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년백수 방쿤 Apr 11. 2018

원나잇 푸드트립 '가라쓰'편을 따라간 반나절 여행

에일리 로드 + 방쿤 로드 = 반나절의 성공

'가라쓰'편에서 먹방 디바 에일리 님의 먹방에 감탄하여 시작 된 여행. (썸네일 왜이럽니까....!)

- 가라쓰는 가라쓰라고도 하고 가라츠라고도 합니다. 일단 구글에는 '가라쓰 시'로 나와있으니 저 역시 가라쓰라 부르기로 합니다. 사가현 북쪽의 도시로 하카타와의 거리는 전철로 약 2시간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매일같이 여행 가는 후쿠오카, 하카타 주변을 벗어나 어디 색다른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을까 고민 하다가 가라쓰에 가기로 마음 먹었고 결국 에일리 님이 나온 '원나잇 푸드트립 - 가라쓰 편'을 모조리 뜯어봤습니다.


- 그리하여 식당 리스트를 뽑고 경로 설정을 하던 중 뚜벅이 여행자로서 도저히 정복 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식당들이 몇 군데 있더라구요. 처음에는 어떻게든 가볼까 고민을 했지만, 하카타에서 반나절로 왕복하는 입장에서 큰 무리를 하고 싶지는 않았고 결국 가라쓰역 근처에서 출발하여 도보로만 여행 가능한 이동 경로를 짜서 다녀 왔습니다. 우선 반나절 도보 여행 코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반나절 도보 경로 / 약 9km 정도 된다

- 가라쓰역에서 내려 가와시마 두부점에서 아침 정식 후 가라쓰성에서 사진을 담고 키코우안에서의 단팥죽 섭취 후 가라쓰 버거에서 브런치를 먹고 카이힌칸에서의 점심 식사. 그 후에 미인 온천에 가서 목욕을 즐기고 계란색의 케이크가게에서 디저트를 먹고 니지노마쓰바라 역에서 하카타로 돌아가는 코스 입니다. 그럼 여행을 떠나보겠습니다. (모든 장소 이름에 구글맵 링크를 달았습니다)




10대째 이어지는 200년의 역사, 가와시마 두부


- 가라쓰 여행의 가장 큰 목적입니다. 물에 담가두지 않으면서도 고형화를 시키기 위해 고안한 소쿠리 자루두부를 메인으로 내세운 두부 코스요리를 먹을 수 있는 두부 전문점이죠. 정식 코스 요리는 하루 중 세 타임에 나눠서 운영되며 그중에서도 아침 8시 코스가 최고 맛있는 시간대라고 합니다. 실제 두부 공장에서 첫 두부가 나오는 시간이라 가장 싱싱한 두부를 한적한 분위기의 가게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네요. 단점이라면 하카타에서 다섯시 반에는 출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크흡.


나카스카와바타 > 가라쓰 역 전철 티켓 ¥1,140 / 공항선 노선이면 어디서라도 출발 가능 합니다.

- 제가 탄 전철은 나카스카와바타역에서 05:54에 출발하는 전철 이었습니다. 중간에 한 번 내려서 갈아타야 합니다. 치쿠젠마에바루에서 니시가라쓰행 열차로 갈아타야 하는데 내리자마자 맞은편 전철이라 환승은 어렵지 않습니다. 금정역 1-4호선 환승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구글맵에서 환승 시간 1분으로 나올때가 종종 있는데 제 때에 내려서 타신다면 3초 환승도 가능한 구간입니다. 이렇게 가라쓰에 도착한 시간이 7:30 정도. 시간이 애매하여 근처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서 마시면서 시간을 떼우다가 두부집으로 갑니다.

시장 아케이드 내에 위치한 가와시마 두부점

- 처음에는 문열린 곳으로 바로 들어갔는데 저 쪽은 공장 입구더군요. 왼쪽의 닫힌 문으로 들어가셔야 식사가 가능한 공간이 나옵니다. 아침 8시 정식은 예약제로만 운영되며, 가와시마 두부 홈페이지에서 예약이 가능합니다. 이메일을 통한 직접적인 예약이므로 번역기만 돌리시면 가볍게 예약이 가능하니 아침 8시 방문을 계획중이신 분들은 반드시 방문 4일 이전에 예약을 완료 해 주세요.

