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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병권 Dec 02. 2017

도시인

우정 시선


도시인   


   

넥타이는 가을 바람에 날리고  

검은색 구두 위로 낙엽이 지나는데  

곁을 볼 여유가 없어 앞만 보고 있다  

  

일렬로 선 자동차들과 나란히  

사람들은 정물이 되어 흘러가고  

반쯤 연 차창에 걸친 손끝에서는  

담배연기가 포연이 되어 흐른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회전도어를 열고 들어서면  

메마른 인사가 습관이 되어 다가오고  

격식으로 던지는 말들은 등 뒤로 스친다    


덮어 두었던 파일은   

다음 페이지에서 다시 열리고  

차가운 정적, 컴퓨터 자판만이 움직인다    


빌딩의 그림자가   

책상 위에 그늘을 만드는 시간    


일몰만큼 규칙적으로 편두통은 찾아오고  

스타벅스 커피 한 잔과 담배 한 가치  

잠시 눈을 가린 팔꿈치 너머로  

고향의 느티나무는 잊혀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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