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순 경에, 하락하는 코스피 지수에 대한 글을 브런치에 기재했습니다. 약 한 달간 증시 분석에 대한 글을 따로 올리지 않았는데, 시장에 하락 추세를 파악한 후 시장을 관망한 이유가 컸습니다.
1월부터 이어온 장기간의 상승 추세를 잃은 국내 시장 자체가 예측하기 어려울뿐더러, 굳이 하락하는 시장에서 수익을 목표로 주식 비중을 높이면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내 증시는 방향성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앞으로 시장 방향성을 결정할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관점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 미국 고금리 리스크
한국주식 시장은 미국 시장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만큼, 국내 시장에서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경제 상황을 항상 주시해야 합니다. 국내 시장과 같이 S&P 500과 나스닥은 연착륙 기대감 및 기업 실적을 기반으로 23년 지속적인 우상향 추세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주가만 오른 것이 아닌, 기준 금리 및 소비자 물가, 유가도 함께 상승했습니다.
미국 모기지금리, 가솔린 유가, 소비자 물가, 소비자 심리지수 그래프 / 출처: 하이투자증권
모기지 금리가 7% 이상으로 급등하면서 미국 내 주택시장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모기지 금리 급등으로 인해 주택시장이 부진해졌고, 이로 인해 소비 제약성 또한 커졌습니다. 미국 주택시장 체감지표인 NAHB는 7월에 56을 기록했는데, 단 두 달 만인 9월 달에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45를 기록했습니다. 주택시장 경기가 급격하게 하락 중이며, 주택경기 부진이 미국 경제 자체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 유가 및 가솔린 가격 인상
가솔린 가격 상승 또한 문제입니다. 유가가 90 달러를 넘게 상승한 지금, 미국 내 가솔린 가격 또한 3.9 달러를 기록하며 1월 대비 20% 이상 상승했습니다. 미국 시장은 가솔린 가격에 민감한 만큼, 이로 인해 소비자심리지수 또한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가솔린 가격 상승은 곧 연준이 미국 내 물가 인상을 억제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가가 잡히지 않는다면 금리 사이클에 대한 불확실성도 해소되지 않습니다. 연준의 의도와 달리 유가는 급등했고, 소비자물가는 저점에 도달한 후 다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한미 금리차 리스크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와중, 한국은 금리를 동결했습니다. 한미 금리차에 대한 우려가 계속 있었지만, 한국은 금리 인상에 대해 방어적인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국내 경제 침체를 대비한 정책이지만, 한편으로는 투자자 이탈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선물 시장 공매도 수량 또한 증가 중입니다. 금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금액은 1조 2758억 원입니다. 채권 시장 또한 비슷합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8월 중 상장채권 8조 9750억 원을 순매수하고, 9조 3580억 원을 만기상환받아 총 3830억 원을 순회수했습니다.
올해 초부터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우려되어 왔는데, 한미 금리차가 2%까지 벌어지며 실제로 투자자 이탈이 발생 중입니다. 문제는 미국 내 금리 동결이 확정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 이탈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금리가 동결되더라도 금리차는 당분간 지속될 것입니다.
■ 경기 둔화 시그널
분기별 수주액 / 출처: 이베스트투자증권
한국의 경제 상황을 분석해 보자면, 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액을 확인하면 -55.3을 기록 중이며,
출처: 이베스트투자증권
한국 무역수지는 21년 2분기 이후 하락 중입니다. 수출액 또한 감소 중이며, 생산자 출하지수와 재고지수는 상승 중입니다. 제조업 설비 가동률은 하락 중이며. 경기 선행지표 및 동행지표 모두 경기 하락 시그널을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부 악재로 인해 다수 국가가 경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 관점에서 한국 시장의 4분기는 통계측면에서 리스크가 존재하며, 하락 리스크를 충분히 대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하락 관점의 시장
이러한 전반적인 시장 동향과 달리 저는 시장의 추세를 따라 매매합니다. 아무리 악재가 많은 시장이라도 결국, 사는 투자자가 많으면 상승하는 게 시장의 원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위 분석은 시장 방향성을 100% 예측하는 목적이기보다는,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시나리오를 만들며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필요한 과정입니다. 다만, 현재 코스피 지수는 장기 상승 추세 구간을 이탈한 후 횡보 구간이며, 해당 구간이 중요한 변곡점 구간으로 보입니다.
국내 시장은 당분간 순환매 위주의 시장일 것입니다. 우량주에 몰리던 수급이 2차 전지, 로봇, 항공우주 등의 특정 테마와 섹터에 몰릴 것입니다. 결국 매매 판단은 개인에게 있지만, 리스크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시장인 만큼 남은 9월 달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매매를 하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