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고르드
아침은 아비뇽에서 한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고르드 가는 길에 있는 카페에서 간단히 먹었다. 중세시대 산위에 만들어진 도시 고르드는 멀리서 보면 돌산을 깎아 마을을 만든 것처럼 보였다. 이른 아침 시골 마을 풍경은 어디나 비슷한가 보다. 아침을 준비하는 연기가 집집마다 솟아오르고 있었다.
중세시대의 골목길을 걸어 내려가다 보니 영화 속에 들어온 것 같기도 하고, 사진 속에 들어선 기분이 들었다. 여행을 생각하며 늘 상상하던 그 모습이었다.
골목길 끝을 살며시 덮은 안개도, 누군가의 창틀에 놓인 철 지난 산타클로스 인형도 늘 그리워하던 그것들이었다. 내가 여행에서 기대하는 것은 이렇게 비현실적인 공간과 시간인 것 같다. 꿈에서나 만날 수 있는 곳, 내 삶의 공간이 될 수는 없는 곳.
안개로 보이지 않던 골목 끝에 도착하니 낡은 가로등과 낮은 돌담 위에 올려둔 화분이 보였다. 그리고 또 저만치 내 그리움이 안개 너머로 숨어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여행 안에 내가 그리워하는 여행이 숨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