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와 도움은 벽을 낮추는 필수요소이다
뭐?!
아마존 KDP에 한글이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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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설정에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 많은 언어가 있지만 한글은 보이지 않는다. 현실을 부정하듯 화면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며 Corea, Korea, Republic of Korea, South Korea를 모두 찾아본다. 눈의 깜빡임조차 멈추고 찾아봐도 여전히 한글은 보이지 않는다.
나는 왜 저 언어들 가운데 당연히 한글이 있을 거라 생각했을까?
무슨 질문을 하든, 무슨 생각을 하든 지금부터 내가 해야 하는 일은 하나다. 원고를 '영어'로 써야 한다.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에세이 번역이나 영어로 글을 써 내려갈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 그들 가운데 글을 쓰는 이들은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해봤을 거다.
더 많은 해외 독자들을 위해 영어로 쓸 것인가? 한글 플랫폼에서 내 능력을 펼칠 것인가?
어차피 나는 한글 플랫폼으로 갈 수 없으니 고민할 필요도 없다. 어쩌면 감사한 현실이라고 스스로를 합리화시켜 본다.
아마존 KDP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한 가지 깨달은 사실이 있다.
아마존은 영어를 잘하는 사람만의 무대가 아니라, 구조를 이해한 사람을 위한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그 구조를 알고 적절한 도구와 도움을 활용하면 설명문, 키워드, 카테고리 같은 최소한의 영역부터 원고 번역까지 벽이 낮아진다.
원고 번역은 단순히 한글을 영어로 바꾸는 작업이 아니다.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와 감정을 문장에 담아 전달하는 일이다. 그래서 영어를 ‘잘’ 쓰는 것보다, 의미가 어긋나지 않게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 의미는 작가인 내가 가장 잘 알고, 책 번역 경험이 있는 번역가는 그 의미전달을 도와주는 조력가가 된다. 최근에는 AI 도구가 이용되기도 된다.
나는 주제 선정부터 기획까지의 시간을 줄이고 싶었기에 이미 써둔 글을 번역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한쪽에 원문을 펼쳐두고 초안을 써 내려가듯 전체 이야기를 영어로 옮긴다. 막히는 문장이 나오면 AI에게 질문하고, 내가 전달하려는 의미와 다르게 나올 경우 교정을 반복했다. 그렇게 의미를 다시 붙잡고, 수정하고, 퇴고하는 과정을 거치며 원고를 다듬어 나갔다.
혼자 번역을 하거나 AI의 도움을 받았을 때 반드시 필요한 단계가 있다.
최종 확인, 즉 교정작업 (Proofreading)이다. 이 작업은 출판 전 마지막 단계에서 오타, 맞춤법, 문법, 서식 오류 등을 점검하는 과정으로 텍스트가 실제로 출판될 준비가 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절차다.
이 단계에는 영어 선생님이자 오랜 친구인 Jay의 도움이 있었다. 뉴질랜드에 도착해 영어가 낯설었던 시절 처음 인연을 맺은 그녀는 내가 책을 쓰기 시작한 후부터 교정을 도와주었다. 나의 세 번째 책이 완성될 때쯤에는 나에게 영향을 받았다며 그녀 역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영어를 가르쳐주던 선생님에서 친구로, 그리고 이제는 글을 함께 써나가는 동료가 된 것이다.
만약 영어 번역이 부담스럽거나 주변에 도움을 받을 사람이 없다면 번역과 교정을 지원하는 국. 내외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경험 있는 번역가에게 원고 작업을 맡기는 것은 비용이 들 수 있지만 시간을 줄이고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는 충분히 현실적인 방법이다.
[한글 -> 영어 해외플랫폼]
1. Upwork : 글로벌 최대 프리랜서 플랫폼, 프로필·리뷰·경력 확인 후 고용 가능, 시간제-프로젝트 단위로 계약
2. ProZ.com : 전문 번역가들이 많이 모인 커뮤니티형 플랫폼. 다양한 언어 조합, 전문 분야(법률·기술 등) 번역 지원, 글로벌 번역가 네트워크 큰 편
3. Gengo: 전문 번역 서비스 제공 플랫폼, 자체 검증된 번역가 네트워크로 빠른 작업 가능, 단어 기준 가격 책정, 즉시 주문 가능
4. Fiverr: 저렴하고 간단하게 번역가 고용 가능. 프리랜서 고정 요금형 서비스 형태로 제공, 영어 번역뿐 아니라 책 번역 등 작업도 가능
원고 업로드의 경우 페이지 오른쪽에 위치한 'Translate'에서 언어를 바꿔주니 전체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플랫폼의 구조만 확인하면 반복하며 여러 번의 작업해 나갈 수 있다.
아마존 출판에서 중요한 것은 언어 실력이 아니라, 내 글을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지 고민하고 끝까지 시도해 보는 태도였다. 언어는 생각보다 현실적인 문제였고, 도움은 필수요소였다.
국내외 플랫폼을 모두 이용하다 보니 한국이 얼마나 글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지 알 수 있다.
작가를 꿈꾸며 매일 글 쓰는 사람, 책을 발행해 가며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려는 사람, 정보를 알려주려는 사람, 포기하지 않고 출판사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 등 솔직하고, 진실되게 한글이라는 도구로 자신을 표현해 가는 사람들이 많다. 세계로 나가면 그 노력이 발돋움되어 영향력이 폭발할 수도 있을 텐데 아마존 KDP에 한글이 없다는 게 많이 아쉬웠다.
2025년 8월 14일 아마존에 레터를 보냈다. (모든 기록은 인스타그램에 영상으로 남겨두었다.)
'K-pop, K-Drama 등 한국의 영향력은 전 세계에 스며들고 있다. 우리는 글, 가사, 대본 등 다양하고 멋진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지고 있으며 세계 많은 이들에게 더 좋은 글을 전하고 싶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 편지 하나로 모든 것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나는 기회가 될 때마다 메시지를 남기고, 요청을 할 것이다.
저 많은 언어가 있는데 한글도 있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