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사람은 합리적이지 않다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

by 김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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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슈 제기 상황


“이 정도면 괜찮죠. 그냥 이걸로 가시죠.”

회의가 길어지면, 이상하게 이런 결론을 내린다.


처음에는 꼼꼼하게 따진다.
대안도 비교한다.
리스크도 적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모두가 피곤해진다.

자료는 더 이상 읽히지 않는다.
논점은 흐려진다.
마지막에는 ‘결정 자체’가 목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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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조직에서 가장 위험한 일이 벌어진다.

결정은 내려지는데, 확신은 없다.
실행은 시작되는데, 납득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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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며칠 뒤 이런 말이 나온다.

“그때 왜 그걸로 결정했죠?”

사람이 멍청해서가 아니다.
원래 인간의 의사결정은 그렇게 설계돼 있다.


2. 접근 관점


이 단원에서 질문을 바꿔야 한다.

“왜 더 합리적으로 못 하지?”가 아니다.
“사람이 합리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조건이 무엇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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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의사결정에는 늘 제약이 있다.

정보는 불완전하다.
시간은 부족하다.
이해관계자는 많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


이 환경에서 사람은 ‘최적해’를 찾기 어렵다.
그래서 ‘그럴듯한 해’를 찾는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그럴듯한 해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조직이 그걸 ‘최적의 결정’으로 포장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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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검증이 멈추고 학습이 사라진다.

핵심은 이것이다.
현실의 결정은 최적화가 아니라 제한 속의 선택이다.


3. 선각자의 제언


이 관점을 정리한 사람이 허버트 사이먼(Herbert A. Simon)이다.

사이먼은 1950년대부터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을 통해
인간이 완전한 정보와 무한한 계산 능력으로 최적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Simon, 1955;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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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사람은 합리성을 추구하지만
현실의 제약 때문에 ‘제한된 합리성’ 안에서 움직인다.


그래서 사람은 보통 이렇게 결정한다.

모든 대안을 다 비교하지 않는다.
일정 수준에서 “이 정도면 됐다”고 멈춘다.


사이먼은 이를 만족화(Satisficing)라고 불렀다.
최고를 찾기보다, 충분히 괜찮은 선택을 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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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서 이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는 이미 매일 만족화로 결정하고 있는데도
스스로를 ‘완전히 합리적’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4. 이론에 근거한 현실적인 해법


의사결정은 사람을 바꾸는 게 아니라 구조를 바꾸는 쪽이 빠르다.
제한된 합리성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실수를 줄이는 장치를 두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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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결정을 ‘한 번에’ 하지 말고, 단계로 나눈다


한 회의에서 모든 걸 끝내려 하면
결국 ‘대충 그럴듯한’ 결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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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결정을 쪼갠다.

오늘은 문제 정의만 확정한다.
다음 회의는 대안 2개만 비교한다.
마지막 회의에서 실행 조건을 정한다.


결정의 단위를 줄이면 사고의 질이 올라간다.


4-2. ‘멈추는 기준’을 미리 정한다


사람은 피곤해지면 멈춘다.
그래서 조직이 멈추는 기준을 선제적으로 정해야 한다.


- 이 대안은 비용, 리스크, 일정 측면에서 최소 기준을 충족하는가.
- 고객 영향과 법적 리스크는 검토했는가.
- 실행 책임자와 의사결정권자가 명확한가.

이 기준이 있으면 결정이 감정이 아니라 체크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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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대안을 늘리지 말고, ‘좋은 대안 2개’만 만든다


정보를 더 모을수록 좋은 결정이 나온다는 믿음이 있다.
하지만 정보 과잉은 오히려 판단을 마비시킨다.

그래서 대안을 무한히 늘리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대안 2개를 만든다.
각 대안의 장점 3개, 리스크 3개만 정리한다.

팀의 에너지를 ‘탐색’이 아니라 ‘선택’에 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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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결정 후에 학습을 붙인다


제한된 합리성에서 결정했다면
결정 뒤에 학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결정 2주 후, 30분 점검을 잡는다.

가정이 맞았는지 확인한다.
예상과 달랐다면 무엇이 달랐는지 기록한다.

조직은 완벽하게 결정할 수 없다.
하지만 빠르게 수정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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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사람은 합리적인 기계가 아니다.
정보가 제한된 현실에서 ‘대충 그럴듯한’ 결정을 하며 산다.

문제는 그 결정 방식을 숨기는 데 있다.
합리적이라고 착각하면, 검증이 멈춘다.


제한된 합리성을 인정하는 순간
의사결정은 더 겸손해지고,
조직은 더 빨리 학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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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조직은 최고의 결정을 내리는 조직이 아니다.
괜찮은 결정을 빠르게 내리고, 더 빠르게 고치는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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