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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백수 방쿤 Jul 12. 2022

30대 중반에 성공한 인생 첫 다이어트

목표 없는 다이어트는 반드시 실패한다.

- 이 글을 쓰기에 앞서 다이어트에 '반드시 성공' 하는 법칙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 시작하고 싶다. 다이어트에 있어 무조건 성공하고, 무조건 살을 뺄 수 있는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무조건 실패하는 다이어트' 방식만 피한다면 자연스레 살을 빼고 원하는 몸을 만들 수 있다. 근 1년 넘게 헬스에 빠져서 살았던 사람의 비포어/애프터를 먼저 공개한 다음 다이어트에 성공 할 수 있었던 나만의 법칙을 공유하고자 한다. 

2021.03 / 2022.06

우선 1년 3개월 정도 운동을 했고, 벌크업과 컷팅을 3회 정도 반복 했다. 실제로 우측 몸이 만들어진 시간은 불과 두어달 정도다. 한참 몸 만들다가 중간에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 2주 정도 관리를 중단 했고, 그 후 다시 두 달 정도를 열심히 준비해서 완성한 몸이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가장 중요한 법칙은 다음과 같다.


1. 돈이 들어가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한다.

바디프로필 (뱅가드 스튜디오 홍대점)

- 반드시 살을 빼야만 하는 이유를 만든다. 극한의 식단과 운동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동기부여는 턱없이 부족하다. 당신에게는 돈기부여가 필요하다. 바디프로필이 개인적으론 가장 좋다고 생각하나, 운동을 한 번도 시도해본적 없는 이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휴가를 바닷가로 잡아도 좋고, 결혼이나 웨딩 스튜디오 촬영을 앞두고 인생 최고의 감량을 도전해봐도 좋다. '반드시 살을 빼야만 하는 상황을 돈을 걸고 예약' 해 둔다면, 단순한 동기부여 보다는 한결 더 묵직한 책임감이 느껴질 수 밖에 없다. 필자는 이번 바디프로필 촬영에 헤어/메이크업, 촬영, 의상, 소품, 왁싱 등 모두 다 포함해서 70만원 정도를 투자했다. 그 정도 돈이 걸려 있으면 왠만한 사람은 조금이라도 더 노력하게 된다. 


2. 몸은 운동으로 만들고, 살은 식단으로 뺀다.

두 달 감량기 동안 시도했던 다양한 식단들

- 몸은 운동으로 만들고 살은 식단으로 뺀다. 물론, 유산소 운동으로 살을 추가적으로 뺄 수는 있지만 칼같은 식단이 따라오지 않으면 당신이 싸이클을 두 시간 타든, 계단 타고 천국에 한 시간을 올라가든 소용이 없다. 칼같은 식단을 지키면서 유산소를 보태주는 방식으로 지방을 태워야 한다. 


- '칼같은 식단'이란 매 끼니 내 체중과 기초대사량에 맞춘 적정량의 탄수화물/지방/단백질/섬유질의 조합이다. 감량 시기별로 탄수화물의 종류/총량 등을 조절해가면서 먹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에 3끼 혹은 양 조절을 통해 4끼 정도를 섭취하되, 저녁과 아침 사이 공복 시간은 최소 12시간 정도를 유지해본다. 극단적인 감량이 아니라도 평소 식단에서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을 늘려주는 것 만으로도 살은 빠진다. 좀 더 쉽게 말하면 밥을 한 공기 먹던 사람이 밥을 반 공기로 줄이고, 대신 닭가슴살을 한 덩이 추가해주기만 해도 살은 빠진다. 생각보다 탄수화물은 적게, 단백질은 늘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지질 대사와 호르몬 생성을 위해 견과류/올리브오일/오메가-3 등의 유용한 지방을 살짝 섭취해준다. 2달 동안 크게 3주기로 구분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1차 감량기 - 수제 고구마 말랭이 or 현미밥 + 닭가슴살 + 채소 (하루 한 번 호두나 아몬드) X 3

2차 감량기 - 위트빅스(오트밀) + 닭가슴살 + 채소 (하루 한 번 견과류) X 3

3차 감량기 - 고기 140g + 그린빈 40g + 채소 (견과류 없이 오메가-3만) X 3


- 식단 없이는 한약이라거나 다이어트 보조제라거나 이런 것들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특히 지방 흡수 억제제 등을 먹으면 몸에서 필요한 지방조차 얻을 수가 없어서, 오히려 몸에선 지방 연소도 저하되고 호르몬 생성에 방해가 되어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요요와 근손실을 동반할 수 밖에 없다. 내 기준 지방을 태우는데 조금이라도 효과적이었던 보조제는 L-카르니틴 뿐이다. 쿠팡 같은데서 사면 알약 한보따리 사도 저렴한 편이니, 체지방 연소를 목표로 한다면 운동 30분 전 L-카르니틴을 먹어주면 된다. 