정갈한 느낌의 내부, 소쿠리에 올려진 자루두부가 인상적이다.

- 내부는 일본식 정원을 Bar로 표현 한 느낌입니다. 정갈하지만 집중되어 있는 느낌이 드는. 아담하지만 무게감있는 느낌입니다. 자유롭게 착석 후 식사를 하는 만큼 원하는 시야에서 즐기시는 것도 일종의 도락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저는 자루두부를 왼쪽 시선에 두고 식사하는 방향으로 착석 했습니다.

11시 방향부터 시계방향 순으로 제공 되는 ¥2,000엔 정식 코스

- 콩을 이용하여 두부의 형태를 갖출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메뉴를 맛보는 기분입니다. 착석 후 처음으로 제공되는 메뉴는 검은깨두부와 참깨소스, 자루두부, 비지야채무침, 생두유 입니다. 생두유의 고소하면서도 깔끔한 맛으로 입가심을 한 후 자루두부를 입에 넣으면 대지가 안겨주는 단백의 풍요로움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자루두부는 일단 생으로 맛을 보신 후 간장을 살짝 치면서 드시면 맛의 변화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자루두부의 식감은 생두유의 맛이 간신히 엉겨붙어있는 느낌입니다. 너무 묽지도, 너무 거칠지도 않은 느낌의 식감으로 마치 고체와 액체 사이의 플라즈마인마냥 평소 느껴볼 수 없는 부드러운 식감을 만끽하실 수 있습니다. 검은깨두부와 참깨소스는 고소함과 달콤함을 어우르는 쫄깃한 식감으로 치아를 밀어내지 않으면서도 쫀독하게 달라붙는 기분이 좋습니다. 디저트와 전채요리중 어느 곳에 두어도 이상하지 않은 메뉴인데 이번에는 전채요리로 나왔네요.


- 그 다음 나오는 코스는 튀긴두부와 생선구이 입니다. 튀긴두부는 자루두부의 대척점에 있는 느낌입니다. 형태와 식감도 확실한데다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기에 반전의 매력도 있구요. 자루두부에 이어지는 튀김두부는 그 만큼 맛의 바리에이션을 넓혀줌과 동시에 같은 두부 요리 코스에서 질리지 않는 매력을 발산합니다. 튀김두부는 간장이 아닌 소금과 함께 드시면 좋습니다. 함께 나오는 생선은 일반적인 생선이 아니라 뼈를 발라 말린 생선으로 바다가 주는 최고의 감칠맛이 농축되어 있습니다. 껍질과 함께 베어물면 소금 없이 튀김 두부와 함께 먹기 좋습니다. 대지와 바다의 풍요로움을 모두 즐길 수 있는 훌륭한 정식임을 느꼈습니다.


- 튀김두부 식사가 마무리되면 자루두부가 들어간 미소장국과 모듬 야채 절임, 보리죽이 나옵니다. 콩이 아닌 보리가 나오는 부분이 무척 특이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쌀죽 보다는 훨씬 더 궁합이 맞는다고 생각 합니다. 살짝의 끈적임이 느껴지는 죽인데 마 혹은 해초류가 들어간 느낌입니다. 짭조롬하면서도 탱글거리는 보리가 씹히면서 지금까지의 코스에서 느낄 수 없던 식감을 한 번 더 채워줍니다. 야채절임에는 다시마부터 마 까지 들어 있는 만큼 채소로 느낄 수 있는 모든 감각을 몸소 체험 할 수 있습니다.


- 마무리 일품으로는 두부 푸딩이 나옵니다. 방송에서 봤을때는 까만 무언가를 얹어 줬었는데 이번에는 순수한 두부 푸딩만 나오네요. 검은깨두부보다 조금 더 푸딩에 가까운 쫄깃탱글한 식감을 보여줍니다. 푸딩으로 마무리 짓고 일어났습니다. 10대째, 200년을 이어온 전통의 맛과 코스를 즐겨 보니 이러한 전통이 200년동안 그대로 답습되었다기 보다는 꾸준히 메뉴의 변경과 연구를 이어나갔다는 느낌이 더욱 강했습니다. 앞으로 5년 후, 10년 후가 궁금해지는 가와시마 두부점이었습니다.




