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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백수 방쿤 Sep 16. 2020

사진 보정, 반드시 해야 할까요?

우리가 지금까지 직접 찍은 사진에 실망한 이유

- 눈으로 바라보면 아름다운 세상, 그러나 직접 사진을 찍으면 실망할 때가 종종 있어요. 특히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원본과 현실의 괴리감이 커서 당황 할 때도 많죠. 그렇지만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해도 SNS에서 보는 사진 중에는 분명 멋있고 아름다운 사진들도 많은데 어째서 나는 찍으면 이상하게만 나오는 걸까요? 뭐 그 중에 누구는 사진 작가니까 당연히 잘 찍겠지, 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셨을수도 있겠지만 분명 어떤 분은 '사진 잘 찍는 법' 자체를 고민하시는 분들도 있을거에요. 


- 결론 부터 말하자면, 찍기만 해서 완성되는 사진은 거의 없습니다. 보다 정확히는, 우리가 봐 왔던 멋지고 아름다운 사진 대부분은 촬영 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촬영으로 얻어낸 원본을 가공하여 사람들이 보고 감탄 할 수 있는 작품으로 완성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음의 사진을 비교 해 볼까요?

풍경 사진 - 원본

- 뭐 칙칙하고 거무튀튀하고 평소에 담던 사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분명 눈으로는 정자 밑의 단청이나 하늘의 구름까지 다 보일텐데, 왠지 셔터를 누르면 그 모든 부분이 너무 밝거나 어둡게 나와서 어떤 부분도 보는 만큼 담아내기가 힘들어요. 이럴 때는 내가 보이는 만큼을 잘 기억해 두었다가 사진에게 알려줘야 합니다. 바로 이렇게 말이죠.

완성 된 사진, 현실에 최대한 가깝게 표현 되었다

두 사진을 같이 놓고 비교 해 보시면 차이가 더 잘 느껴지실거에요.

원본과 보정본, 오히려 보정본 쪽이 눈에 보이는 느낌과 비슷하다.

- 그렇다면 대체 원본과 보정본의 차이, 더 나아가 눈으로 보는 실제 풍경과 사진 원본의 차이는 어디에서 발생하는 걸까요? 우선 원본에 대해 정의를 내려봐야겠죠. 사진의 원본은 '렌즈로 받아들인 빛을 센서에서 해석한 데이터 덩어리'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림으로 표현하면 이해가 쉽겠네요.





디지털 카메라의 간단한 도식도

- 이 세상의 모든 디지털 카메라는 다음의 구조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빛을 일정한 수준으로 모아서 초점을 맞출 수 있는 렌즈가 필요하고, 일정 시간동안 빛을 받아들이고 끊어내는 셔터가 필요하며 그러한 신호를받아들여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는 센서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원본'의 숭고하고 위대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원본'은 그저 '데이터 덩어리'에 불과합니다. 그렇기에 사진을 찍은 즉시 사용한다는 의미는, 카메라가 해석한 세상을 특별한 의심 없이 진실로 받아 들이고 그대로 사용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한 이미지에 과연 오롯이 작가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아닙니다. 카메라는 그저 사진을 담아내기 위한 도구일 뿐, 도구에 휘둘릴 필요는 없습니다. 요리사가 칼과 냄비를 써서 요리를 완성하고, 화가가 붓과 물감을 써서 그림을 완성하듯. 디지털 사진작가는 카메라와 컴퓨터를 이용하여 사진을 완성합니다. 원본 단계에서 결정 되는 요소는 있을지언정, 그러한 요소들이 사진을 완성하지는 않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사진을 아무리 찍어도 작가들 처럼 나올 수 없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여러분이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멋진 이미지들은 사실 다 보정으로 완성 된 이미지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그저 '사진'이라는 이유로 막연하게 '원본'이라 믿어왔던 환상을 깨야 합니다. 그래야 좋은 사진을 위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부디 원본에 속지 마세요.


- 단순히 셔터를 눌러 얻어낸 그 이미지를 믿지 마세요. 이미지 안에서 결정지어진 다양한 요소들이 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구도와 색감 그 모두를 여러분들이 원하는 만큼 끌어올릴 잠재력은 충분합니다. 그렇다면 사진 보정을 위해 필요한 도구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디지털 사진의 필수 요소 - 카메라와 컴퓨터

- 당연한 얘기지만 카메라가 필요합니다. 또한 이미지를 완성시키기 위한 컴퓨터 역시 필요하죠. 즉, 촬영용 도구인 '카메라'와 보정용 도구인 '컴퓨터'가 디지털 사진의 핵심 요소 두 가지 입니다. 카메라만 있으면 촬영은 가능할지언정 편집과 보정, 공유는 어렵습니다. 컴퓨터만으로는 사진 촬영 자체를 할 수 없죠. 물론 이는 필름 사진 시절에 비하면 어마어마하게 작아진 장비들이지만, 여전히 크고 무겁고 거추장 스럽습니다. 그렇지만 요즘은 이 두 가지 모두를 통합 시킨 어마어마한 카메라가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여러분들은 그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어요. 바로 스마트폰 입니다.