- 유용한 간식으로는 곤약젤리, 방울토마토, 다양한 제로 칼로리 음료 등이 있다. 다만 제로 칼로리 음료의 첨가물이나 탄산 성분이 몸을 붓게 할 수 있으므로 바프 직전 1주일 정도는 안 마시는 것이 좋다. 쿠팡에서 샀던 곰곰 곤약젤리가 없었다면 이번 감량은 실패했을지도 모른다. 방울토마토는 식감도 좋고 한두개씩 먹기 편하지만 의외로 칼로리가 거의 없어서 좋다. 나트륨이나 수분 조절은 바프 촬영이 아니라면 큰 의미가 없을 뿐더러, 나트륨/칼륨/수분 대사에 대해 빠삭하게 알고 있는 수준이 아니라면 시도하지 말자. 식단만 잘 지켜도 충분하다. 


3. 근력 운동 후 유산소는 필수, 아침 공복 유산소는 선택

하루 평균 활동 칼로리 2000kcal (2회 근력운동 및 유산소)
근력운동과 유산소 평균 소모 칼로리

- 이번 감량에서는 아침 공복 유산소와 근력 운동 후 유산소 두 가지를 병행했다. 소모되는 칼로리 양이나 실제 살이 빠지는 느낌은 근력 운동 직후의 유산소가 훨씬 좋았다. 하루에 운동 할 시간이 많지 않다면, 근력운동 후 유산소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유산소는 최소 30분 최대 50분 정도로, 평균 심박수 140BPM 이상이 유지되도록 타면 좋다. 사람마다 알맞는 유산소 종류가 다르므로, 헬스장에 있는 유산소 머신은 종류별로 한 번씩 다 타보는 것이 좋다. 대체로 트레드밀(러닝머신)과 싸이클 중에서 고를텐데, 필자는 족저근막염과 아킬레스건염좌가 빈번하게 발생하여 둘 중에는 싸이클을 좋아한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일수록 트레드밀 보다는 싸이클을 추천하는 편이다. 단, 땀이 날 정도로 높은 BPM을 유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싸이클도 일반 싸이클, 등받이 있는 싸이클, 스피닝 싸이클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타는 법을 숙지한다면 스피닝 싸이클이 정말 살 빼기는 좋다. 


- 싸이클로 살이 잘 안빠지는 것 같아서 감량기 초중반 부터는 싸이클 대신 스테퍼를 타기 시작했다. 지속적으로 좌우 반복으로 밟아주는 운동기구인데, 아크와 스테퍼 중에서 취향껏 선택해주면 좋다. 이런 종류의 최고 존엄은 천국의 계단이지만, 보유하고 있는 헬스장도 많지 않고 실제로 지속적인 운동이 가능하려면 체력이 받쳐줘야 가능하므로 패스. BPM 140 이상으로 최소 30분에서 최대 50분. 이 법칙은 꼭 지켜주자. 빨리 빼고 싶다면 가급적 50분은 타주기.


- 근력 운동의 경우 5분할로 진행했다. 등/어깨/팔(이두,삼두)/가슴/하체로 나누어 진행했고, 매일 2회차 운동을 섞어줬기에 5분할이 아니면 회복이 더뎌서 힘들었다. 등+이두 / 어깨+하체 / 가슴+삼두 보통은 이렇게 묶었으며, 시간이 부족하거나 1회차 운동이 아쉬웠다면 2회차 운동때 1회차 운동을 섞어주기도 했다. 쉬는시간은 BPM 120 정도를 회복할 만큼만 쉬고 곧바로 다음 세트에 들어갔다. 운동시 세트간 휴식은 몸이 운동 전 상태로 돌아올 정도로 쉬는 것이 아니라, 가쁜 숨을 고르고 땀이 식기 전에 들어가 주는 것이 좋다. 타겟 부위의 지속적인 긴장감 유지와 찢어지는 느낌을 잃지 말자. 근력 운동으로 몸에서 사용 가능한 대부분의 에너지를 사용한 뒤, 남은 에너지와 체지방을 유산소로 태워준다는 생각으로 두 달간 달리니 살이 빠지긴 빠지더라.


