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속삭이는 진실

자아 성찰

by 하늘바라기

산을 내려오는 길.
올라갈 때와는 다른 생각이 든다.
올라갈 때는 '나'에게 집중했다. 내 걸음, 내 호흡, 내 의지.

모든 것이 나로부터 시작되고 나로 끝났다.
하지만 내려오면서 보이는 것들이 달라진다.


나무를 본다. 혼자 서 있는 것 같지만, 혼자가 아니다.

뿌리는 땅속 깊이 다른 나무들과 연결되어 있다.

가지는 하늘로 뻗어 햇빛을 나눈다. 잎은 바람과 대화한다.
새를 본다. 혼자 날고 있는 것 같지만, 혼자가 아니다.

공기가 날개를 받쳐준다.

먹이가 되어준 벌레들이 있다. 둥지를 틀 나무가 있다.
돌을 본다. 그냥 박혀 있는 것 같지만, 혼자가 아니다.

오랜 시간 비와 바람이 깎았다.

이끼가 표면을 덮었다. 작은 벌레들이 틈에 산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나도.


나는 혼자 산을 올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혼자가 아니었다.
땅이 나를 받쳐줬다. 공기가 나를 살렸다. 물이 나를 적셨다.

햇빛이 나를 비췄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을 준 존재들이 있었다.
부모님. 조부모님. 그 이전의 조상들. 끝없이 이어진 생명의 사슬.
만약 그 중 단 한 명이라도 없었다면, 나는 여기 없다.
혼자일 수 없다. 그것은 나약함이 아니다. 그것은 본질이다.
발길 닿는 대로 길을 떠나보면, 존재에 대한 허무함을 느낄 때가 있다.

'나는 왜 여기 있는가?' '이 모든 것이 무슨 의미인가?'
하지만 동시에 깨닫는다.
그 허무함조차도 혼자 느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수천 년 전 사람들도 같은 질문을 했다. 산을 오르고, 바다를 보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수천 년 후 사람들도 같은 질문을 할 것이다.
우리는 시간을 넘어 연결되어 있다.
삶의 무게를 느낀다.
매일 하루는 반복된다. 일어나고, 먹고, 일하고, 자고.

그 속에서 무엇을 찾을 수 있는가?
간절히 바라던 나를 향해 두 팔 벌린다.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우연히 나 자신을 만난다. 하지만 그를 도저히 알 수 없다.
왜냐하면 '나'라고 부르는 것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매 순간 변한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르다.

세포가 죽고 태어난다. 생각이 바뀐다. 감정이 흐른다.
내가 '나'라고 믿는 것은, 사실은 수많은 관계의 교차점이다.
부모의 아들. 친구의 친구. 동료의 동료. 자연의 일부.
그 모든 관계 속에서 '나'가 형성된다.
관계를 떠나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쉼터에 도착해서 쉰다. 옆에 젊은 부부가 앉는다.

서로 기대어 물을 마신다. 말없이 풍경을 본다.
그들을 보며 생각한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두 개의 독립된 존재가 만나는 것? 아니다.
사랑은 두 존재가 하나의 새로운 존재를 만드는 것이다.

'너'와 '나'가 만나 '우리'가 된다. 그 '우리' 속에서 비로소 완전해진다.
나는 나로써 완전해질 수 없다. 혼자서는 반쪽이다. 불완전하다.

무언가 부족하다. 하지만 관계 속에서, 상호작용 속에서, 더욱 더 강해진다.
짧은 찰나에 살고 있는 나는 나약한 존재다.
하지만 그 나약함을 인정하고, 서로 소통하고 반응하면서, 서로를 보완하며 산다.
그것이 인간의 방식이자, 생명의 방식이다.


다시 길을 걷는다. 이번에는 다르게 본다.
모든 것을 관계로 본다. 나무와 흙의 관계. 새와 하늘의 관계.

돌과 물의 관계. 그리고 나와 모든 것의 관계.
홀로일 수 없다. 홀로일 필요도 없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외로움이 사라진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순간, 완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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