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리에서 찍은 세일즈 A팀, 넓은 등판을 가진 동기 형
이 곳 회사는 세일즈 팀의 열정으로 일이 진행된다.
물론 각 부서별로 중요하지 않는 부서가 어디있겠냐만은, 한 발짝 떨어져서 보는 나의 시선으로는 아무래도 가장 많이 뛰어다니는 세일즈 팀의 노고가 눈에 띈다. 이메일과 전화로 들어온 주문 내역을 확인하고 창고에 가서 부품들을 프로덕션라인에 가져다 준 뒤 제품을 만들고 품질검사에 합격이 되면 팩킹후 보낸 뒤 확인까지. 물론 여러 개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물론 여러가지 문제들로 인해 실시간으로 쪼아대는 업체들의 요청에도 반응해야 하는 것은 기본. 기껏 만들어 놨더니 불량이라서 다시 해야 하는 경우나 급할 때는 직접 라인에 들어가서 자르고 확인하고 포장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시간에 이야기 했듯, 세일즈팀은 2팀이 있는데 경쟁하는 관계는 아니고 서로 맡고있는 업체들이 다르다. 세일즈 팀이라고 해서 우리가 아는 일반 영업처럼 나가서 계약을 따오는 것이 아니다. 보스 말로는 복잡한 하이테크 산업의 제조업체가 아니라 다 수공업체로 만드는 제품들이기 때문에 나름 틈새시장을 노렸다고 해야 하나. A팀에서 1~5까지의 팀을 맡는다면 B팀에서 6~10까지의 팀을 맡는다. 그러나 회사의 주요 고객의 경우 두 팀이 함께 일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특히 고객사에서 직접 회사로 찾아오면 웬만한 세일즈팀 팀원들은 전부 들어가 회의에 참여한다. 회의 내용이야 뭐 우리가 어떤 제품들이 언제까지 필요하다. 받은 제품들에 이런 이런 품질 하자가 있다. 너네 배송이 너무 늦다 이런 얘기만 계속 반복한다고 말한다(물론 나도 들은 얘기다)이럴 시간에 하나라도 더 해야하는데 마음만 드는 회의라고 :)
세일즈팀의 고충은 사실 이거다.
프로덕션의 사람들이 제대로 된 퀄리티의 제품들을 제 시간 안에 만들어주는 것.
전에도 이야기 했듯이 여기 회사는 이미3,4개월치의 일정이 계속해서 잡혀있기에 프로덕션에서 일하시는 생산라인의 분들의 생산계획도 이미 잡혀있다.
그러나 중요도에 따라 먼저 부탁을 해서 만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만들어서 보냈는데 품질에 대한 이슈가 있어서 급하게 다시 만들어서 보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이미 만들고 있는 제품들을 잠시 중단하고 이것 좀 먼저 해주십쇼 하고 부탁해야하는데 쉽지 않다. 생산직 직원들의 경우 방글라데시, 인도, 중국에서 온 노동자들이 주로 있기 때문에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것도 있고 한참 열심히 만들고 있는 분들에게
‘저기… 이 거 급해 이 것 좀 먼저 해줘’라고 말하는게 쉽지 않지만 뭐 만국 공통어인 바디랭기지와 얼전 얼전(Urgent) 하면서 부탁하면 해준다고는는 한다.
또 바로 부탁하는 것이 아닌, 생산라인의 매니저한테 부탁을 해서 할당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식으로 진행을 해야한다. 매니저분들의 경우 다들 여기 회사에서만 일한 10년, 20년이 된 베테랑 싱가포리안들. 따라서 세일즈 팀은 이 매니저들과 친하게 지내야하는게 당연지사.
함께 일하는 형 말로는 여기 분들도 한국인을 다들 처음 보고 한국 드라마도 워낙 유명하기에 한국인이 저자세로 다가와서 부탁하는데 다들 호의적인지라 그렇게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고 했다. 뭐 근데 워낙 성격이 좋고 열심히 일 하는게 보이는 형인지라 잘 해준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
다른 한편으로는 세일즈팀과 빠질 수 없는 창고가 있다.
프로덕션 라인의 경우 사무실과 유리벽 하나를 두고 위치하고 있어서 눈에 보이는데 창고는 다른 사무실을 넘어서서 구석에 떨어져있다.
총 6명이 일하는데 하는 일은 말 그대로 창고 관리를 한다.
들어오고 나가는 물품 관리를 하는데, 여기도 문제는 물품이 들어오는 것은 제대로 기록을 하는데 물품을 가지고 나가는 것은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다.
예를들어 급한 일이 있어서 세일즈팀에서 A가 토요일에 나와 G라는 물품을 가져갔는데 깜빡하고 물품을 가져갔다고 기록을 하지 않는 경우. 한참 후에 다른 세일즈팀의 B가 물품을 찾는데 전산 상에는 물품이 있다고 나오는데 찾아보니 없고, 없어서 구매팀에
이것좀 사달라고 요청하면
구매팀에서는 그거 이미 있다고 잘 찾아보라고.
찾았는데 없다고,
아니라고 있다고 옥신각신
그래서 몇 시간씩 창고에서 물건만 찾다가 결국 없어서 그제서야 물품 추가구매를 하고.
이럴 경우 세일즈팀 구매팀 창고팀 모두 열 받는 상황 부들부들.
이리저리 고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