- 아침 공복 유산소는 살이 빠질거 같기는 한데, 생각보다 땀도 잘 나지 않고 하루종일 피곤하며 이후 이어지는 근력운동 및 유산소 등 전반적인 하루 컨디션에 악영향이 더 심했던것 같다. 서너번 복근운동과 함께 시도해 봤지만, 아침 공복 운동은 무시하고 하루 두 번의 제대로 된 근력운동과 유산소에 집중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만족스러웠다. 


4. 식단은 멈춰도 운동은 이어간다.

바디프로필 다음날 하루 동안 먹은 것들

- 다이어트 목표를 이루었다면 식단은 당분간 멈춰도 좋다. 살은 좀 찔 수 있어도, 한 번 빼본 당신에게 다시 빼는 것은 그저 아는 길을 다시 걷는 수준일 뿐이다. 지금껏 수고한 나에게 과하다 싶을 정도의 상을 준다. 당신이 정말 제대로 감량을 했고 몸의 남은 지방들을 상당부분 걷어 냈다면, 이렇게 2-3일 정도 먹는다고 체지방이 다시 돌아오지는 않는다.

바프 촬영 전날 / 주말 내내 먹방 찍고 잰 인바디

- 원없이 실컷 주말 내내 먹고나서 인바디를 쟀는데, 체중은 5.5kg가 늘었지만 체지방은 불과 0.7kg가 늘었을 뿐이다. 오히려 골격근이 2.2kg가 늘어난것을 알 수 있다. 그 만큼 잘 먹고 몸에 수분도 들어차고 인생에 다시 없을 운동의 황금기가 찾아온다. 바디 프로필 촬영이 끝난 후 살 찌는 것이 두려워 먹는 것을 소홀히하면, 몸은 다시금 말라가고 운동 컨디션 회복도 어렵다. 먹고 싶은거 1주일 정도는 원없이 실컷 먹고, 먹는 만큼 빡세게 근력 운동 중량을 늘려간다. 유산소도 당분간은 건너 뛰어도 좋다.


- 바디프로필 촬영 전 데드리프트를 불과 100kg 밖에 들지 못했는데, 요즘은 6세트 째에 140kg 시도도 가뿐하다. 당신이 남자라면 모르긴 몰라도, 처음 바프 한 번 찍고 다시 잘 먹으면서 운동하면 3대 중량이 이전보다 30-40%는 늘어날 것이다. 이것만 명심하면 된다. 한 번만 제대로 빼고 꾸준히 고강도 근력 운동을 지속해 주기만 해도, 왠만해선 이전 몸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 덧붙이자면, 인바디는 어디까지나 전기저항을 기록해둔 숫자에 불과하다. 둘 중에는 눈바디를 더 믿자.


5. 현재를 꾸준히 기록해두고, 과거의 나와 비교한다.

심지어 왼쪽이 세 살 더 어리다 (.....)
딱, 1년 차이.

- 오늘 기록해둔 내 모습은, 미래의 나와 비교하기 좋은 샘플이 된다. 인스타에 올라오는 수 많은 몸짱들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과거의 나' 하고만 비교하는 것이 좋다. 몸의 변화는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그 변화의 정도나 속도는 개인차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남과 비교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다. 헬스장에 가면 같은 위치 같은 조명에서 매일 출석 인증사진이라도 담아본다. 그렇게 찍어둔 사진을, 나중에 몸 좋아졌을때와 비교하면 분명 좋은 자극제가 된다. 설령 당신이 몸이 나빠진다 하더라도, 과거의 몸 좋았던 나와 비교하면 언제든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나날이 좋아지는 등, 그저 행복행복
근육량이 유의미하게 많아지진 않았지만, 실제로 몸은 많이 변했다.

정리하며.

당신이 사지 멀쩡히 움직일 수 있고, 섭식 장애가 없다면 살은 무조건 뺄 수 있다. 특히 30대 중반에 접어든 동년배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다. 지금 빼지 못하면 40대에는 더 안빠진다. 요즘 인생 최고의 몸매를 매일 갱신하고 있는 지금의 목표는 범죄도시2에 나온 손석구분의 몸매다. 두툼하고 안정감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먹고 운동하고 와서 남겨보는 기록. 물론 자기애가 충만하다면야 몸매에 연연하지 않을테지만, 자칫 그러한 자기애에 함몰되어 건강과 삶의 다양한 기회를 놓치지는 않을까 염려되어 공유하는 다이어트 도전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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