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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Aug 03. 2021

장거리 친구

관념의 감옥

"전학 와서 5년간 만나지 못한 친구한테 연락이 망설여집니다."

한 청소년의 고민이다.

내성적이고 어색한 분위기에 대처를 잘 못 해서 어렵다.

갈등이 되어서 사연을 올렸다.

(8월 3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연자는 5년 전에 먼 곳으로 전학을 왔다.

당시 초등학생이었고, 계속 연락을 해 온 친구가 있다.

생일 때 선물도 주고받고 시간 나면 만나기로 했다.

그 지역에 갈 일이 생겼는데 연락이 망설여진다.


사연자는 예상하지 못했던 어색한 일에 대처를 잘하지 못한다.

시간이 나면 만나기로 약속을 했지만 선뜻 연락할 마음이 나지 않는다.

부담스럽거나 어색한 상황을 피하는 편이다.

어찌하면 좋을까.


관념의 감옥이 있다.

자기가 일으킨 생각에 스스로 갇혀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자신을 규정하고 그 안에서 행동한다.

감옥은 점점 더 견고해진다.


사연자는 자신을 내성적이고 어색함을 대처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규정했다.

5년 동안 못 본 친구를 보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을까.

건강한 마음이라면 친구를 만날 생각에 설레며 기쁠 수도 있다.

그런데 사연자는 갈등을 한다.


한쪽으로 자신을 몰아가는 것이다.

스스로 정해 놓은 방향으로 치우치고 만다.

'정신적인 영양 결핍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정신건강의 기본 영양분은 '정'이다.


정을 나누지 못하면 정신적인 영양결핍 상태가 된다.

생기를 잃고 무력하고 어두워진다.

사연자는 스스로를 관념의 감옥에 가두어 정을 나눌 기회를 차단하고 있다.

스스로 외면하면서 무시되고 있는 내면의 욕구를 살펴야 한다.


망설여지는 순간 용기가 필요하다.

어색하고 부담스러운 면만 볼 일이 아니다.

두렵더라도 마주해보겠다는 배짱을 가져야 한다.

원하는 것은 그냥 얻어지지 않는다.



관념의 감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감옥에 갇혀 시름시름 생기를 잃어간다.

감옥에서 나오려면 먼저 갇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스스로 만든 감옥이기에 스스로 나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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