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근로자는 왜 최저임금을 못받나요?

최저임금 적용제외 폐지와 보충급여 도입이 필요하다

by 방준호
2026년 3월 13일 국회 본관 앞에서 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임직원이 결의대회를 촉구했다. (출처: 에이블뉴스)

2026년 대한민국 최저임금은 시급 1만320원이며, 월 환산액은 215만6,880원이다. 월급은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에 주휴시간 35시간을 포함한 월 209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아르바이트생 2명만 고용해도, 월 430만원이 인건비로 나가는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싸고 매년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수차례 논의와 협의를 거쳐 최저임금이 결정된다. 이 과정에서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고, 경영계는 부담 완화를 요구하며, 정부는 양측 사이에서 조정 역할을 맡는 모습이 발생한다. 그리고 언론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될지에 주목해 이를 집중 보도하고, 최저임금이 결정되면 기업과 노동자들은 각자의 입장에 따라 계획을 세우고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


사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현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오늘날의 쟁점은 최저임금을 받느냐 못 받느냐가 아니라, 이를 얼마나 더 인상할 것인가에 맞춰져 있다. 최저임금 미지급 문제는 더이상 핵심적인 사회적 논의가 아니라, 시대에 뒤처진 인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이 뒤처진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장애인 고용 분야다. 아직까지 장애인의 노동권이 차별적으로 다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는 지난 13일 국회 본관 앞에서 현행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제외 제도의 폐지와 그 대안으로 ‘장애인 보충급여 제도’ 도입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협회는 최저임금 적용에 따른 시설 운영 부담 증가와 그로 인한 고용 위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충급여' 제도를 제시했다. 이는 국가가 중증장애인의 낮은 생산성을 보전하고 부족한 임금을 보충해 주는 방식으로, 장애인의 일자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헌법상 보장된 노동권과 소득보장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정책 모델이다.


이를 위해서 정부는 장애인 근로자를 위한 보충급여 예산을 마련하고, 직업재활시설도 다양하 직무개발과 판로개척을 위한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 하지만, 국가의 예산 마련도 현장의 노력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것들이 산적해 보인다.


잠깐 내 경험을 나누고 싶다. 나는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 취득 과정에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2주간 사회복지실습을 했다. 당시 시설에는 근로자 10명, 훈련생 20명 정도가 있었다. 현장에서 내가 느낀 직업재활시설은 단순한 노동의 공간만으로 이루어 진 곳이 아니었다. 근로자들과 훈련생들은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돌봄의 기능을 포함해 복지관 연계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었다. 내가 직접 본 직업재활시설은 노동의 공간이면서 동시에 복지적 기능을 수행하는 공간이었다.


이 때문에 직업재활시설은 일반 노동시장과 동일한 기준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현재 정식 명칭은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지만, 여전히 보호작업장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애 정도, 근로능력, 적응 수준이 서로 다른 이용자들이 함께 있기 때문에 시설 운영에는 돌봄과 지원의 요소가 함께 작동한다.


그리고 실습 당시 한국지체장애인협회에서 장애인고용장려금 신청 및 배분 업무를 담당하면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일하는 장애인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이 시설마다 크게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전반적으로는 최저임금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처럼 시설별 상이한 임금 수준을 단기간에 일률적으로 최저임금에 맞추도록 할 경우, 상당수 시설은 경영상 큰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 임금을 보전하기 위한 법인전입금 부담이 확대될 수 있고, 일부 시설에서는 장애인 근로자 고용 축소나 구조조정과 같은 부작용이 뒤따를 우려도 크다. 나아가 이는 직업재활시설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최저임금 적용제외 제도의 폐지를 위해선 ‘장애인 보충급여 제도’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장애인 근로자에게는 최저임금을 온전히 적용하되, 시설이 감당하기 어려운 임금 차액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충급여 방식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장애인 근로자의 노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면서도 시설 운영의 급격한 불안을 완화할 수 있다. 제도 개선의 방향은 권리 보장과 운영 안정성을 함께 고려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결국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은 복지와 노동이 결합된 공간이라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장애인 근로자의 최저임금 보장을 계속 미뤄서는 안 된다. 최저임금 적용제외 제도는 폐지되어야 하며, 그에 따른 비용은 국가가 책임지는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 이제 장애인 고용정책은 보호 중심의 접근을 넘어, 권리 보장 중심으로 전환돼야 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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