체념의 대상이 된다.


반대로 정의가 명확하면
운은 ‘준비의 기준’이 된다.


내가 기다리는 운은 무엇인가?
그 운이 왔을 때 나는 알아볼 수 있는가?
그 운을 잡기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때
130%의 운이라는 말은
비로소 농담이 아니라 전략이 된다.


VII. 끝까지 버텨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 (Peter Drucker,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큰 위험은
아무런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것이다.’


130%의 운이 필요하다는 말은
위험을 무작정 감수하라는 뜻이 아니다.


‘위험을 감수하되,
죽지 않을 준비를 하라’는 말이다.


이 문장은
웃자고 던지는 농담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끝까지 버텨본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지금 안 된다고 해서
모든 가능성이 끝난 것은 아니다.


아직은 운의 차례가 아닐 뿐이다.

그리고 운은
‘준비하며 기다리는 사람에게만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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