- 배부른 상태로 가라쓰성까지 걷습니다. 그냥 걸어가는게 아니라 다양한 사진을 담으면서 천천히 이동 하다가 멋진 포인트를 하나 발견하여 삼각대를 놓고 셀카로 촬영 했습니다. 길거리에서 집사로 간택되어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네요. 내년 봄에 가라쓰에 가신다면 잠시 들러보시는걸 추천 드립니다.

"묻겠다, 그대가 나의『집사』인가?"

- 윗쪽 포인트에서 가라쓰성까지는 도보로 10분 정도 소요됩니다. 가라쓰성에는 아직 벚꽃이 남아 있어 멋진 사진들을 남길 수 있었네요. 

A perfect frame :)

- 가라쓰성에서의 포토 타임을 마무리 짓고 키코우안으로 이동합니다. 성에서 다시 내려와 긴 다리를 하나 건너야 합니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다리인지라 너비도 넓고 길이도 길어서 역시 건너는 맛이 납니다. 그렇게 키코우안 앞에 도착했는데, 문제가 하나 발생합니다.

다리 건너에서 볼 수 있는 가라쓰성과 문 닫은 키코우안

- 키코우안 오픈 시간이 오전 11:00 이었습니다. 저는 10:00 정도에 지나갔구요. 한 시간을 더 기다려서 들어가느냐, 아쉬움을 안고 다음 코스를 진행해야 하느냐는 선택의 기로. 결국 후자쪽을 택했습니다. 두부가 채 꺼지지 않은데다가 다음 코스는 버거에 이은 점심 코스였던지라. 키코우안은 앗싸리 다음에 여유로울때 들르기로 하고, 사진만 담고 이동합니다. 니지노마쓰바라를 관통하는 도보 코스 입니다.

괴기스러운 수준의 니지노마쓰바라

- '무지개송림'이라는 뜻의 니지노마쓰바라는 이름과는 다르게 상당히 괴이합니다. 거센 해풍으로 인해 뿌리부터 휘어서 자란 소나무들이 그득하게 자라고 있는 숲. 혼자 걷다 보면 어쩐지 나무들이 구불구불 꺾어져서 몸을 옭아맬 것 같은 상상까지 하게 됩니다. 이러니 저러니 혼자 걷는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잠시 멈춰서 셀카를 담을 여유는 있는겁니다. 니지노마쓰바라를 경유하는 이유는 딱 하나 입니다. 키코우안에서 카이힌칸 사이에 나 있는 유일한 도로는 자동차 전용 도로에 인도는 없어서 걸어가는 것이 불가능하거든요. 그렇게 니지노마쓰바라를 걷다 보니 가라쓰버거에 도착합니다.




자동차도, 도보 여행자도 잠시 쉬었다 가는 곳 '가라쓰 버거'

붙박이 노점 트럭 '가라쓰 버거'의 스페셜 버거

- 구글맵에 노점 트럭이 표시되어 있는게 미심쩍었습니다. 가기 직전까지 이 위치가 맞나? 이동해 있으면 어떡하지? 싶었는데 그러한 걱정도 기우에 불과합니다. 정확히 구글맵에 표시되어 있는 그 위치에 넓은 공터가 마련되어 있으며, 그 공터에 시즈모드처럼 붙박이로 자리잡고 있는 노점 버스 두 대가 가라쓰 버거의 정체였습니다. 다양한 토핑을 넣고 빼고 하면서 주문이 가능한데, 한 번에 모든 토핑의 맛을 보고 싶다면 단연 '스페셜 버거'를 추천 드립니다. 코-라는 펩시군요.


- 일단 버거를 받아든 첫 인상은 '뜨겁다' 와 '생각보단 단단하다' 입니다. 평소 먹는 햄버거의 번에 비해 과하다 싶을 만큼 딱딱하게 구워져 있습니다. 그러고 한 입 베어무니 그제서야 이해가 갑니다. 스페셜 버거의 토핑은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달걀/치즈/패티/햄/양상추 입니다. 달걀에서 치즈로 이어지는 부분이 생각외로 묵직하고 느끼할 수 있기 때문에 소스를 많이 뿌릴 수 밖에 없는 맛입니다. 일반적인 정도로 번을 구우면 많은 소스로 인해 눅눅해질만도 한데, 바삭하게 구운 번 덕분에 많은 소스가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적당히 쫄깃바삭한 식감을 유지 할 수 있습니다.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써서 맞춘 밸런스네요. 


