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세시반 콘서트

by 박보경

2021년 시작했던 저의 작은 음악회가 어느덧 10회째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사람들이 만나기 힘들던 때 연주자, 스태프 모두 포함해서 49명의 인원으로만 음악회를 꾸려야 하는데도 '아 몰라 일단 해보자' 하고 시작했던 것이 회차 두 자릿수를 넘어가게 되다니 기분이 이상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냥 감격스럽고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음악회를 한번 한번 치르면서 여러가지 일들을 겪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죠. 사람사이의 일이 가장 힘들다는 것을 정말 많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제가 매회 공연 프로그램을 인쇄할 때 가장 마지막 줄에 다음 공연 안내 문구를 적어놓는데요, '이거 빼버릴까? 다음에 안 하고 싶다...' 생각할 만큼 힘들거든요. 그렇지만 저를 일으켜서 또 일(?)을 벌이게 만드는 원동력은 음악회를 찾아주시는 관객분들입니다. 어디서 후원을 받아서 거창하게 여는 공연도 아니고, 제가 엄청난 유명세를 지닌 사람도 아니니 그야말로 우리끼리 소박하게 여는 음악회인데 그걸 너무 좋아하시고 계속 찾아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그만둘 수가 있나요.


음악 애호가라는 게 참 그렇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음악회를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요. 둘은 다르지요. 음악을 정말 좋아하지만 공연장에 가는 것이 어색하고 쑥스러워서, 삶이 바빠서, 어떤 공연이 있는지 정보를 몰라서, 아니면 가봐도 들을만한 공연이 없어서 음악회를 안 다니시는 분들 생각보다 많습니다. 세시반 콘서트에게는 그런 분들이 가장 중요한 손님입니다. 오래간만의 공연에서 감동을 얻고 힐링되는 시간을 보내시길 바라서 호스트 입장인 저는 매번 피를 말리며 준비를 한답니다!



이번 10회 공연은 평소에 저희가 하던 소규모 실내악 홀보다 규모가 좀 커졌습니다. 이번 공연장인 흰물결아트센터에서 원래 저희가 대관했던 아트홀에서 예술극장으로 업그레이드를 시켜주셨어요. 10회라고 선물을 받은 것 같은데, 이렇게 감사한 제안을 해주셨을 때도 제가 처음 들었던 생각이 뭔지 아세요?

으으 이렇게 잘해주시면 이번에 끝나도 그만 두지를 못하잖아...



네 아무튼 지금 이런 상황으로 제10회 세시반 콘서트를 딱 1주일 앞두고 있습니다 ㅎㅎ

이번에는 좌석이 전보다 여유로워서 외부 관객분들이 오셔도 어색하지 않을 분위기일 것 같거든요. 음악 좋아하시는 브런치 독자님들 초대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카카오톡 채널 '세시반 콘서트' 또는 070-8064-3508으로 문의 주세요.



공연 관련 기사

https://www.veritas-a.com/news/articleView.html?idxno=579658

keyword
작가의 이전글라이브 연주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