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라는 숭고함과 '결과'라는 냉혹함에 대하여
세상은 가끔 지독하리만큼 불공평해 보입니다. 어떤 이는 평생을 바쳐 순수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정작 그 결실은 엉뚱한 사람이 따가는 광경을 우리는 너무나 자주 목격하니까요. 마치 새벽이슬을 맞으며 정성껏 꽃을 피워냈더니, 지나가던 행인이 그 향기를 채가고 장사꾼이 그 꽃을 꺾어 비싸게 파는 모양새랄까요.
솔직히 말해볼게요. 제가 만약 그 '아이디어의 주인'이라면, 밤잠을 설칠 것 같습니다. "그거 내 생각이었는데", "내가 먼저 시작했는데"라는 억울함이 목 끝까지 차오르겠죠. 하지만 조금 더 냉정하게, 아니 정확히 말하면 조금 더 넓게 세상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관점을 살짝 비틀어보는 거죠.
아이디어를 응용해서 유명해진 사람들을 보면 대개 '편집의 천재'들입니다. 원석을 보석으로 깎아내는 기술자라고나 할까요? 순수한 아이디어는 때로 너무 날것이라 세상과 소통하기 어렵습니다. 이때 응용가들이 등장해 대중의 언어로 번역을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디어는 생명력을 얻습니다. 누군가에게 응용되지 않는 아이디어는 어쩌면 일기장 속의 낙서와 다를 바 없을지도 모릅니다. 유명해진 그들은 사실 원작자의 고독한 영감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낸 '배달부' 역할을 한 셈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원작자의 이름이 지워진다면 그건 명백한 비극이겠지만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그걸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또 다른 영역의 인종들입니다. 그들은 아이디어의 '가치'를 '가격'으로 환산하는 능력을 가졌죠. 씁쓸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돈이 돌아야 그 아이디어가 지속 가능한 시스템 속으로 들어옵니다.
누군가 돈을 벌기 시작할 때 비로소 그 아이디어는 하나의 '산업'이 되고, 더 많은 사람의 일자리가 되며, 더 넓은 세상으로 퍼져나갑니다. 결국 아이디어를 낸 사람, 응용한 사람, 돈을 번 사람 모두가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 위의 파트너인 셈입니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봅니다. "어느 것이 좋은가?"
정답은 없겠지만, 저는 '자기 자리를 아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당신이 돈보다 영감의 순간에 심장이 뛴다면, 누군가 내 아이디어를 가져가 꽃 피우는 것을 보며 "내 눈이 틀리지 않았군"이라고 웃어넘길 수 있는 대범함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결과물로 증명하는 게 목표라면, 남의 아이디어를 가져오는 것에 부끄러워하기보다 그것을 어떻게 더 가치 있게 만들지 치열하게 고민해야겠죠.
'자기 자리를 아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세상은 천재가 시작하고, 기술자가 다듬으며, 사업가가 완성합니다. 이 연결고리 중 어디에 당신의 마음이 머물고 있나요? 사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아이디어를 먹고 자라며, 또 누군가의 자산이 될 씨앗을 뿌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무엇이 더 좋냐고 묻기보다, 지금 당신이 서 있는 그 위치에서 어떤 맛의 열매를 맺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건 어떨까요. - BizM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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