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부터 리더를 책임이 아닌 직함으로 선택했을까

왜 회장님 자리는 붐비고, 작은 모임의 리더는 늘 비어 있을까?

by BizManna

#114


여러분들은 가끔 리더에 대하여 이런 생각을 하지 않나요. 세상에 '장(長)' 자를 단 분들은 참 많은데, 왜 정작 우리가 마음을 터놓고 기댈 수 있는 '진짜 사람' 리더는 갈수록 찾기 힘든 걸까 하고요.


요즘 어디 모임 나가서 "회장입니다"라고 소개하는 분들, 정말 흔하잖아요. 지역 연합회부터 각종 협의회까지, 이름만 들으면 어마어마한 조직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사람 사는 냄새가 나야 할 작은 임이나 일터의 현장에는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라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서 다들 발만 동동 구릅니다. 다들 빛나는 자리는 원하면서, 누군가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그림자 같은 자리는 피하고 싶어 하죠.



그럴듯한 직함이 주는 '위험한 위안'


왜 그럴까요? 제 생각에는 '회장님'이라는 타이틀이 일종의 마취제 같은 구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예전에 규모가 꽤 큰 조직에서 회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어 봐서 압니다. 그때는 세상이 나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건 제 능력이 아니라 ‘시스템’이 만들어준 착각이었죠.


그 자리에 앉는 순간, 내 인격이 조금 부족해도, 내가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법을 몰라도 직함이 알아서 권위를 만들어주거든요. 큰 조직의 시스템 뒤에 숨으면 내 실수는 적당히 가려지고, 책임은 여러 단계로 흩어집니다. 굳이 누군가의 깨진 마음을 부여잡고 밤새 고민할 필요가 없는 거죠.


하지만 임,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한 사람의 인생'을 마주하는 자리는 전혀 다릅니다. 거기선 '회장'이라는 직함이 아무 힘도 쓸 수가 없어요. 누군가 모임을 떠날 때 그 서운한 눈빛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고, 지지부진한 갈등 속에서 밑바닥까지 드러나는 내 인내심을 마주해야 합니다. 도망칠 곳이 없거든요. 그래서 은 매체에서 언급하는 '소그룹 리더십'이라는 것이 기술이 아니라 '인격'의 영역이라고 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명성이라는 신기루, 영향력이라는 실체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유명해지는 것'을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며 살아온 것 같아요. 신문에 얼굴이 나오고 단상에서 박수를 받는 게 영향력일까요?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진짜 영향력은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단 한 사람의 삶이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지도록 곁을 지켜주는 정성에서 나온다고 믿어요.


성경에 나오는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가 큰 것에도 충성된다"는 말, 예전엔 그냥 좋은 말인 줄 알았는데 살다 보니 이게 무서운 진리더라고요. 작은 모임에서 한 사람의 마음도 얻지 못하는 리더가 수백, 수천 명의 연합회를 이끈 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결국 껍데기만 남은 행정 조직일 뿐이죠. 사람을 잃은 리더십은 유통기한이 정해진 통조림처럼 결국 상하기 마련입니다.



결국, 답은 '사람'입니다


AI가 우리 대신 기획안도 써주고 스케줄도 짜주겠죠. 하지만 AI가 절대로 대신해 줄 수 없는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손해를 감수하는 '마음'과, 끝까지 믿어주는 '신뢰'입니다. 세상이 화려해지고 기술이 정점으로 치닫을수록, 역설적으로 사람들은 더 갈구하게 될 거예요. 직함 뒤에 숨은 권위자가 아니라, 내 이름을 불러주고 내 고민에 귀 기울여주는 '진짜 사람' 리더를요.


오늘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우리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한번 던져봤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내 명함에서 '회장'이니 '대표'니 하는 수식어가 다 사라진다면, 나는 무엇으로 남을 수 있을까요?

나는 오늘, 내 곁의 '한 사람'을 위해 얼마나 진심이었나요?


진정한 리더십은 '높은 단상 위'가 아니라, '낮은 식탁 옆'에서 증명됩니다. '회장님' 소리를 듣기보다, 누군가에게 "당신 덕분에 살맛 납니다"라는 소리를 듣는 리더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2026년, 우리의 리더십 온도가 조금 더 따뜻해지길 바라며...


- BizM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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