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고통 이별
프로메테우스
제우스가 인간들로부터 불을 빼앗아 고통을 주었을 때, 그 불을 다시 훔쳐 인간들에게 전해준 프로메테우스. 그로 인해 프로메테우스는 인간들에게 신으로 숭배를 받지만, 코카서스 바위산에 묶여 매일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벌을 받는다. 그는 매일 그 고통이 반복된다.
'전생에 내가 프로메테우스였을까?’
가족과 이별하기 위해 함께 공항으로 가는 길. 창 밖으로 회색빛 하늘을 보며 프로메테우스를 떠올렸다. 반복되는 이별을 겪어야 하는 이민자의 삶. 나는 그 이별의 순간이 유달리 너무도 힘들고, 슬프다.
이민을 준비할 때만 해도 미래에 대한 계획은 있었지만, 반복되는 슬픔은 없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덤덤할 줄 알았는데, 매번 감당하기 힘들 만큼의 눈물을 흘린다.
어쩌다 내가 프로메테우스가 됐을까,
사실 생각해 보면 한국에서 살 땐 이별이라는 경험 자체와 마주할 일이 없었다. ”다음에 또 만나~“하면서 헤어지고, 정말 다음에 또 만났으니까.
기약 없는 이별을 반복한 것은 이민 후가 맞다. 우리의 예정대로라면 1년에 한 번. 한국으로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인생이 마음먹은 것처럼만 되면 얼마나 좋을까. Covid-19라는 복병을 만나 3년을 훌쩍 보냈고, 아이들과 남편 스케줄이 점점 늘다 보니 생각보다 한국 갈 시간이 나질 않는다.
그래서 더 이별이 어렵고 힘든지도 모르겠다. 언제 또 만날 지 서로에게 약속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형제와 친구들도 아쉽지만 무엇보다 부모님이 마음에 많이 걸린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아쉬움은 더 커져간다. ‘부모님이야말로 얼마나 시간이 아쉬우실까.’ 하지만 내리사랑이라고 행여 우리가 고민하고, 걱정할까 표현 안 하시려고 하는 것까지 다 느껴진다.
바위산에서 프로메테우스를 풀어 준 헤라클레스, 이렇게 반복되는 이별의 아픔으로부터 나를 해방시켜 줄 헤라클레스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무엇일까?
어쩌면,
그 헤라클레스는 나이고,
내가 그만큼 단단해져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