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의 시련과 더블스타에의 매각
최팀장과 석박사가 의견을 주어 최근에는 정식 케이스 외에도 재미있을법한 국내 회사를 하나씩 골라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있다.
이에 석박사의 컨설팅 경험이 있는 타이어 산업, 그리고 그 중에서도 최근 우여곡절 끝에 중국회사인 더블스타에 매각된 금호타이어를 이번 케이스로 선택하였다.
최근에는 주말에도 출장이나 근무가 종종 있고, 평일에도 너무 바쁜 날이 이어지다보니 이번 녹음을 위해 석박사가 준비해 준 기사들도 많이 읽어보지는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예전에 따로 케이스 스터디 모임을 가졌을 때 미국 타이어 회사인 Good Year 사례를 접한 적이 있기 때문에 타이어 산업에 대한 약간의 사전지식이 있었다는 점이다.
오늘 이렇게 녹음을 하고나니 정말로 내가 케이스 스터디를 안 했으면 언제 타이어 산업에 대해서 공부할 기회가 있었을까 싶다. 경험해보지 못한 산업을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맛보기라도 보는 것, 내겐 여전히 매력적인 부분이다.
금호 타이어의 시련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금호타이어는 잘 나가는 회사였다.
시장 점유율, 수익률, 그리고 현금창출 능력 면에서도 안정적이었기에, 어떻게 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캐시카우의 역할을 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오히려 이렇게 잘 나가던게 독이 된걸까?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2006년 말 6조원 이상을 주고 대우건설을 인수할 때, 금호타이어는 자금조달을 위해 많은 부채를 떠안아야 했다.
이렇게 부채가 높아지고, 이에 대한 이자비용도 꼬박꼬박 내야 하는 상황에서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에 의한 금융위기가 터지며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되었다.
건설경기가 침체되며 막 인수한 대우건설은 힘을 쓰지 못했고, 타이어 사업의 성과도 부진했으며, 이자상승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커졌다.
결국 유동성 문제에 빠진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된다.
타이어 산업 에센스
타이어 산업은 크게 '신차 시장'과 '교체 시장'으로 나누어진다.
모든 자동차는 출고될 때 타이어가 장착되어 나가기 때문에, 자동차 제조 기업들은 타이어 회사로부터 대량 공급을 받아 자신들의 차량에 장착한다. 이 시장에서 타이어는 자동차라는 완제품의 부품으로 들어가며, 일반적인 B2B 거래에 해당된다.
부품이긴 하지만 타이어는 브랜드가 최종 소비자에게 상당히 알려져 있는 부품이다.
컴퓨터 CPU 제조사이면서 성공적으로 B2B 브랜드를 안착시킨 인텔(Intel)정도까지는 아니라도, 타이어 브랜드는 소비자가 해당 차량의 '그레이드(Grade)'를 판단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프리미엄 세단으로 포지셔닝 되어 있는 차량에 저가 타이어를 장착한다면 고객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는 일부 프리미엄 세단이나 스포츠카 정도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타이어 회사들은 자동차 제조사와 치열하게 단가 및 스펙을 협상해야 한다.
몇 개의 자동차 제조사로 제한되어 있는 신차 시장과 달리 교체 시장은 상당히 분열화(Fragmented)되어 있다. 타이어는 대부분 자동차 회사의 전문 수리센터, 공업소, 전문 타이어센터, 그리고 국가에 따라에서는 대형 할인마트 등에서 교체된다. 평균 단가는 자동차 제조사를 대상으로 하는 신차 시장보다 높기 때문에 이윤이 높지만 대신 여러 유통 단계를 거쳐야 한다. 꽤 오래 전부터 타이어 회사들은 이런 유통단계를 더 짧게하여 중간마진을 최소화하고 자신들의 타이어만 전문적으로 파는 파트너들을 늘려나가 시장의 목소리를 들으면서도 안정적인 매출을 꾀하려고 노력해왔다. 또한 타이어는 소비자가 제품의 우열을 스스로 가리기 어려운 제품이기 때문에 '최초상기브랜드'가 되고자 마케팅에도 많은 투자를 하였다.
금호타이어의 새 주인인 더블스타
상당한 우여곡적을 겪고 최종적으로 중국의 타이어 회사인 더블스타가 워크아웃을 졸업한 후에도 힘겨워했던 금호타이어를 매입했다.
2016년 금호 타이어의 인수를 첫 시도했던 더블스타는 당시 매출이나 공장규모나 금호 아시아나의 1/3도 안되는 작은 회사였다. 당연히 보유한 현금성 자산도 인수금액을 감당하기에는 한참 모자른 수준이며, 대부분의 인수자금을 외부조달해 와야 하는 상황이었다. 재무적으로만 보면 자신의 규모에 비해 큰 회사였던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많은 부채를 떠안았던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12년 전 상황과 상당히 오버랩 된다.
그러나 여러가지 변수로 매각은 불발되었고, 그 사이 금호 타이어의 실적이 더 악화되며 2018년에는 인수 금액이 더 낮아졌다. 결국 더블스타는 6463억원을 들여 금호타이어 신주 45%를 인수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 금액은 2016년 처음 매각이 논의 되었을 때보다 줄어들어 자금부담은 낮아졌지만 대신 3년간의 고용보장을 약속하게 되었다.
케이스를 끝내며...
1997년 IMF를 겪은 후 정부는 외환보유를 충분히 늘린 덕분에 2008년 금융위기는 나름 부드럽게 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 금융위기때 유동성 문제와 수익구조 문제가 생기며 이후로 서서히 사라져간 중견기업들이 많다.
(결국 이런 현상은 GDP에서 대기업 의존도를 더 높여버렸다)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까지 중견기업들은 호황을 타고 한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감행했다.
투자는 크게 3가지 종류로 나뉘었다. 자신들의 핵심산업의 규모를 키우기 위한 생산시설 증설 투자, 핵심산업의 안정적인 공급망 형성 및 원가구조 혁신을 위하 수직계열화 투자, 그리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그룹의 포트폴리오 개선을 위한 신규사업 투자.
중요한 것은 이 3가지 투자의 목적과 방법이 매우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는 이런 투자를 감행한 모든 회사들을 힘들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회사는 투자가 필요하다. 투자는 미래의 성장을 약속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언론들은 투자에 소극적이고 현금보유량만 늘리고 있는 한국 기업들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2000년대 중반 적극적인 투자를 감행했던 중견기업들은 금융위기 폭탄을 이겨내지 못하고 대부분이 자취를 감추어 가고 있다.
그리고 언론들은 이런 회사들이 '무리한 투자'를 했다고 비판한다.
대규모 투자는 차입과 긴 시간을 요구한다.
그리고 이 시간동안 분명히 세상은 변할 수 있다.
나는 요즘과 같은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에서 과연 '대규모 투자'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소극적이고 점진적으로 투자를 하면 ROI가 안나오고 경쟁에 뒤쳐질 수 있으며,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면 경기변화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어쩌면 이런 부분이야말로 정부가 기업을 지원해 줄 수 있는 Sweet Spot인지도 모른다.
기업은 투자 리스크를 가져갈 수 밖에 없고, 작은 내수 시장, 외부변수에 취악한 경제권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 기업들에게는 이런 리스크가 더욱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물론 정부가 가만히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 엎질러진 물을 주워담는 Bail-Out(기업구제) 보다 나은 대안이 있다고 생각한다.
패널:
- 신작가: '어떻게 경영을 공부할 것인가?' 저자
- 최팀장(국내 대기업 & 스타트업 경력 서비스 기획자)
- 석박사(글로벌 전략 컨설팅 출신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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