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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분방 Nov 16. 2019

10. 잘츠부르크, 미션 완료

2019년 잘츠부르크

 2017년 잘츠부르크를 여행하면서 야경을 촬영하지 못했고, 역시나 이런 생각을 했었다. 언젠가 다시 이곳에 온다면, 꼭 사진 속에 '잘츠부르크 성'이 보이는 야경을 담아보리라는 다짐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한번 갔던 여행지보다는 새로운 여행지들을 추구했고, 쉽게 한번 방문했었던 여행지로 떠나길 망설이고 있었다. 


 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서 흐린 날씨와 시간에 대한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었던 '잘츠부르크'로 향하게 되었다. 대자연도 좋지만, 야경사진을 좋아하다 보니 주로 '도시'의 이미지를 사진 속에 담는 것을 선호한다. 잘츠부르크는 빛이 있는 도시이자, 은은한 불빛이 오래된 요새에 불을 비췄을 때 참 아름다운 도시라는 생각을 했었다. 


 잘자흐 강이 흐르는 잘츠부르크라는 도시의 밤을 담기 위해서 숙소에서 삼각대와 장비를 챙겨서 해가 지기 전에 야경 포인트로 향하고자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금은 늦게 성이 보이는 포인트에 도착하여 주황빛 하늘은 담아내지 못했지만, 파란색 하늘이 호엔잘츠부르크 성을 오히려 더 밝혀주었던 것 같은 기분이다. 


 여행을 하면서, 늘 뜻하던 사진을 촬영할 수는 없다. 늘 아쉬움이 남기 마련인데, 어쩌면 이 아쉬움이 훗날 다시 그 장소로 방문할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잘츠부르크는 오래된 중세도시의 느낌이다. 강이 있고, 성이 있으며, 현대식 건축물이 보이지 않는 사진 속 공간의 야경을 담다 보니, 지금 내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와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현대식 건축물들이 즐비한 서울의 야경 또한 아름답기는 마찬가지지만, 유럽의 밤을 바라보면 조금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된다. 어디가 더 낫고, 어디가 별로다라는 느낌이 아니라 낯선 공간에서 바라보는 오래된 과거의 공간들의 새로운 매력이 있어 잘츠부르크의 밤이 좋았던 것 같다. 


 2년이라는 아쉬움을 딛고 다시 잘츠부르크에 찾아 다시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던 행운이기도 하다. 나에게 이 사진은 이루지 못한 미션을 완료한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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