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오니예배당을 돌아보고 나오니 베키아광장에 내리쬐던 햇볕이 누그러져 있었다. 해가 기울어진 하늘은 어느새 짙은 색을 띠었고, 구름은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안젤로마이도서관을 등지고 앉아 어둠이 다가오는 광장을 바라봤다. 홀로 온 듯한 여행자 두세 명이 분수대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타임랩스 사진처럼, 모든 것이 멈춘 듯한 시간 속에 나를 포함한 여행자들만이 이 도시에 존재하는 듯했다.
이런 작은 도시는 분주하게 다닐 땐 오히려 마음에 담기지 않다가, 가만히 멈춰 설 때 비로소 도시가 말을 걸어오고 스스로 자신의 속살을 가만히 내보인다. 여행이 더욱 풍성해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