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의 장애인 고용이 활발해 지길 바라며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2026년 3월 기준 「장애인고용촉진법」에 따라 민간 3.1%, 공공 3.8%다. 적용 대상은 월 평균 상시근로자 50인 이상을 고용한 사업장이다. 해당 사업주는 장애인 근로자를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 적용 범위는 소속 근로자 총수의 100분의 5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 이상이다.
민간 부문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2019년 이후 3.1% 수준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2026년 2월 정부가 민간의 의무고용률을 단계적으로 상향하기로 결정하면서 변화가 예고됐다. 이에 따라 민간 사업장은 2027년 1월 1일부터 3.3%, 2029년부터는 3.5%의 의무고용률을 적용받게 된다.
공공부문의 의무고용률은 이미 꾸준히 상승해 왔다. 2019년 3.4%에서 2022년 3.6%, 2024년 3.8%로 인상됐으며, 2029년에는 4.0%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러한 공공부문의 상향 흐름과의 격차를 고려해 민간 부문의 의무고용률 조정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의무고용률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사업주는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상시근로자 100명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2025년 기준 장애인 고용부담금 규모는 8,862억 원에 달한다. 의무고용률이 단계적으로 높아질 예정인 만큼 부담금 규모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제도적 기준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장애인 근로자의 고용 안정성 역시 함께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로 최근 한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 사례가 언론 보도를 통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해당 기업은 ESG 평가 지표를 높이기 위해 시각장애인 안마사 4명을 고용했다. 기존 안마원 소속이던 안마사들은 파견 형태에서 기업의 직접 고용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고용 형태는 2년 계약직으로, 계약 기간이 종료된 뒤 추가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이 안마원 소속으로 일했다면 무기계약직으로 계속 근무가 가능했지만, 대기업으로 소속이 변경되면서 오히려 근무 기간이 2년으로 제한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 사례는 기업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충족하기 위한 형식적 고용이 아니냐는 비판을 낳고 있다. 의무고용률을 높이는 정책과 함께 장애인 근로자의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애인 근로자가 민간 기업에서 안정적으로 일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은 현실이다. 직업재활 훈련을 거쳐 민간 영역에서 업무 능력을 인정받더라도, 직장 내 사회적 관계 형성의 어려움이나 근로에 필요한 접근성·편의시설 부족 등으로 장기 근속이 쉽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결국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나 복지시설로 다시 돌아가는 사례도 빈번하다. 물론, 일부 기업들은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장애인 근로자를 채용하거나,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설립해 직접 고용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장애인 근로자가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근로 여건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민간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이 3.1%에서 2029년 3.5%로 인상되는 것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의문을 갖는 이들도 있다. 예를 들어 상시근로자 100명을 기준으로 보면, 의무고용 인원은 3.1명에서 3.5명으로 늘어나는 수준이기 때문에 기존에 장애인 근로자 3명을 고용하고 있었다면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개별 사업장이 아니라 ‘법인’ 단위를 기준으로 적용된다. 전국에 여러 사업장을 운영하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모든 사업장의 상시근로자를 합산한 법인 전체의 인원을 기준으로 의무고용 인원이 산정된다.
따라서 상시근로자 100명의 사업장을 전국에 10개 운영하는 법인이라면 전체 상시근로자 수는 1000명이 된다. 이 경우 민간 의무고용률 3.1%를 적용하면 장애인 근로자 31명을 고용해야 하며, 2029년 3.5%가 적용되면 의무고용 인원은 35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의무고용 인원이 4명 정도 늘어나는 것이 과연 큰 부담이 되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업의 산업 특성이나 직무 환경, 장애 유형과 정도에 따라 추가로 장애인 근로자를 채용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특히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에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장애인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도 적지 않다.
이처럼 여러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민간에서 장애인을 고용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기사에 등장한 사례처럼 기업의 이미지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장애인을 활용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단순히 수치로 맞추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장애 유형과 정도에 적합한 직무를 개발하고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의 취지에 맞게 일자리에 대한 개념을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일부 기업들은 스포츠팀이나 합창단 등을 운영하며 장애인을 직접 고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장애인 일자리의 개념을 확장하는 동시에 기업이 의무고용률을 충족하는 방법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논의가 단순한 돌봄·요양·주거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일자리를 얻어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민간 기업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민간 기업의 인사 담당자나 ESG 담당자가 있다면 이러한 흐름을 함께 고민해 주길 바란다. 필요하다면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한 협력 방안도 함께 모색할 수 있으니 언제든지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