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닫은 리더, 귀를 닫은 조직

말하지 않는 직원들 속에 잠들어 있던 가장 값비싼 해답

by BizManna

#21


리더의 책상이 유독 넓고 무거운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 넓은 자리에 혼자 앉아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압박감이 그 가구의 무게만큼이나 고여 있기 때문이겠죠. 저도 가끔은 그 무게에 짓눌려 숨이 막힐 때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답을 찾기 위해 자꾸만 먼 곳을 쳐다보곤 합니다. 비싼 컨설팅 보고서를 뒤적이고, 남들은 어떻게 하나 싶어 SNS를 기웃거리기도 하죠.


사실 우리가 정말 놓치고 있는 건,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매일 아침 가장 먼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와 현장에서 제품의 작은 흠집 하나까지 잡아내는 우리 직원들 말이에요. 이분들이야말로 우리 회사의 '진짜 전문가'들이잖아요. PwC 같은 글로벌 기업이 수천 개의 내부 아이디어를 모아 비용을 절감했던 사례는 사실 대단한 기술이 있어서가 아니었을 겁니다.


단지 직원들에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어볼 용기가 있었을 뿐이죠. 수십만 달러의 가치는 거창한 전략이 아니라, 누군가의 책상 서랍 속에 잠자고 있던 사소한 불편함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문득 오래된 지혜의 한 구절이 떠오르더군요.


"미련한 자는 자기 행위를 옳게 여기나 지혜로운 자는 권고를 듣느니라."


참 아프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말입니다. 리더라는 자리에 앉으면 나도 모르게 '내가 다 알아서 한다'는 자만심에 빠지기 쉽거든요. 내 생각이 정답이라고 믿는 순간, 우리는 지혜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합니다. 반대로 "제가 잘 모르는 부분이 있을까요?"라고 묻는 순간, 리더는 비로소 진짜 지혜를 얻을 준비가 된 셈이죠.


그런데 가끔은 직원들의 침묵이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우리 직원은 아이디어가 없나 봐"라고 생각하시나요? 제 생각엔 아마 그건 아이디어가 없어서가 아니라, 내뱉은 말이 허공에 흩어질까 봐, 혹은 괜한 참견으로 비칠까 봐 닫아버린 마음의 문일 수도 있습니다. 예언자가 고향에서 대접받지 못한다는 말처럼, 그동안 우리는 등잔 밑에 있는 내부 자원들의 가치를 너무 쉽게 간과해 온 건 아닐까요.


"의논이 없으면 계획이 무너지고, 조언자가 많으면 계획이 성공한다."


이 오래된 문장이 2026년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성공은 독주가 아니라 합주이기 때문이죠. 이제 무거운 책상 뒤에서 나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요. 리더의 권위는 입에서 나오는 명령이 아니라, 상대의 진심을 담아내는 커다란 귀에서 완성되는 것일지도 모르니까요.


오늘 여러분의 귀에는 어떤 소중한 조언들이 머물다 갔나요? 혹시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가장 보석 같은 아이디어를 그냥 흘려보내지는 않으셨나요. - BizMan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