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와 아마추어

by 박보경

내가 과연 프로페셔널인지 아마추어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선생으로는 프로라고 불러도 떳떳하지만 연주자로서는 아마추어에 가깝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


나는 도덕적으로 나쁜 인간은 아니지만 그닥 친근하고 편한 스타일은 아니다. 까다롭고 트집이 많다. (그러니 시집을 못 가지. 나도 안다.) 남들한테만 예민한 게 아니라 내 흠도 잘 본다. 그렇기 때문에 완벽을 추구하기 보다는 나쁜 습관을 하나씩 제거해가는 방법으로 지금까지 해 왔고, 그런 과정에서 노하우가 축적이 되었다. 선생으로는 내가 학생에게서 돈을 받고 가르쳐주는 거니까 트집이 많을수록 고마워한다. 배우는 게 있으니까. 가르칠 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해도 되고, 상대방도 그걸 원하니까 나의 까다로움이 장점이 된다. ​


하지만 연주자로서는 이런 내 성질이 불편해진다. 어떤 의미에서 나는 연주자로서는 아마추어 중에서도 상 아마추어라 해야 할 것이다. 학교 졸업한 지 12년도 더 지났지만 지금도 쿨하지 못하게 열심이다. 나도 바쁠 때가 있지만, 그래도 내게 주어진 일에는 늘 성실하기 위해 노력한다. 어떤 연주이던 내 자신을 테스트하는 기회로 생각하고 내 졸업시험, 졸업연주처럼 준비했다. ​


프로페셔널이라 하는 사람들은 대개 몹시 바쁘다. 프로라는 말이 그런 뜻이잖아, 음악으로 돈을 벌 정도여야 프로페셔널인데 먹고 살 만큼 벌려면 일을 많이 해야 한다. 그리고 일이 많으니 연습을 할 시간이 없다......​


내가 좋아하는 레퍼토리가 실내악이다 보니 늘 같이 연주할 사람들이 필요한데, 프로페셔널이라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일은 많아 바쁜데 연습은 못하니까 상태가 영 아닐 때가 많다. 그렇지만 다 같이 '선생님'이다 보니 (그놈의 선생님 소리 ㅡㅡ;;;) 말도 조심스럽게 해야 되고, 내가 할 얘기를 하면 '피곤하게 말 많은 가성비 떨어지는 인간'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솔직히 음악 하는 사람들이 한 번 연주에 받는 비용은 그렇게 많지 않다. '고작 그 돈을 위해서 굳이 이렇게까지 준비를 해야 해?' 하고 생각하는 프로들이 많은 것 같다. 적당히 준비하고, 무대에 나가면 어떻게든 되더라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데, 내가 보기에 그런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제대로 알고 하는 것이 아니라 ‘찍기’처럼 운에 맡기는 거다.

프로와 아마추어... 양쪽 다 입장이 있고,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음악 하는 사람도 먹고살아야 할 것 아니야. 이건 음악뿐 아니라 미술, 체육, 연기 다 마찬가지. 자기 작업에 집중을 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돈을 버는데도 시간이 든다. 결국 돈이냐 작업이냐를 택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내 작업에 열을 올리는 건 괜찮지만, 남들에게까지 그런 열정을 강요하는 건 무리한 요구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남들을 괴롭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괴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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