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만능엔터테이너세요...? 아뇨... 저 사회복지사인데요...
다음 중 3가지를 할 줄 안다면 당신은 운영팀을 할 수도 있습니다.
1. 업무용 컴퓨터를 포맷 후 윈도우와 마이크로소프트, 한글문서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는가
2. 업무용 서버인 나스에 각 개인별 식별 아이디를 배부한 후 부서별 권한설정을 할 수 있는가
3. 각종 컬러, 흑백, 스캔을 유선으로 로컬 네트워클 잡아서 프린트 설정을 할 수 있는가
4. 비대면 화상 회의 프로그램(줌, 구글밋, 기관프로그램)을 통해 회의를 주최할 수 있는가
5. 마이크, 카메라, 공유설정까지 화상회의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설치하여 고화질, 고음질을 낼 수 있는가
6. 수천 명이 되는 장애인근로자 명부를 합한 엑셀을 몇백 개의 엑셀 시트로 분리하여 정리할 수 있는가
7. 자신이 담당하는 업무를 교육자료(PPT)로 제작하여 교육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가
8. 기관장의 손님이라 몇 번 찾아왔던 인물에 대해서 어떠한 사람인지 기억하고 무슨 소속인지 아는가
9. 기관장의 스케줄과 유관기관과의 업무 협조를 몇 번이고 조율할 수 있는가
10. 매일 끊임없이 회계 결의서를 작성하고, 회계프로그램에 입력하여, 매일 시재를 맞출 수 있는가
11. 계속 통화를 하면 할수록 틀리는 업무 담당자들과의 소통 속에서 화를 참아 낼 수 있는가
사회복지분야에서 시설, 법인, 협회, 센터, 기관 등 어느 곳을 가도 운영팀은 존재한다. 말 그대로 그 기관이 운영을 하기 위한 전반적인 사항을 관리해 주는 곳이다. 일반적으로 회계 업무를 근간으로 한다. 보조금, 기타 보조금, 후원금 등 그 기관에 목적에 맞는 사업을 하기 위한 돈을 마련한다. 그리고 목적에 맞게 돈을 쓴다.
이 경우에 돈을 마련하고 쓰고 난 다음에 일어나는 문제에 대한 회색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사업팀에서 프린트가 필요해서 구매를 하면, 재원은 사업팀 돈으로 사고 지출은 운영팀에서 집행한다.
그렇게 프린트가 사무실에 왔고, 사업팀에서 잘 사용하다 프린트가 고장이 난다. 그럼 일반적으로 렌트를 했다면 렌탈 업체를 부르면 된다. 하지만 대부분 구매를 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럼 재원을 제공한 사업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까? 아니면 지출을 한 운영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까?
이런 경우 발생하는 것이 바로 회색지대다. 어느 부서가 해결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다. 대게 기계에 대한 조작법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그 문제를 해결하지만 대부분 그 사람은 운영팀일 가능성이 크다. 왜냐면 해당 프린트를 재물조사를 하고 비품과 소모품을 관리하는 곳은 운영팀이기 때문이다.
제품을 구입해서 재물 대장에 작성하고, 제품을 폐기할 대도 폐용품 대장에 작성한다. 이 과정에서 이 제품이 사용가치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일은 운영팀의 몫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기계를 요리조리 봐가면서 인터넷을 서치 해가면서 제품을 고쳐나간다.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램인 소프트웨어 또한 똑같다.
부서별 재원으로 제품을 구입했지만, 관리를 운영팀이 총괄로 하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은 경우가 발생한다. 여러 부서에서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와 상황들을 매번 듣고 그때마다 피드백을 반영하기 때문에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
그래서 위에서 제시한 11가지를 나도 모르게 어느새 할 수 있게 되는 상황이 되었다. 어느 날은 정말 하루종일 컴퓨터를 포맷하고 윈도우를 설치하고 마이크로스포트 및 한글 2022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날도 있다. 부서별 한 명씩 가르쳐 주었지만 직원의 입퇴사가 발생하거나 빠른 업무 처리를 위해서 내가 전담으로 하고 있다.
사실 코로나19 때 대학원을 다니면서 비대면 화상 프로그램인 줌에 대해서 익숙하게 다룰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회사 내 줌 프로그램으로 회의를 진행하면 내가 전담으로 회의를 준비했다. 지금은 부서별로 줌으로 회의를 많이 하다 보니 내가 모든 부서를 다 하지는 않지만, 코로나 초반에는 줌 회의 준비하는 시간에만 하루를 꼬박 쓴 적도 있었다.
기존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야 상관없지만, 위와 같은 회식지대나 새로운 환경 속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울며 겨자 먹기로 나설 수밖에 없는 곳이 운영팀이다. 어디서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다 보니 운영팀 사람들이 아주 쪼금(?) 예민해 보이기도 하고 시니컬하게 보일 수 있다.
기존의 운영팀으로 일하고 있는 분들의 노고와 앞으로 운영팀에서 일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현재 2년 반동안 운영팀에서 일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간략하게 써봤다. 아무래도 내부적으로 가장 민감하고 고유의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곳이기에 많은 것을 노출하거나 얘기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 일하는 가에 대해서는 나누고 싶었다.
여기저기 고군분투하면서 혼자 끙끙거리면서 일을 하지만 정작 보이지 않는 일과 성과 투성일 때가 많다. 표면적으로는 프린트를 고치거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일이지만, 현대 사회에서 이런 디바이스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것이 하나의 장점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만의 고유 업무라는 것이 발생하면서 동시에 나만 해야 되는 업무로 전락할 수 있다.
새로운 환경에 놓인 일들을 해결하기 위한 툴과 프로세스는 사실 다양하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해결 능력에 필요한 능력과 정보를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어떤 프로그램으로 어떤 툴로 이렇게 업무에 활용하면 좋겠다는 인식만 하고 있지만 나에게 기회가 온다면 그것을 실제 업무로 사용해보고 싶다.
그동안에 노하우를 가지고 누군가에게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정도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전체 구성원 더 나아가 우리 협회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고민을 해보는 것이 진짜 운영팀을 넘은 생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