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은 이유, 비전은 꿈, 가치는 태도다
조직에는 두 개의 기준이 있다.
하나는 ‘성과를 내는 기준’, 다른 하나는 ‘가치를 지키는 기준’이다.
공기업이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두 번째 기준이다.
핵심가치는 그 기준을 구체화한 것이다.
즉, ‘무엇이 옳은가’를 판단하는 조직의 철학이자 행동의 원칙이다.
전략이 빠른 속도로 변하는 시대일수록,
핵심가치는 그 속도를 조절하는 나침반이 된다.
핵심가치는 조직의 가장 깊은 곳에서 작동하는 판단의 언어이다.
조직 구성원이 ‘우선적으로 공유하고 지켜야 하는 가치관과 신념’을 의미함
구성원의 진정성 있는 태도와 간결한 소통, 일관된 행동지향을 포함함
조직 내 의사결정의 기준이자 행동 판단의 근본이 되는 공통된 믿음임
예산이 부족해 품질을 포기할 때, 일정이 급해 안전을 무시할 때,
그 순간을 막아주는 힘이 바로 핵심가치이다.
공기업의 여러 사례를 보면,
핵심가치가 살아 움직이는 조직은 방향이 흔들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한국전력공사는 ‘고객 중심’과 ‘신뢰’를 가치로 두고 있다.
그래서 단순한 효율성보다 국민의 수용성과 에너지 복지를 함께 고려한다.
한국도로공사는 ‘안전’을 핵심가치로 삼고,
공사기간이 늘더라도 안전규칙을 완화하지 않는다.
한국공항공사는 ‘지속가능성’을 가치로 두며,
공항 내 태양광 발전소를 확대해 탄소중립 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핵심가치는 “무엇이 이익인가?”보다 “무엇이 우리다운가?”를 묻게 만든다.
그 순간 조직은 단순한 행정기관이 아니라,
철학을 가진 공공조직으로 변화한다.
전략목표는 단순히 ‘해야 할 일’을 적은 목록이 아니다.
조직의 미션과 비전이 현실로 옮겨지는 통로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핵심가치’가 있어야 한다.
조직의 미션은 ‘왜 존재하는가’를,
비전은 ‘어디로 가고 싶은가’를 말한다.
그렇다면 핵심가치는 ‘어떻게 갈 것인가’를 결정한다.
그리고 전략목표는 그 방향을 구체적 행동으로 바꾸는 계획이다.
이 네 가지는 하나의 구조를 이룬다.
미션이 존재 이유를 밝히고,
비전이 방향을 제시하며,
핵심가치가 행동의 원칙을 세우고,
전략목표가 그것을 실행한다.
문제는 많은 조직이 미션과 비전은 세우지만
핵심가치를 전략에 녹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전략은 빠르지만 일관성이 없다.
예를 들어보면,
‘혁신’이라는 가치에서 출발하면 디지털 전환과 업무 자동화가 전략목표가 되고,
‘책임’이라는 가치에서 출발하면 안전관리와 내부통제 강화가 된다.
‘상생’이라는 가치에서 출발하면 협력사와 지역경제를 함께 키우는 전략이 된다.
핵심가치는 전략목표의 출발점이며,
전략목표는 핵심가치의 구체적 표현이다.
핵심가치가 조직 내에서 작동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연결고리가 필요하다.
첫째는 ‘가치의 정렬’이다.
핵심가치를 목표로 전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혁신’이 핵심가치라면
그것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다는 뜻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적 선언이어야 한다.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프로세스 디지털화, 업무의 자동화 같은 것이 이에 해당한다.
둘째는 ‘성과의 연계’이다.
핵심가치가 조직의 평가 지표에 포함되어야 한다.
‘상생’을 핵심가치로 삼았다면,
협력업체 지원 건수나 사회적 가치 창출 실적이 평가 항목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치는 구호로 남는다.
셋째는 ‘실행의 일관성’이다.
본사에서 말하는 가치가 현장에서 다르게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본사는 ‘친환경 경영’을 선언하고,
본부는 ‘탄소감축 과제’를 추진하며,
팀은 ‘종이 없는 업무 시스템’을 구축하는 식으로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봐야 한다.
이것이 바로 실행 정렬이다.
핵심가치는 조직의 철학이고,
전략목표는 그 철학이 현실에서 움직이는 방식이다.
공기업의 전략목표는 위에서 아래로, 다시 아래에서 위로 연결되어야 한다.
이를 ‘Cascading’이라 부른다.
예를 들어 ‘디지털 혁신’을 추진한다고 할 때,
전사 수준에서는 디지털 전환 로드맵을 세우고,
본부는 ERP나 BIM 시스템을 고도화하며,
팀은 데이터 기반 업무 자동화를 실천하고,
개인은 AI 도구를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식이다.
이렇게 연결되면 모든 구성원이 같은 비전을 공유하면서
서로 다른 수준에서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핵심가치는 모든 단계의 공통 언어로 작용한다.
핵심가치가 ‘혁신’이라면
모든 부서의 목표에는 ‘새로움’과 ‘효율화’의 언어가 들어가야 하고,
핵심가치가 ‘신뢰’라면
모든 부서의 실행에는 ‘투명한 절차’와 ‘책임 있는 소통’이 포함되어야 한다.
핵심가치는 목표의 색깔을 결정한다.
같은 목표라도 가치가 다르면 방향이 달라진다.
핵심가치는 위기 상황일수록 진짜 힘을 발휘한다.
예산이 줄고 압박이 커질수록,
조직의 철학은 행동으로 드러난다.
핵심가치는 선언문이 아니라 훈련이다.
매일의 회의, 보고, 결재 속에서
“이 판단은 우리의 가치에 부합하는가?”를 묻는 순간이
가치경영의 출발점이다.
핵심가치는 공기업의 영혼이고,
전략은 그 영혼이 세상 속에서 움직이는 방식이다.
핵심가치는 조직이 방향을 잃지 않게 하고,
전략은 그 방향을 현실로 옮긴다.
가치 없는 전략은 속도만 남고,
전략 없는 가치는 방향만 남는다.
둘이 맞물릴 때 조직은 비로소 ‘철학을 가진 실행체’가 된다.
핵심가치는 조직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오늘의 전략이 내일의 실행으로 이어질 때,
그 모든 과정이 가치와 일치한다면
그 조직은 이미 ‘미래를 준비하는 공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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