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슬러 오르는 일, 그 고단함이 곧 생명의 증거였다

by BizManna

산 정상 바위틈에서 처음 솟아난 물방울은 참 맑고 거침이 없습니다. 세상의 오염이라곤 전혀 모르는, 그야말로 태초의 순수함 그 자체죠. 순수함을 간직하며 바다에 이르리라 다짐해 봅니다.


하지만 그 맑은 물이 산을 내려와 인간의 대지로 들어서는 순간, 여정은 순식간에 복잡해집니다. 어떤 물은 화려한 불빛에 이끌려 하수구의 탁류와 섞여버리고, 또 어떤 물은 그저 머물고 싶은 마음에 저수지에 갇혀 빛을 잃어갑니다.


우리 삶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 가졌던 맑은 초심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어느덧 세상이 정해놓은 거대한 흐름 속에 휩쓸려 내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떠내려가곤 하니까요.


그냥 흐름에 몸을 맡기는 건 참 달콤한 유혹입니다.


그냥 흐름에 몸을 맡기는 건 참 달콤한 유혹입니다. 지느러미를 움직일 필요도, 물살과 부딪힐 이유도 없으니 당장은 편안하거든요.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죽은 물고기만이 강물의 무게를 느끼지 못하고 무심하게 하류로 떠내려간다는 사실을 말이죠.


여기서 문득 아주 오래된 지혜의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세상이 모두 넓고 평탄한 길을 향해 우르르 몰려갈 때, 굳이 '좁은 길'을 선택하라는 그 역설적인 권면 말이에요.


이걸 단순히 종교적인 훈계로만 치부하기엔 그 속에 담긴 생명력이 너무나 뜨겁습니다. 저는 그 좁은 길이 결국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살아있는 물고기'의 길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다 옳다고 하는 방향, 남들이 편하다고 하는 방식에 의문을 던지고 나만의 본질, 처음 솟아난 물방울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는 일. 그건 분명 외롭고 고된 지느러미질일 수밖에 없습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거친 물살에 온몸이 깎여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왜 나만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할까"라는 자조 섞인 질문이 입안을 맴돌기도 하죠.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그 짓눌리는 물살의 무게가 바로 내가 지금 '살아있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입니다. 죽은 존재는 결코 물살의 저항을 느끼지 못하니까요.


"지금 내가 이렇게 힘든 건, 내가 살아있기 때문이구나."


오늘따라 삶의 무게가 유독 무겁게 느껴진다면, 잠시 가쁜 숨을 고르며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지금 내가 이렇게 힘든 건, 내가 살아있기 때문이구나. 죽지 않고 여전히 거슬러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구나."


어쩌면 우리가 찾는 진리나 삶의 목적은 강물 끝 어딘가에 있는 게 아니라, 그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우리의 치열한 '몸짓' 그 자체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정말로 그럴지도...


지금 무언가에 부딪혀 버겁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아주 잘하고 있는 겁니다. 당신의 영혼은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하게 꿈틀대며, 생명의 근원을 향해 꿋꿋이 헤엄치고 있는 중이니까요. 그 거친 숨소리가, 세상의 소음 속에서 당신이 잃지 말아야 할 가장 고귀한 선율임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BizMan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