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편지] 피아노와 이야기 #1

'섬의 편지' - To. My mother

by 섬의 편지

Prologue


문득 생각을 해보니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때 처음으로 유키구라모토의 meditation을 듣고는 피아노라는 악기에 흥미가 생겨, 아.. 한 번 꼭 연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학창시절 부터 지금까지 꽤 많은 피아노 연주곡을 연주, 개인적인 자작곡들도 만들었다.


좋든 싫든 피아노라는 악기와 15여년을 함께 지내다보니 (연습은 참 안 했지만) 그 당시 내가 그 곡을 연주했을때 마음가짐 이라던지 꽤 재미있던 에피소드들, 때론 울먹한 순간도 있었고, 힘든 순간들도 있었지만

내 청춘이라는 시간에 늘 함께 했던 피아노와 나에 관한 이야기를 가볍게 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부담 없는 마음으로 준비한

'섬의 편지' [피아노와 이야기]

오늘은 처음이니 내 개인적인 자작곡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시작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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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섬의 편지 - To. My mother


-20대 초반 군대 전역 후 단돈 50만원, 젊음, 큰 야망을 들고 상경한 서울생활은 나에게 사실 너무나 힘들었고 매일매일 다시 제주로 내려갈까 고민을 하던 날들의 연속이었다.

당시 생활비와 레슨비 등 돈도 꽤 벌어야 했고 늦은 나이에 시작한 입시 준비도 해야 했고, 가족들의 그리움과 불면증 등..

그냥 버텼던 것 같다. 그래도 그중 제일 힘들었던 건 아무래도 경제적인 문제였다.

내가 알바를 하면서 버는 돈은 한계가 있었고 그에비해 아무리 아껴써도 매일 부족한 통장잔고와 나의 허기..

그래도 다행이었던건 당시 나는 고대 근처 마음씨 좋은 사장님 부부가 운영하던 카페에서 일을 했었는데, 하루 정해진 식대에 내 돈으로 먼저 밥을 먹으면 일수를 계산해서 월급과 함께 주던 시스템 이었다.

점심시간이 되면 밥을 먹고 오라는 사장님과 매니저님의 말에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 돈이 없다는 말은 못하고 “배가 안 고파요” 라던지 “속이 안 좋아요” 라는 말로 돌리면 어떻게 다 알아채시고는 베이글 샌드위치 (진짜 질릴때까지 먹었던 기억이)를 만들어 주시거나 밖에서 맛있는 밥을 사주시곤 했다. 지금도 항상 감사한 마음을..

서론이 길었지만

그 날 하루도 알바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통장잔고가 없어 저녁을 못 사먹고 수중에 있던 천원짜리와 동전으로 가장 칼로리가 많이 나갈거 같던 다이제스티브 초콜릿맛을 사고는 건반앞에 앉아 먹는데

그 날 따라 창 밖으로 보이는 달은 왜 그렇게 환하고, 어머니가 해 주시던 밥은 또 왜 그렇게 생각이 나는지..

그렇게 그냥 목소리가 듣고싶어 안부를 물으며 어머니와 통화를 하고 그리운 마음에 멜로디를 하나 둘 떠올리며 만든 곡

나에게는 첫 자작곡이라 그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온다.

훗 날 어머니에게 들려 드렸을때 너무 좋아하던 모습과 함께 아버지의 내심 서운한 표정도 잊을 수가 없다.

어쨌든 나는 이 곡으로 당시 이루마씨의 엔지니어와 녹음을 했고, 서울 광고 영상제 출품작에 음악으로 참여, 그해 보았던 입시 시험에 다 붙을 수가 있었다.

아직도 곡을 들으면 선한 그 날의 감정과 달빛.. 그리고 초코 다이제스티브의 맛..

그래도 나는 뜨거웠던 그때가 그립다.


'섬의 편지' - to. my mo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