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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l 09. 2021

438일째 연애 중

팔랑귀

"438일째 연애 중인데 힘들고 외로운 연애라 고민이에요."

관계를 정리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한 여성의 사연이다.

좋아하는 마음은 있지만 여러모로 맞지 않는 것 같다.

헤어지는 것이 나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연을 올렸다.

(7월 9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연자는 짝사랑하던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지인이 좋은 사람이라며 이 남자를 소개했다.

그냥 알고 지내는 사이로 지내자며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러다가 만나서 얼굴도 보고 가까워지게 되었다.


이 남자는 처음에는 사랑꾼이었다.

그런데 사귀게 되면서 의견이 충돌했다.

어디서 뭐하는지 알려달라고 했는데 그런 것을 바라지 말라고 했다.

연락하는 것이 좋아하는 마음은 아니니 연락을 바라지 말라는 것이다.


사연자는 궁금해하고 연락을 바라는 것이 여자친구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럴 거면 그냥 여사친으로 두지 왜 사귀느냐고 했다.

한참을 생각한 다음에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며 연락을 해왔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사귀기 시작한 지 438일이 되었다.


작은 불만이라도 다 말했고 남자는 다 받아주었다.

헤어지자는 소리를 많이 했는데 늘 붙잡다가 한 번은 그대로 받아들여서 헤어졌다.

홀가분하고 좋았는데 친구의 말을 듣고 생각이 바뀌어 다시 연락해서 계속 사귀고 있다.

자기 주관이 너무 확고한 사람이라 힘들고 외로운 연애가 되고 있다.


사연자가 바라는 연애는 '온전히 독점하는 연애'인 것 같다.

연인의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하고 연인이 온전히 자신을 위해야 한다.

상호 배려가 아니라 일방 배려를 원하는 모양새다.

소유와 독점이 진정한 연애라 생각하는 자기중심적인 관점이다.


사연자는 이렇게 힘들고 외로운 연애는 처음이라 했다.

왜 외롭고 힘든지 그 원인을 상대한테 돌리고 있다.

그래서 관계를 끝낼까 생각하지만 좋아하는 마음이 부딪힌다.

바람직한 해결책은 자신의 성장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관심과 사랑을 받기만 하려는 어린 마음을 자각할 수 있어야 한다.

배려를 받으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배려할 줄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의존성을 자각하고 배려심을 키우려는 마음을 가져야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다.

사연자는 성장통을 겪어야 하는 시점을 맞이한 셈이다.



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풋사랑이 그냥 아름다운 사랑으로 익는 것도 아니다.

성장통을 겪으며 아이가 어른이 된다.

연애도 성장통을 겪으며 결실을 맺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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