- 특히 치즈같은 경우는 시판 제품이 아니라 지역 특산물의 느낌이 강합니다. 그만큼 두툼하면서도 힘있게 달걀과 패티 사이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합니다. 식감적으로도, 맛 적으로도 딱 중간의 느낌이네요. 기껏 건강한 두부로 아침을 해결한 위장에 햄버거를 쑤셔 넣고 점심을 먹으러 출발합니다. 버거는 간식이잖아요?




니지노마쓰바라의 식사를 책임지는 반석 '카이힌칸'

한 눈에 봐도 기품있는 외관의 '카이힌칸'

- 니지노마쓰바라를 걷다 보면 새콤짭조름한 경양식 냄새가 나는 지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조금만 더 걸어 나가면 카이힌칸의 뒷편에 도착합니다. 사실상 주변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즐길만한 공간으로서는 유일한 만큼 지리적 잇점을 잘 살리고 있나 궁금한 부분이 반, 오래도록 유지해 온 비법이 궁금한 부분이 반 이네요. 일단 들어가봅니다.

얼어붙을 만큼 시원한 조끼잔과 '토마토 해물 나베'

- 역시나 들어가서 나마비루부터 히토츠 시킵니다. 카레라이스와 토마토 해물 나베중에 고민을 많이 했지만, 카레라이스에 들어가는 소고기가 사가규가 아니라는 이유로 인해 토마토 해물 나베로 주문합니다. 가게의 대표메뉴이니 만큼 첫 방문 하신다면 반드시 드셔보세요. 쇠로 된 나베에 직접 끓여서 제공되며 들어있는 건더기는 크게 여섯 종류 입니다. 왕새우/가리비/바지락/오징어/낙지/흰살 생선. 오징어와 낙지가 둘 다 들어가는 부분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어패류'의 총집합인 시원한 육수에 토마토의 감칠맛이 더해져 맛깔난 수프가 완성이 됩니다. 


- 가리비 살도 통통하고 잡내가 없으며, 바지락 역시 해감이 잘 되어 기분 좋은 식감을 유지합니다. 오징어와 낙지도 쫄깃미끌한 식감을 유지하며 흰살 생선이 보드라운 변주를 넣으면 왕새우의 크고도 묵직한 살점이 방점을 찍습니다. 새우 머리에 가득 찬 골에서 살짝 비릿하면서도 감칠맛 도는 바다맛이 났습니다. 다양한 건더기와 함께 맥주를 즐기다가 여남은 육수에 파스타나 리조또를 드실 수 있습니다. 저는 치즈리조또로 부탁을 했고 완성되어 나온 리조또에는 파채가 살짝 곁들여져서 아삭하면서도 매콤달콤한 맛이 추가 되었습니다. 나베요리 한 그릇으로 이토록 풍족한 식사를 하기는 오랜만이라 기분이 좋았습니다. 


- 카이힌칸은 지리적 잇점으로 보자면 거의 논산훈련소 앞 식당 수준입니다. 정말 반경 500m 에 그 어떤 식당도 없을 정도로 유일무이한 식당인 셈이죠. 어떻게 팔더라고 팔릴만한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카이힌칸의 요리와 접대에서는 전혀 '대충 만들어 대충 판다'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 주변에서는 내가 유일한 식사의 보루이니 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져서 만든다.'라는 우직한 책임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러한 우직하면서도 간결한 믿음이야말로 경양식집 카이힌칸의 비결이 아닌가 싶네요.




- 다 먹고 카히힌칸 앞으로 쭉 뻗은 길을 통해 니지노마쓰바라역까지 이동합니다. 그 역을 지나 쭉 내려가면 미인온천이 있거든요. 배도 부르겠다, 맥주도 한 잔 했겠다 적당히 알딸딸한 상태로 온천욕을 즐기러 내려갔습니다. 

