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에서 국회 보좌진으로 살아남기
국회에 온 지 어느덧 210일이 지났다. 돌이켜보면 참 빠르게 흘러간 시간이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에서 6년간 쌓은 경험이 이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국회의원을 보좌하며 장애계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고, 내가 가진 지식을 의원실과 공유하는 일은 정말 보람찼다. 현장에서 직접 듣고 느꼈던 당사자들의 어려움을 의정활동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로 다가왔다.
하지만 처음 해보는 일도 많았다. 국정감사 질의서 작성, 입안의뢰 과정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질의서 한 줄 한 줄에 담긴 무게감, 법안 문구 하나하나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내가 제안한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해 현장에 시행된다면? 상상만 해도 신기할 것 같다. '내가 사회에 이바지했구나'라는 생각이 조금이나마 들지 않을까 싶다.
장애인 정책의 스펙트럼도 생각보다 훨씬 넓었다. 고용, 문화여가, 이동권, 탈시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까지. 지장협에선 얼추 알았던 이슈들을 이곳에선 거시적 관점으로 보고, 실제 정책으로 구현하는 작업은 정말 어렵다.
이때문에 국회가 제공하는 교육자료와 영상을 보며 법과 제도를 만드는 시간을 매일 갖는다. 언론사 기사와 뉴스를 챙겨보는 것도 이제는 일상이 됐다.
현실 정치도 느낀 바가 크다. 장애인 정책이 민생 법안이라 여야 합의가 쉬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복잡했다. 정부와의 협의도 필요하고 탈시설 같은 쟁점은 현장에서도 의견이 극렬하게 갈린다. 정책은 결국 정치를 통해 해결된다는 사실을 요즘 많이 깨닫고 있다. 많은 법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일상도 달라졌다. 9시-6시 근무가 아닌,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일하는 시간들. 국정감사 시즌이나 법안 마감 시기에는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배우는 건 많지만 삶의 균형을 맞추기가 여간 쉽지 않다. 개인의 체력과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요즘 많이 절감한다. 날씨가 좋아지면 다시 러닝을 시작해야겠다. 결국 체력이 가족을 지키는 힘이지 아닐까.
210일, 난 여전히 많은 것을 배우는 중이다. 앞으로도 현장과 국회를 잇는 다리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