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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Oct 18. 2018

저항이 생길 때

저항은 위기이자 기회

저항이란 진행되는 것을 가로막는 작용이다.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려 하면 그 순간 멈추거나 반대로 움직이려는 반작용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저항이다.

자신을 알아가고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려고 하는 상담에서도 반드시 저항이 일어난다.

만약 저항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는 상담이 그냥 피상적으로 되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저항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상담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한 주는 어떻게 지냈니?"

"늘 그렇죠 뭐. 특별한 일은 없었어요."

"오늘 상담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뭘까?"

"딱히 없어요."

"지난 몇 번 계속 10분 정도 늦게 오고 있는데, 무슨 이유가 있을까?"

"늦을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그렇게 일일이 따져야 하나요?"

......


이 대화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면 당신은 민감한 사람이다.

내담자의 저항은 보통 은근하게 나타나고 내담자 자신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상담자마저 미세하게 나타나는 내담자의 저항을 모르고 지나쳐버리면 상담이 깊이 있게 진행되기 어려워진다.

특별한 이유 없이 지각하는 것, 어느 수준 이상으로는 개방을 하지 않는 것, 상담자가 내어준 과제를 까먹거나 이행하지 않는 것, 상담을 의무감으로 하는 것처럼 지치거나 피곤한 기색을 보이는 것... 내담자가 이런 모습들을 모인다면 저항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저항이 나타나면 진행되는 작업에 제동이 걸린다.

상담 관계 자체도 서서히 위협받게 되어서 심한 경우 상담이 중도에 끝나버리기도 한다.

만약 저항이 나타나고 있는데도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다면 성공적인 상담은 기대할 수 없다.

상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저항은 위기를 불러일으킨다고 할 수 있다.


저항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저항이 잘 처리되면 상담이 급진전되는 현상을 자주 보게 된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만 진행된다면 시시하고 재미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 일이란 것이 극적이고 역동적인 변화도 있어서 흥미롭지 않은가!

저항은 요리로 치자면 맛을 더하는 필수 조미료라고 할 수 있다.

저항이 빠지면 밋밋하고 싱겁다.



저항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필수적인 저항도 있지만 불필요한 저항도 있다.

불필요한 저항은 상담자의 실수나 부주의로 인해서 생기는 저항이고, 필수적인 저항은 내담자가 자신을 성찰하거나 변화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마주치는 이전 습성에 기인한 저항이다.

불필요한 저항은 알아차리는 즉시 개선해서 분위기를 다시 잡아야 한다.

하지만 필수적인 저항은 그 자체로 상담에서 다루어야 할 과제로 보고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먼저 불필요한 저항부터 살펴보자.

상담을 제대로 구조화하지 않을 때 불필요한 저항이 발생하는데 이는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이다.

구조화란 상담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며 내담자가 어떤 태도로 상담을 받는 것이 좋을지 알려주는 작업이다.

구조화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내담자는 막연한 심정으로 상담을 하면서 헤매게 되기 쉽다.

내담자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채 막연한 가운데 상담이 진행되다 보면 내담자는 그냥 자신의 이전 습성대로 행동하기 십상이다. 그런데 상담자가 진지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무책임하게 내담자한테 모든 것을 맡겨버리면 어떻게 될까?

내담자는 결국 '상담이란 것이 별 것 없구나' 하면서 실망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고 만다.

그래서 상담이 피상적으로 흐르면서 상담에 흥미를 잃고 그만둘 수도 있다.

불필요한 저항은 구조화를 제대로 하는 것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다음으로 필수적인 저항을 알아보자.

그동안 가져왔던 사고방식과 가치관이 현재 부딪힌 상황에 무언가 맞지 않아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려면 자신의 사고방식과 가치관 같은 것들을 돌아보고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면서 결과가 달라지길 바라는 것은 어리석지 않은가!

그런데 이미 자신한테 익숙한 생활방식을 돌아보고 바꾸는 작업은 쉽지 않은 법이다.

그래서 저항이 발생한다.

현재의 삶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성향과 바꾸어야 하는 상황이 서로 부딪히면서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이때 의지는 바꾸고자 하지만 습성을 변화를 거부하려는 방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것이 저항으로 나타난다.

이런 저항은 깊이 있는 분석작업이나 인지적인 재해석으로 비합리성을 직면하고 통찰해가면서 체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 관정에서 상담자의 전문성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보편타당하고 합리적인 관점에서 내담자의 갈등을 직면시키고 내담자가 좀 더 자유의지에 중점을 두고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게끔 안내하는 것이 상담자가 저항을 보이는 내담자를 대하는 정석적인 방법이다.

아무튼 저항을 먼저 다루고 나서 다시금 생산적인 상담 작업으로 돌아와야 한다.


필수적인 저항을 다룰 때 저항을 문제시하는 태도는 좋지 못하다.

저항 자체를 객관적으로 보면서 진지하게 다루어야 한다.

저항이 왜 일어나는지 내담자가 저항하면서 겪고 있는 심정이 어떤 것인지 내담자가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게끔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고 대화해야 한다.

이때야말로 상담자가 힘을 써야 할 때인 것이다.

이렇게 저항을 해결하는데 공을 들이면 내담자도 상담자를 더 신뢰하게 되고 상담과정에 더 진지하게 임하게 된다.



저항은 상담과정에서 하나의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저항을 잘 다루면 상담이 더 깊이 있게 제대로 진행된다는 면에서 좋은 기회이다.

모르고 지나치거나 잘못 다루면 상담 자체가 실패로 끝나버리고 마는 위험스러운 순간이기도 하다.

저항은 위기이다.

위기에는 위험과 기회가 다 들어 있다.

위험으로 빠질지 기회로 쓸지 상담자의 안목과 선택이 결정한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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