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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보경 May 21. 2024

Hard work pays off


이번 세시반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정말로 힘들었었다. 일단 내가 프로그램에 욕심을 부려서 쉽지 않은 곡들로만 구성을 했고, 항상 그렇기는 한데 같이 연주하는 사람들의 준비 페이스가 다들 달라서 나처럼 벼락치기를 믿지 않는 사람으로서는 이게 시간 안에 완성이 될지 걱정되고 조급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연주 당일에 매우 훌륭하게 해내준 게스트 분들에게 감사!) 공연이 잘 끝나서 정말 감사한데 암튼 준비하면서는 얼마나 스트레스가 컸냐 하면 욕조에 물을 가득 받아놓고 누가 내 머리를 담가버린 듯한 기분이었다. 익사 직전만큼의 스트레스...


정말 힘들었지만 '쉽게 준비하고 기대가 컸던 연주는 오히려 별로였던' 내 지난 경험(들)을 유일한 희망으로 삼으면서 어쨌든 이번 공연을 마칠 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끝까지 다 해보자고 생각하며 버텼다. 연주가 부족하면 스피치로라도 메꿔야 될 것 같아서 관객들에게 내 진심을 전할 수 있도록 어떤 이야기를 할까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아무튼 지금까지 일곱 번이나 세시반 콘서트를 하던 중에 가장 걱정이 많았었고 그만큼 제일 치열하게 준비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공연을 마친 후, 정말로 이 명제는 참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Hard work pays off. 노력은 보상받는다.






내게 정말 소중한 관객은 바로 이런 분들이다. 클래식 접할 기회가 없었던 분들께 감동을 전하고 싶다. 공연 끝나고 학교 게시판에 이렇게 글을 남겨주셨는데 정말 행복하고 감사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 음악이지만 사실 제일 스트레스 많이 받는 일도 음악이다. 좋아하고 진심이니까 그만큼 힘들고 어렵다. 죽자 사자 매달려서 조금이라도 더 잘해보고 싶어 애쓴다고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왜 번번이 나는 이렇게까지 하는 것일까 싶어 준비를 하면서는 현타가 올 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열심히 하지 않는 법을 모르는 데다, 음악이 무슨 액세서리인 양 소꿉장난 식으로 적당히 할 바에는 관둬버릴 생각이라서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스스로를 괴롭히면서 하게 될 것 같다. 마치 중독 같다. 준비 과정이 괴로울수록 결과가 아름답다는 것을 경험하고 나면 다시 또 그 짓거리(?)를 반복하려고 제 발로 들어간다. (나 벌써 다음 공연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있음 ㅋㅋㅋ)


아 그리고! 5월 11일에 공연 끝나자마자 12일부터 4박 5일 일본 센다이에 온천 여행 다녀왔는데 그것도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시간 많을 때 여행 가는 것보다 훨씬 더 좋았다. 여행 안 갔었으면 공연 스트레스 푸는데 한 달 넘게 걸렸을 것 같은데 4박 5일 만에 완전 다 날아갔음. 한국 사람들은 센다이로 여행 잘 안 가는 것 같지만 나는 또 다녀올 생각이다. 정말 좋았다.


쉼을 여유롭게 만끽하기 위해서도 고생은 할만한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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