촬영과 보정, 공유까지 가능한 All-in-one 카메라

- 스마트폰이 등장 한 이후로 사람들의 삶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일상을 전시 할 수 있으며, 그렇게 전시된 일상을 둘러보며 소통하며 많은 경계가 허물어졌죠. 그렇게 '나의 일상을 남들보다 멋지게' 전시하고 싶은 욕구가 하나 둘 커집니다. 그러한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속칭 '힙한 공간'이 늘어나며 그러한 공간을 여행하듯 떠돌아 다니며 사진과 영상으로 SNS에 나, 그리고 나의 일상을 전시하는 것이 요즘의 삶입니다. #해시태그 를 사용하여 미리 가볼 곳을 검색 하기도 하죠. 그러나 그렇게 검색해서 찾은 공간에 직접 가서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 만큼 나오지 않았던 경험이 꽤 많을거에요. 가령 이런 곳이죠. 




유명한 포토 스팟, 갯깍주상절리

- 제주도의 유명한 포토 스팟인 갯깍주상절리 입니다. 저도 이 곳에서 담긴 다양한 사진들을 보고 감탄을 많이 했었어요. 아마 사진들을 보고 이미 방문하신 분들도 많을겁니다. 그리고 저 곳에 가서 실제로 사진을 찍으면 이렇게 나옵니다. 

2020년 1월, 직접 방문하여 찍은 셀카

- 아, 물론 생각보다는 잘 나왔어요. 그렇지만 잘 보세요. 은하수나 멋진 노을 없이 그저 허여멀건한 하늘에 구름 몇 점 떠 있는게 전부인 배경입니다. 분명 샘플사진에서 봤을때는 은하수도 떠 있고, 노을도 지고 환상적인 색감이 가득한데 어째서 직접 찍은 사진은 이렇게 나올까요? 앞서 설명 했지만, SNS에서 검색하여 찾은 그 모든 이미지들은 원본이 아닙니다. 이미 어플을 사용하여 보정을 한 사진들이죠. 다행히 저는 그 어플이 무슨 어플인지도 알고 있었고, 방법도 알고 있었기에 바로 네 장의 사진을 만듭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버튼 한 번만 누르면 하늘을 바꿔 주는 앱 'PICNIC'을 활용

- 배경을 채웠던 흐릿한 하늘은 사라지고, SNS에서 보던 화려한 색감의 노을부터 은하수까지. 다양한 하늘로 변신한 것을 알 수 있어요. 고급 테크닉도 아닙니다. 그저 스마트폰으로 찍고, 스마트폰에서 앱 하나만 사용 하면 여러분의 사진도 간단하게 보정 할 수 있어요. 


- 이미 스마트폰 안에는 수만 개의 사진 보정 앱이 존재하고 우리는 그러한 앱을 사용하여 보다 창조적인 이미지에 도전해보면 됩니다. 사진작가만의 전유물이었던 '사진 보정'이 이제는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일상적인 영역까지 도달한 셈입니다. 여러분이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은,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가장 발전한 카메라 입니다. 지금까지 그 어떤 카메라도 촬영부터 보정까지 카메라 내에서 끝낸다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오직, 스마트폰만이 가능한 세계죠.




- 자동으로 사진을 살려내는 앱들도 유용하지만, 보다 욕심이 나신다면 천천히 나 만의 이미지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구글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Snapseed'라는 앱에서는 포토샵에서나 할 수 있는 다양한 보정 기능을 터치 인터페이스를 이용하여 손쉽게 스마트폰 안에서 구현 해 냈습니다. 

Snapseed

- 이 글 시작 부분에 있던 사진도 사실 스마트폰으로 찍고 Snapseed를 활용하여 보정 한 사진이에요. 제가 이 어플을 사용하여 보정한 사진의 원본/완성본을 비교 해 볼게요. 

원본과 보정본, 색감과 구도를 정리했다.

- 아마 오른쪽 사진 같은 색감을 SNS에서 많이 보셨을거에요. 이러한 색감은 '커브'를 조정하여 냅니다. 기본적으로 사진을 살려내고, 색감을 조절 후 질감을 바꾸고 구도까지 세워줍니다. 말로 들으면 무슨 말인지 잘 모르실 수 있으니 실제로 사용 방법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영상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거에요.

방쿤 작가가 직접 강의하는 하늘 색감의 비밀




- 저는 이러한 '스마트폰 사진 보정'을 모든 사람이 사용 할 수 있도록 강의를 하고 있는 사진 작가 입니다. 2015년 7월 부터 강의를 하면서 원데이클래스에서만 5,300명을 가르쳤어요. 지금까지 거쳐간 많은 분들이 일상 속의 다양한 순간 들을 보다 만족스럽게 남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지금까지는 오프라인 수업에서만 다루었던 과정들을 조금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자 유튜브에서도 강의를 하면서 책을 한 권 냈습니다. 

스마트폰 사진의 촬영부터 보정까지 다루는 입문서 '나는 스마트폰으로 매일 인생사진 찍는다'

- 지금 이 글에서 다루었던 '스마트폰 사진 보정론'은 물론, 스마트폰 카메라를 잡는 법 부터 천천히 배워나가실 수 있는 스마트폰 사진의 입문서입니다. 사진의 ㅅ자 조차 모르는 분들일수록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혹은 촬영은 어느정도 자신이 있으시더라도 스스로 한계에 봉착하신 분들은 보정을 배워 나가시면서 새로운 단계에 도달하실 수도 있을테구요. 5년 동안 진행 했던 강의의 모든 노하우를 한 권의 책에 녹여내었습니다. 사진을 왜 찍는지, 어떻게 찍는지, 그리고 어떻게 완성하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이 책에서 어느 정도 길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부디 여러분의 일상도 인생사진으로 남아 반짝반짝 빛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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