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1
빛과 그림자가 항상 함께 있는 것처럼 세상 모든 것은 양가적 해석이 가능하다.
누군가에겐 꿈꾸는 일은 살아갈 힘이자 미래를 개척하는 지표지만, 반대로 누군가는 화려한 이상에 매료되어 현실을 살피지 않고 자신을 부정하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에게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안겨주는 게 꿈이다. 가끔 꿈은 내게 밤바다 위, 오징어를 잡기 위해 어부들이 켜놓는 집어등[1]과 같다 여겨진다. 나에겐 없어 너무나 화려한 그 빛처럼, 만신창이가 될 줄 알면서도 이내 뛰어들어 눈이 멀어버리는 것이다. 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라, 살아내는 일은 누구에게나 녹록지 않다.
한때 이것이 너무나 어렵고 힘들어 ‘이 감정이 무엇이냐.’ 누군가에게 물은 적이 있다. 그이는 이를 사랑이라 했다.
꿈꾸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내 눈을 멀게 했다. 그럼에도 살아내고 싶기 때문에 좇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과정 또한 꿈이요, 사랑이 된 지 오래다.
이 작품은 일종의 자화상이다.
‘꽃 중에도 군자’라 불리는 연꽃은 진흙탕 속에서도 피우기 시작하면 피어나는 그 모습이 어여뻐, 예로부터 많은 이들의 사랑과 예찬을 받아온 꽃이다.
우리네 세상이 비록 흙탕물처럼 복잡하고 미묘해도
날 감싼 모든 것과, 하물며 꿈조차도 내 눈을 멀게 해도
기꺼이 하나씩 이루고 극복하며, 언젠가는 연꽃처럼 피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바란다.
내 꿈은 화중군자(花中君子 [2])다.
[1] 集魚燈. 야간에 물고기를 잡을 때에, 어류를 모여들게 하려고 배에 켜는 등불.
[2] 주돈이周敦頤 애련설愛蓮說
움직이는 화랑 <비껴서기> 운영 |
코스미안뉴스 인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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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이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