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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l 08. 2021

침구랑 싸웠는데 위로받고 싶어요

트라우마

"자기라고 부르던 친구와 싸워 잠수 타고 있는데 위로를 받고 싶어요."

청소년으로 보이는 한 여성의 고민 사연이다.

그 친구와 사연자는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고 한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회피하면서 위로를 받고 싶어 한다.

(7월 8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문제의 발단은 단체 카톡방이었다.

'누구랑 결혼할 것인가?'라는 놀이를 하고 있었다.

남자친구가 아닌 다른 사람을 선택했었다.

그리고 일을 보고 다시 들어가 보니 남자친구가 사연자를 놓아주겠다고 했다.


장난처럼 한 놀이였다.

남자친구와 사연자는 각자 트라우마가 있다.

그래서 서로 지뢰를 밟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있었다.

사연자는 트라우마 때문에 배신이나 무시를 두려워한다.


남자친구의 메시지를 확인한 순간 사연자는 잠수를 탔다.

힘들어서 위로를 받고 싶어 사연을 올렸다.

뾰족하지 않은 위로의 말을 듣고 싶다.

이런 방식의 대응으로 괜찮을까.


사연자는 트라우마를 핑계로 회피를 정당화하고 있다.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은 문제에 직면할 수 없다는 말일까.

어쩌면 비겁한 자기변명일 수도 있다.

이렇게 트라우마를 핑계로 숨기만 하면 일상이 망가지고 말 것이다.


사연을 보면 얼마든지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다.

사소한 오해에도 이렇게 심한 충격을 받는다면 불안해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싶다.

오해는 빨리 풀수록 좋다.

도망가 버리면 오해를 어떻게 풀 수 있겠는가.


트라우마를 그대로 갖고 사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다.

상담을 받아서라도 해결해야 한다.

무시하거나 도망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트라우마를 핑계로 제2 제3의 문제를 만드는 것은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생각의 힘은 강력하다.

두려워 도망치면 겁쟁이가 된다.

용기를 내서 마주하면 힘이 난다.

트라우마는 도망칠 때 더 기승을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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