미인온천에서 미남되긴 그른(...) 방쿤

- 미인온천의 입욕권은 600엔으로 비싸지 않습니다. 다만 신발 라커 10엔 / 옷장 라커 10엔 / 얼굴+바디타월 대여료 210엔 등 입욕에 드는 총 금액은 830엔 이었습니다. 그래도 한국의 왠만한 찜질방 가는데오 8-9천원 정도는 들어가는 만큼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네요. 온천의 내부를 찍을 수는 없으니 말씀드리면, 동네 목욕탕 수준으로 크지 않은 온천입니다. 남탕은 실내/실외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실내에는 작은 히노끼탕과 큰 온탕, 샤워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외부 노천탕에는 냉탕과 온탕, 몸을 씻는 미지근한 대야가 있었습니다. 특히 노천탕에 반 쯤 누워서 쉴 수 있는 목욕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 잠시 낮잠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 일본 대중탕에서 특이한 점이라면 남탕 청소와 관리를 여성분이 해 주신다는 겁니다. 그 때문인지 씻을때를 제외하면 남자들이 수건으로 소중이를 항상 가리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목욕 의자에 앉아 있을때도 꼭 가리고 앉고, 이동할 때도 가리고 이동합니다. 특이한 부분이지만 몇 번 다녀보니 적응 되더라구요. 목욕을 마무리 짓고 역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간판 하나를 발견 합니다. 




계란 색의 케이크 가게 'たまご色のケーキ屋さん'

400m앞에 계란 색의 케이크 가게가 있어요옷!!

- 정말 논밭뿐이던 길 위에 떡하니 입간판이 하나 서 있습니다. '타마고이로노 케키야-산'. 이름이 어마무시하게 귀여워서 가지 않을 수가 없었네요. 그렇게 입간판을 따라 홀린듯 걸어간 곳에는 정말 가정집같은 카페가 하나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계란 색의 케이크 가게'에는 다양한 계란색의 디저트가 있다

- 참으로 마음 따뜻해지는 공간이었습니다. 일본어를 잘 못하는 방쿤을 이해 해 주시는 듯 편안히 주문을 받으시더니 앉아서 먹는 공간으로 안내 받았습니다. 넓은 창 밖으로 정원이 펼쳐진 다다미방. 좌식으로 앉아서 차와 간식을 즐길 수 있는 카페 내부에는 음악 조차 흐르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있으면 있는대로 아늑하고, 홀로 있으면 홀로 조용히 즐길 수 있는 만족스러운 공간에서 잠깐 앉아있자니 주문 한 디저트 메뉴와 커피가 왔습니다.


- 음료는 커피와 우롱차 두 종류이며, 커피는 따뜻한 커피만 가능합니다. 주문한 메뉴들은 딸기모찌롤케익, 슈크림, 딸기치즈타르트 입니다. 어느것 하나 부족한 부분이 없는 메뉴들이었지만 특히 롤케익과 슈크림이 일품입니다. 바삭한 외피 속에 부드럽고 진득한 단맛을 품은 슈크림. 편의점에서 먹던 수준을 아득히 벗어난 모찌롤케익. 신선한 딸기가 가득 얹어져 있는 달콤짭조롬한 치즈타르트까지. 계획에도 없던 공간에서 예기치 못한 힐링사태를 맞이합니다. 넘나 좋잖아 이거.


- 그렇게 충분한 휴식과 힐링을 마무리 짓고 하카타로 돌아가기 위해 니지노마쓰바라 역으로 돌아갑니다.




외길로 뻗은 니지노마쓰바라역의 철로와 기차표

- 거의 간이역 수준의 니지노마쓰바라역입니다. 니시가라쓰까지 갔던 전철이 다시금 돌아오면서 하카타로 빠져 나가는 형태입니다. 역시나 전철표 하나만 끊으면 하카타로 돌아갈 수 있어서 편하게 돌아왔네요. 


- 시작은 '원나잇 푸드트립'이었습니다만, 카이힌칸 이후로도 즐길만한 온천과 더불어 보물찾기마냥 발견 한 '계란 색의 케이크 가게'까지. 대단히 만족스러운 반나절 여행이었습니다. 후쿠오카에 가면 맨날 들르는 다자이후나 유후인도 좋지만, 앗싸리 서쪽까지 넘어와서 가라쓰에서 여유롭고 행복한 반나절을 만끽하는건 어떨까요? 신선한 해산물부터 대지의 풍요로움까지 모든 것을 만끽 할 수 있었던 즐거운 식도락 여행이었습니다.

또 보자, 가라쓰!


※모든 사진에 대한 저작권은 방쿤에게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Galaxy S9+로 촬영 되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