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낭의 뫼즈강변 길을 걷다가 다리 위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연인의 모습에 잠시 눈길이 멈췄다. 그리운 이들이 많아서 그런가보다. 다리 위 연인의 모습이 잘 보이는 노천카페에 자리를 잡고 그리운 인연들을 생각하며 그들을 스케치를 했다.
강바람이 약간 쌀쌀했지만 커피는 노천에서 마셔야 제 맛이지, 혼잣말을 하며 웃었다. 내 웃음을 봤는지 맞은편 테이블에 홀로 앉아 와인을 마시던 노신사가 멋진 눈웃음을 지으며 슬쩍 잔을 들어올렸다. 먼 훗날의 내 모습도 저토록 여유 있고, 너그러워보였으면. 나도 웃으며 커피잔으로 건배를 했다.
#29. 이 세상 어딘가에는
세찬 바람 때문에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했다. 성당 뒤편의 요새 난간 앞에 쪼그려 앉아 난간 사이로 뫼즈강변과 건너편 시가지를 바라봤다. 저 건너편 어딘가에서 내가 서 있는 이 자리를 보며 감격하고 있을지 모를 다른 여행자를 떠올렸다.
이 세상 어딘가에는, 나와 같은 감정의 결을 지닌 이가 또 있겠지?
그녀는 흔들릴 때마다 삐걱거리는 그네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사람을 찾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